"ICU 환자 혈당목표치 140~200mg/dL" 재천명
"저혈당 위험 고려해 140mg/dL 미만은 피해야"


"임상의들은 내과·외과계 중환자실(ICU) 환자에게 인슐린요법을 사용할 경우, 140~200mg/dL을 목표치료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보다 낮은 혈당을 목표치로 할 경우 위험증가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140mg/dL 미만의 조절은 피해야 한다."

미국내과학회(ACP)가 '입원 환자의 혈당조절(Inpatient Glycemic Control: Best Practice Guidelines)' 제목의 성명을 통해 ICU 환자의 완화된 혈당조절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나섰다.

ACP는 ICU 환자의 혈당조절과 관련해 "140~200mg/dL을 목표치로 하는 인슐린요법이 80~110mg/dL을 목표로하는 집중인슐린요법(Intensive Insulin Therapy, IIT)과 비교해 사망률에 차이가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IIT의 적용이 저혈당증 위험을 과도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며 내과·외과계 ICU 환자에서 당뇨병의 유·무에 관계 없이 혈당을 정상수치(80~110mg/dL)까지 끌어 내리거나 엄격히 조절하기 위해 IIT 전략을 적용하지 말도록 주문했다.

성명은 동시에 ICU 환자에서 열악한 혈당조절이 이환률과 사망률은 물론 의료비용을 크게 증가시킨다는 점을 지적, 80~110mg/dL 목표치의 조절과 비교해 사망 위험은 차이가 없고 저혈당증 위험은 낮은 140~200mg/dL의 조절이 타당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입원환자의 혈당

입원환자의 고혈당 문제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공통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CP는 "당뇨병의 유무에 관계 없이 입원환자에서 고혈당이 흔하게 발생한다"며 두 인자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와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 역시 "입원환자에서 고혈당이 흔하게 발생하며, 이는 곧 감염·사망·비용의 증가로 이어진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입원환자의 고혈당 문제는 심각한 질환이 있거나 수술을 받는 경우 등 ICU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여러가지 이유나 기전이 있겠지만, 우선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질환 자체와 치료과정에서 부과되는 스트레스로 인한 생물학적 불균형이 고혈당을 야기할 수 있다.

이외에도 심근경색증이나 뇌졸중 환자 등에서 허혈로 인한 에너지 결핍을 보충하기 위해 당을 과도하게 요구하는 등 체내 불균형이 발생해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기도 한다.

수술 역시 신체적 스트레스로 인해 급성 고혈당을 유발시키는 경우가 흔하게 보고된다. 'Stress Induced Hyperglycemia'라는 용어가 별도로 있을 정도. 특히, 인슐린저항성이 있으나 아직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는 환자라도 여타 질환으로 입원치료를 거치는 과정에서 고혈당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

▲혈당조절의 필요성

고혈당은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동시에 면역반응, 심혈관사건, 혈전, 염증, 치유 지연 등 여러가지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고혈당 발생 시 면역세포의 기능이 감소돼 감염에 노출되기 쉽다는 것이다.

심각한 질환이 있거나 수술로 인해 ICU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라면, 가뜩이나 약해져 있는 신체가 면역기능 감소로 더욱 더 위험에 취약해진다.

이로 인해 폐렴·방광염·신우신염 등 호흡기·비뇨기·소화기·순환기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더 길게 보면 사망위험도 증가시킨다. 여기에 급성 고혈당 위험으로 인해 반복적인 혈당검사와 치료결과 모니터링 등 의료진과 장비가 상시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된다. 입원환자에서 고혈당은 감염·사망·비용 증가의 3중고를 야기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인슐린강화요법

때문에 입원환자, 특히 중증질환이나 수술 환자 등 ICU에서 치료받는 경우 고혈당의 평가와 치료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한당뇨병학회(KDA)도 "입원환자의 혈당조절이 질병의 경과를 호전시킨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까지는 학계의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진 상태. 하지만, 이들 환자에서 혈당을 얼마나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없었다.

ICU 환자의 경우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조절하기 위해 역시 공격적인 치료가 적용돼 왔는데, 이를 집중인슐린요법 또는 강화인슐린요법이라 한다.

대표적으로 인슐린을 수액과 섞어 정맥주사 방식으로 투여해 빠른 작용과 혈당조절을 담보하는 것이다. 수술 환자 등에서 급격한 혈당변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 방법이 최선으로 여겨져 왔다.

▲NICE-SUGAR

하지만 2009년 발표된 NICE-SUGAR (NEJM 2009;360:1283-1297) 연구에서 집중조절군의 사망률이 오히려 증가하고 저혈당증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공격적 혈당관리 전략에 대한 재고가 이뤄졌다.

치료·관찰 결과, 집중조절군의 사망률이 27.5%로 대조군(24.9%)과 비교해 1.14배 유의하게 높았다(P=0.02). 외과 중환자실에서 집중조절군의 사망률은 1.31배, 내과 중환자실의 경우 1.07배로 모두 전통치료에 비해 높은 결과를 보였다.

저혈당증 역시 집중조절군이 6.8%, 대조군이 0.5%로 큰 차이를 보였다(P<0.001). 입원기간(P=0.84)이나 기계호흡 기간(P=0.56)은 양 그룹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학계의 움직임

ACP는 관련 연구에 대한 메타분석을 통해 IIT의 혜택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결론을 도출하면서 보다 완화된 목표치가 제시하고 나섰다. ACP는 지난 2011년 '입원환자 혈당관리와 인슐린강화요법(Ann Intern Med 2011;154:260-267)' 가이드라인을 발표, 원내 고혈당 문제의 심각성과 치료전략을 언급했다.

당시 가이드라인은 "외과·내과계 ICU 환자에서 당뇨병 유무에 관계 없이 혈당수치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인슐린강화요법을 사용하지 말도록 권고한다"며 이들 환자에서 인슐린요법을 사용할 경우, 혈당 목표치를 기존의 80~110mg/dL에서 140~200mg/dL로 조정해 권장했다.

한편, ADA나 대한당뇨병학회 등도 최근의 임상 가이드라인에서 이전보다 완화된 ICU 환자 혈당 목표치를 권고하고 있다.

* 2011년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 입원환자의 고혈당은 합병증 발생(감염 및 사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또한 입원환자의 혈당조절은 질병의 경과를 호전시킨다.
- 심각한 질환이 있는 경우, 혈당이 180mg/dL 이상일 때 정맥투여로 인슐린치료를 시작하고 140~180mg/dL 사이로 유지한다.
- 심각한 상태가 아닌 경우, 식전혈당은 140 mg/dL 미만으로, 무작위 혈당은 180 mg/dL 미만으로 유지한다.
- 혈당조절이 엄격할수록 저혈당의 위험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해 감시한다.

* 2013년 ADA 고혈당 가이드라인

- 입원한 당뇨병 환자 가운데 중증도가 심한 경우(critically ill patients), 혈당수치 180mg/dL부터 인슐린치료를 시작한다. 일단 인슐린치료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중증 환자에게 140~180 mg/dL이 목표치로 권고된다.
- 선택된 환자에 한해서 중대한 저혈당증의 위험이 없는 한 110~140mg/dL과 같은 보다 엄격한 목표치도 적절할 수 있다.
- 중증 환자는 혈당 목표치 달성을 위해 중증의 저혈당증 위험이 없는 한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된 인슐린 정맥주사가 요구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