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인구 증가로 인해 세계적으로 식욕 조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해외 연구진과 공동으로 뇌 시상하부에 존재하는 새로운 식욕억제물질과 그 신호전달경로를 밝혀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 하버드대 의대 김영범 교수, 가천대 이길여암당뇨연구원 이봉희·변경희 교수, 바이오벤처 아디포젠 윤병수 박사팀이 밝혀낸 인자는 뇌 시상하부의 클러스테린(아포지단백 J)과 LRP2다로, 클러스테린이 LRP2와 렙틴수용체의 상호작용을 유도해 강력한 식욕억제 작용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사진 - 김민선, 김영범, 이봉희, 변경희 교수>.

비만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쥐의 뇌 시상하부에 클러스테린을 주입한 결과 LRP2와 렙틴수용체의 결합이 일어났고,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 신호전달계의 활성화가 유도됐다. 그 결과 비만 쥐는 음식을 덜 먹게 되었고, 복부둘레와 체중이 줄어들어 비만을 개선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정상 쥐에서 식사 후나 렙틴을 투여한 후 관찰결과 시상하부의 클러스테린 양이 증가한 반면, 비만 쥐에서는 클러스테린 양이 증가하지 않아 과식증이 나타났다. 이 문제는 비만 쥐에 다시 클러스테린을 주입하자 해소되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식욕억제 신호전달 경로를 알아낸데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비만을 비롯한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치료제, 식욕억제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보건의료기술진흥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고, 네이처 자매지인 Nature Communications(IF 7.396) 최신호에 '클러스테린과 LRP2, 시상하부 식욕조절경로의 핵심요소'라는 논문으로 게재됐다.

한편 시상하부는 위장관이나 지방조직 등 신체 곳곳에서 보내는 기아나 비만전달 신호 등을 감지해 몸 전체의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방세포가 분비하는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은 시상하부에 비만전달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해 음식 섭취 후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작용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