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실패의 가치' 일깨우는 진정한 교육








대한민국 사회는 실패에 인색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 인생의 첫 좌절을 꼽을 때 학창 시절을 떠올릴 것이다.

교육부는 획일화되고 정량화된 기준으로 학생들을 평가하고, 학생과 학부모는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재수, 삼수도 불사하고 열심히 공부한다. 그 기준에서 떨어진 아이들은 낙오자 취급을 받기 일쑤다.

2010년 겨울, TEDx 강연을 처음으로 접한 필자에게 필라델피아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다이애나 로펜버그의 강연은 이러한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많은 생각할 거리를 줬다.

그녀는 먼저 지식을 얻는 방법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터넷시대가 도래한 현재, 지식은 언제나 우리 가까이에 있다. 그녀는 지식을 습득하는 방식이 변화함에 따라, 수업의 방식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의 수업은 철저히 경험 중심적이었으며, 학생들은 스스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경험해보고 실패도 겪었다. 로펜버그는 획일화된 기준을 학습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패를 용인하고 학생들 자신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실패의 가치'는 가장 교육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로펜버그의 주장이 대한민국의 교육 상황에 대입할 때 얼마나 현실적일지에 대한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정말 중요한 문제는 실패에 대한 시각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인식이 공유돼야 한다는 점이다. TED는 '퍼뜨릴 만한 아이디어나 생각'을 공유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는 강연이기 때문에 정답을 제시해 주지 않는다.

TED는 듣는 사람의 열정에 호소한다. 그리고 청자의 열정이 행동을 이끌어 내고, 또 다른 아이디어가 창출되기를 원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조직된 전 세계적인 많은 비영리 조직들은 지금도 전 세계의 열정을 움직이고 있다.

필자 역시 TED에 의해 동화된 사람 중 한 명이다.

오거나이저 활동은 물론, TED를 벗어나 교육 분야에 대한 페일 콘서트(Fail concert; 실패 토론회)를 조직해 현재 고등학교 3학년 아이들에게 입시 실패와 관련된 많은 실패담들을 공유하고 있다.

아직 2회에 지나지 않는 조그마한 조직이지만, 이러한 활동이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에 대한 '실패의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The Idea worth spreading'이라는 TED의 슬로건처럼 TED 강연을 통해 필자처럼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성찰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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