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인슐린 결핍에서 저항성으로 주원인 이동…환자 75% 과체중

가톨릭의대 김성래 교수(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는 '한국인 당뇨병 특성의 변화와 최적 치료' 강의를 통해 "우리나라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의 주요 병인 분석에서 인슐린 부족보다는 인슐린 저항성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국내 당뇨병 환자들의 주요 병태생리가 인슐린 분비부족에서 인슐린 저항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팀은 전국 1차 의료 클리닉에서 약물치료 경험이 없는 1314명의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신규로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들 가운데 인슐린 저항성(HOMA-IR > 2.5)과 인슐린 결핍(C-peptide < 1.1ng/mL)의 빈도는 59.5%(782명) 대 3.3%(43명)로 큰 차이를 보였다. 또한 전체 환자들 중 49.8%(665명)가 비만을, 70.6%(928명)는 대사증후군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종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있으면서 인슐린 수치가 경증 또는 없는 환자들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한국인 당뇨병 환자들이 과거 서양에 비해 인슐린 분비 자체가 떨어지던 것에서 비만 등의 영향으로 인해 인슐린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서구형 특성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과거 한·중·일 등 아시아 국가의 당뇨병 환자들은 서양인에 비해 베타세포 기능의 감퇴로 인한 인슐린 분비부족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돼 왔다. 비비만형 당뇨병과 함께 근본적으로 베타세포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것이 한국인 당뇨병의 유병 특성으로 여겨져 왔다. 따라서 치료전략 또한 인슐린의 민감도를 개선하는 것 보다는 인슐린 분비 자체를 촉진시키는 기전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어져 왔다.

하지만 김 교수는 "많은 연구자료들이 아시아인의 인슐린 분비부족 병태생리를 지지하고 있지만, 현시점에서 인슐린 분비부족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고정관념일 수도 있다"며 유병특성 변화에 대한 이해를 촉구했다.

김 교수는 지난 수십년간 서구화된 생활습관으로 인해 한국인의 체형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다. 당뇨병과 관련한 역학 및 임상연구에서 한국인 환자들의 BMI가 계속 높아지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최근 당뇨병학회가 발표한 우리나라 당뇨병 현황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75% 정도가 과다체중 또는 비만에 속한다. 비비만형 당뇨병이 상당수를 차지했던 과거 패턴에서 체형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비만도가 늘어감에 따라 당뇨병의 병태생리도 인슐린의 기능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와 관련해 "하나의 연구로 모든 것을 결론내릴 수는 없지만, 한국인 당뇨병의 주요 병태생리가 인슐린 분비부족에서 인슐린 저항성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신규로 제2형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들에게 인슐린 저항성에 대한 평가와 치료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DPP-4 억제제, 인종·체형 따라 A1C 효과 차이 확인

새로운 혈당강하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인크레틴 기반 요법 관련 세션에서는 한국형 치료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관련 프로그램에서는 DPP-4억제제와 GLP-1유사체로 대변되는 인크레틴 요법에서 인종과 체형 등 환자의 임상특성에 따른 효과의 차이를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인크레틴 요법은 혈당조절에 더해 체중과 저혈당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3중 효과로 인해 최근 임상현장의 새로운 치료선택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여타 약물과 비교해 임상경험이 아직은 많지 않아 다양한 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인 당뇨병 환자에서 보다 우수한 혈당조절 효과를 나타낸다는 임상현장의 경험이 축적되면서 인종이나 유병특성에 따른 인크레틴 요법의 효과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PICOS 메타 분석
- BMI 낮은 아시아인에서 효과 우수


서울의대 조영민 교수(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아시아인과 비아시아인에서 인크레틴 요법의 효과 차이'에 대해 발표 "DPP-4 억제제가 인종(아시아인)과 체형(낮은 BMI)에 따라 효과의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 교수팀이 DPP-4 억제제와 관련한 55개의 임상연구(총 환자수 1만8328명)에 대한 메타분석(PICOS)을 실시한 결과, 서양인과 비교해 동양인에서 당화혈색소(A1C)가 0.27% 더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아시아인에서 DPP-4 억제제 치료군의 A1C 목표치 달성률이 대조군에 비해 3.4배나 높아 1.9배에 그친 서양인과 차이를 보였다.

이렇듯 인종에 따라 차별화되는 DPP-4 억제제의 혈당조절 효과는 체질량지수(BMI)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BMI 30을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인종과 관계없이 비만도가 낮을수록 A1C 조절효과가 보다 우수했던 것. 더불어 이번 메타분석에 포함된 환자들 가운데 동양인의 비만도가 서양인에 비해 낮았다.

조 교수는 연구결과와 관련해 "인크레틴 요법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동시에 글루카곤 분비는 감소시키는 기전적 특성이 있다"며 "서양인에 비해 베타세포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 분비가 감소돼 있는 당뇨병 유병특성의 아시아인에서 DPP-4억제제 기전을 통한 공략이 주요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 같은 결과에 근거해 "당뇨병 환자의 약물치료에 있어 인종의 특수성을 고려한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한국형 당뇨병 치료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COSMETIC 임상연구
- 베타세포 기능 저하 환자에서 효과 탁월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DPP-4억제제 치료 효과의 예측지표'에 대해 발표한 서울의대 임 수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역시 자신이 주도한 임상연구(COSMETIC)를 통해 "DPP-4억제제의 효과가 환자의 베타세포 기능과 당뇨병 이환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이를 효과의 예측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교수팀은 한국인 제2형 당뇨병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메트포르민(1일 2회 500mg)과 시타글립틴(1일 1회 100mg) 병용요법의 혈당조절 효과에 이어 어떠한 인자들이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검증했다. 52주간의 치료·관찰 결과, 처음부터 병용요법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에서 A1C(1.5%↓)와 함께 공복·식후혈당 모두 기저시점 대비 유의한 감소가 확인됐다. 특히 약제의 효과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지표와 관련해서는 베타세포 기능이 저하돼 있을수록, 당뇨병 이환기간이 짧을수록 메트포르민과 시타글립틴 병용요법의 혈당조절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 교수는 "서양의 경우 메트포르민 일차선택 후 다양한 약제들이 이차선택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췌장기능이 저하돼 있고 BMI가 높지 않은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인에서는 DPP-4억제제가 적합할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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