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얀센이 품질에 문제가 있는 의약품을 제조, 생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업은 물론 브랜드 명성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어린이타이레놀만이 아닌 생산시설의 총체적인 문제로 확인되면서 관리문제도 도마위에오르고 있다. 심각성을 인지한 듯 현재 아태지역본부서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한국얀센의 간판품목인 어린이타이레놀현탁액제 일부에서 주함량이 초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난 4월 20일자로 전량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물량은 2011년 5월3일 자동화 설비 교체 후 생산·판매한 모든 제품으로 대략 167만병이다. 단일제품 리콜 규모로는 최대다.

이 과정에서 한국얀센은 지연보고에 대한 책임 논란도 일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한국얀센은 3월 18~19일 사이에 문제를 최초로 발견했지만, 바로 보고를 하지 않고 약 5일간 내부적으로 여러가지 조사를 추가로 실시했다. 자체 가이드라인은 현행기준보다 좁혀져 있어 안전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추가 조사에도 문제가 있다는 결론이 나왔고 4월 1일 모든 제조품에 대해 출하중지를 내렸다. 이후 18일이 나 더 지난 후 회수를 결정했고, 결국 4월 20일에나 경인청을 방문해 이를 보고했다. 문제발견 이후 당국의 보고까지 대략 한 달이 걸린 셈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문제점을 최초 발견하고 자체 조사를 통해 3월 20~25일경 수동 충전 사실을 확인했다면 늦어도 3월 말에 조치(보고)가 나왔어야 했다"면서 "보고 지체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니조랄에서도 나왔다.

식약처 조사에서 니조랄은 전량 자동충전방식으로 제조해야하는데도 수동충전 방식으로 제조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울트라셋정, 파리에트정10mg, 콘서타OROS서방정 등 3품목은 설비 변경 후 공정밸리데이션 과정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상가상으로 얀센(존슨앤존슨)이 인수한 베르나 바이오텍 백신공장도 현재 실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이 공장에서 제조한 퀸박셈을 맞은 베트남 영아 9명이 사망하면서 품질관리 등 전반적인 실태조사중이다. 식약처는 "해당백신은 해외수출용으로 국내에는 판매된 제품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문제가 발생된 만큼 WHO와 동시에 실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얀센의 생산·제조시설이 모두 실사를 받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아시아태평양사무소도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태본부는 한 전문업체를 통해 국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시 사정을 잘아는 한 측근은 "이번 사태와 관련된 당국의 발표를 포함해 미디어 보도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면서 "사태가 마무리될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후속 조치에 대한 대응도 관심사다. 식약처는 관리자의 종업원 관리·감독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제조관리자 변경과 제조 및 품질관리 관련 15개 사안에 대한 개선 지시 명령을 지시한 바 있어 관리자들의 대거 교체를 앞두고 있다.

이후 본사 차원에서도 별도의 조치도 예상되고 있다. 현재 아태사무소를 통해 국내 상황의 심각성과 위기관리 능력 등 다방면으로 평가하고 있는 만큼 이 조치에 따라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 결과에 따라 김옥연 대표에 대한 신임여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내 한 제약사 관계자는 "한국얀센이 법인설립이후 최대 위기인 것 같다"면서 "사실상 타이레놀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 같다. 앞으로 국내 비즈니스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또 제조시설 존립문제도 거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타이레놀 리콜사태는 이번만이 아니다. 2010년에 4월에도 어린이타이레놀 1억 3600만병을 리콜했으며, 2011년1월에는 타이레놀과 감기약 수다페드 등 무려 4500만개에 달하는 의약품을 리콜한 것으로 드러나 주기적으로 리콜문제가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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