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경영에도 적자 급증, 수익 증가했지만 지출 더 많기 때문

수익창출·운영개선을 목적으로 경기도 6개 의료원들이 똘똘 뭉쳤으나, 되려 적자가 증가하는 등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한국병원경영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공공의료기관 혁신 경험' 주제발표를 맡은 배기수 경기도립의료원장은 이같은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특진비, 상급병실료 등 공공의료원에서 금기시되던 부분을 어느 정도는 허용할 것"을 주장했다.

경기도 내 수원병원·의정부병원·파주병원·이천병원·안성병원·포천병원은 떨어진 이미지, 노후한 시설 및 장비, 불친절한 서비스, 의사들의 낮은 근무 선호도 등의 어려움으로 운영난에 시달려왔다.

또한 한 지역에서 6개 개별 단위 병원이 운영되다보니, △의료환경 변화 대응 능력 저하는 물론 △정보 네트워크 부재 △재정 건정성 불균형 △전문인력 수급 어려움 △한정적 진료권역 △인력교류 및 매뉴얼 미표준화 등의 문제점이 많았다.

6개 개별 법인병원들은 경영체계 개선을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한 결과, 단일법인으로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이들 병원은 △외부평가 공동대응 △시설환경 개선 △예산편성의 합리화 △컨트롤타워 구축 등의 비전을 공유하고자 지난 2005년 단일법인으로 통합했다.

통합 후 긍정적인 성과들이 눈에 띠게 많아졌다.

우선 재정 지원이 증가해 외형적 성장을 거뒀다. 파주병원 신축, 수원병원 증개축, 이천병원 장례식장 신설, 포천병원 증개축 및 건강증진센터 신축 등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통합 전 총병상수 882병상(평균 147), 인력규모 928명(평균 154)에서 통합 후 986병상(164), 1215명(202)으로 증가했다.

실적과 수익도 급증했다.

외래환자수, 외래수익은 통합전 3년 평균 21만여명에서 최근 2년 평균 97만여명으로 91.4% 증가했고, 이에 따른 수익은 132억5800만원에서 355억9700만원으로 무려 168.5% 상승했다.

입원환자수는 통합전 3년 평균 25만7867명(병원당 4만2978명)에서 최근 2년 평균 30만1508명(병원당 5만226명)으로, 입원수익은 233억7000만원(38억9500만원)에서 440억6500만원(73억440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같은 성과에 대해 배 의료원장은 "민간병원에서 기피하는 치료와 공공사업을 도맡았다"면서 "이로써 고객만족을 실현하고 일등 진료과목을 구축됐고, 의료원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수익고 극대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 의료원은 중증장애인의 치과 운영, 산부인과(포천)·정신과(의정부)특화사업 실시, 보호자없는병실·완화의료전문기관 운영, 외국인·소상공인·의료사각지역·취약계층 진료지원사업, 파주병원·이천병원에 노인난청센터 개설 등을 수행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공공의료계획평가와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전국평균 공공의료점수가 50점대인 반면 경기도의료원은 70~80점을 웃돌았고, 전국의료원 평균 60점대에 불과한 운영점수가 경기도는 70점을 넘었다.

하지만 이같은 성과에도 오히려 통합 전보다 적자가 크게 늘어났다.

통합 전(2002~2004 평균)에는 적자가 75억300만원(병원당 12억5100만원)에 불과했으나, 통합 후인 2012년도 경상수익은 1101억0400만원, 경상비용은 1234억7800만원으로 총 133억7400만원(병원당22억2900만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전체 지원금을 1개병원(의정부)의 경영악화에 쏟아부으면서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비효율적인 측면이 발생했다. 노조가 거대화되고 순환근무에 따른 저항이 커지는 문제도 생겨났다.

배 의료원장은 "사업의 질이나 양적인 측면이 향상됐고 업무혁신 능력이 늘어난 것은 인정해야 한다"면서 "다만 수익성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개선책으로 "공공사업비 등 건강한 적자는 정부가 부담하고, 제대로된 정부/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공공의료 기능정립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응급진료비·특진비·비급여진료비 등 공공병원에서 금기시 되던 부분을 어느 정도는 인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다만 배 원장은 "어느 정도의 반대가 예상된다"면서 "필연 적자 구조를 타개할 수 있는 정도로만 시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앞으로 원장으로서 혁신의 주체에 서서 움직이겠다"면서 "향후 진료과 활성화, 시설 및 환경 개선, 비용절감, 노사관계 개선 등을 운영방향으로 새로운 도약을 맞이 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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