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이상도·이세원 교수팀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사진 좌>·이세원 교수팀은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극심한 호흡곤란을 겪고 있는 7명의 환자에게 기관지내시경을 통한 일방향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시행, 호흡기능 및 운동능력을 개선 시켜주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상도·이세원 교수팀은 지난해 7월 최초로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성공한 이 후 지금까지 총 7명의 환자들에게 시술을 시행했다. 평균 밸브 3개를 삽입하는데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됐으며 환자들은 3박 4일 정도 입원치료를 받았다.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폐기능 검사와 x-ray, 6분간 보행검사 등을 비교 평가한 결과 폐기능은 1초 강제 호기량(FEV₁)이 많게는 580cc 2배 가까이 좋아지고, 운동능력도 6분 간 최대 걷기 거리가 1.2배에서 최대 4.6배까지 증가했다.

연구팀은 NEJM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서 COPD 환자에서 약물치료로 볼 수 있는 평균 FEV₁의 향상 정도가 50~100cc에 정도인 것에 비하면 큰 효과라고 평했다.

호흡곤란도 시술 전 호흡곤란척도로 평가했을 때 거의 모든 환자들이 '숨이 차서 집 밖으로 나갈 수 없고 옷을 입을 때조차 숨이 찬다'로 답한 4점이었지만, 시술 후에는 2명의 환자가 '평지에서 서둘러 걷거나 언덕을 걸을 때 숨이 차는 정도'인 1점으로 향상되는 등 일상생활조차 어려웠던 환자들의 삶의 질도 개선됐다.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기관지 내시경을 통해 제일 심하게 망가진 폐기종 부위를 찾아서 밸브를 삽입하는 시술이다. 밸브는 들이 마신 공기를 한 방향으로만 통하게 설계돼 있어 숨을 들여 마셔도 공기가 폐로 유입되지 않고, 폐에 남아 있던 공기만 내쉴 때 빠져 나와서 망가진 폐기종 부위를 작게 만든다.

수술적 폐용적축소술은 폐기능 개선, 운동 능력 향상, 사망률 감소를 목적으로 일부 시행되고 있지만, 합병증과 조기 사망률이 높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이세원 교수는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폐기종 환자 중 호흡곤란이 있으면서 폐용적이 커진 경우 또는 기흉으로 공기 노출이 지속되는 환자에게 가능하다. 적절한 환자에게 시행하면 시술 후 호흡곤란, 운동 능력, 폐기능에서 많은 호전을 기대할 수 있으며 수술적 치료에 비해 합병증이 생길 확률이 현격히 낮다."고 전했다.

이상도 교수는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기존의 보존치료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동시에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폐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맞춤 치료를 통해 폐기종 등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정복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40세 이상 성인의 COPD 유병률이 남성은 19.6%, 여성은 7.0%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밸브 폐용적축소술은 독일 하이델베르그 의과대학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에게 이 일방향 밸브 폐용적축소술이 주 2∼3건씩 이미 천여 건 정도 활발히 시행 되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도 홍콩, 싱가폴에 도입되어 시행 중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선정되며 시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인정받았다. 아 앞으로 국내에서도 더 많은 COPD 환자들에게 안전하게 일방향 '밸브 폐용적축소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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