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이 적용되는 컵라면의 나트륨(염분) 상한선 기준을 종전의 600 mg에서 1000 mg으로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한 것과 관련, "짜지 않으면 잘 팔리지 않는다는 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결정한 것이어서 심각한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식약처가 그동안 염분 섭취를 줄여보겠다는 캠페인을 벌여온 점을 고려할 때 그 동안의 정책을 번복하는 것이기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며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제도는 영양과 안전 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식품에 한해 정부에서 스마일 마크를 붙여주는 제도인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식품에 이 마크를 붙이기 위해 염분 상한선 기준을 높인다는 것은 어린이의 건강을 담보한다는 윤리적인 문제를 내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일반적으로 성인에서의 과다한 염분 섭취는 고혈압을 일으키며 심장질환과 뇌졸중의 발생 위험을 높이고 이 외에도 골다공증과 위염, 위궤양, 위암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고혈압은 어린이에서도 1~2% 정도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어린이의 염분의 섭취량과 고혈압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어 염분 섭취량을 기준으로 상위 1/4에 해당하는 어린이는 하위 1/4에 해당하는 어린이보다 고혈압의 위험이 두 배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린아이가 염분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혈압 상승에 따른 심혈관계 질환 외에도 위장관을 자극해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및 탈수를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경기도 일으킬 수 있는 한편 갈증과 부종을 유발하고 호흡 곤란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협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장하는 어린이의 염분 섭취량은 1500~1800 mg인데 이번에 완화된 기준은 WHO 권장량의 2/3에 해당하는 양이어서 어린이의 염분과다 섭취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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