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실정 맞는 기준 마련…모든 암 조사방법 일관성 있어야


대장암·유방암에 이어 위암과 간암에 대한 적정성 평가사업도 진행될 전망이다. 그간 위암과 간암은 사망률, 진료비, 입원일수 등 3개 분야에 대한 진료결과 적정성평가만 실시돼 왔다.

위암과 간암은 한국에서 주로 발생하는 암으로, 국민의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해 임상 질 평가 도입이 필요하지만, 선행연구나 외국의 확립된 평가기준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7000만원의 예산이 투입(계약 체결일로부터 5개월간 진행)되는 '위암·간암 평가기준 연구용역' 사업을 발주했다. 현재의 진료결과 평가를 확대해 치료과정, 검사 등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진행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암질환 적정성 평가는 지난해 대장암을 선두로 매년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유방암이 새롭게 시행된다.

유방암 적정성 평가는 5월 개발된 지표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적정성 평가 대상은 유방암 수술을 시행한 모든 요양기관으로 오는 7월 진료분부터 진행된다.

지난 2010년 인구 10만명당 사망률을 보면 간암이 22.5명, 위암은 20.1명이며, 진료비 규모는 2008년 진료분 기준으로 위암 수술 911억원, 간암수술 262억원이다.

이번 연구용역 주요 내용은 국내 실정에 맞는 평가 기준 및 지표 개발, 중증도 보정 변수 개발, 과학적 근거중심의 표준적인 진료지침개발 기틀 마련, 다학제적 연구를 통한 평가기준 제시 등이다. 항암치료가 단순하지 않고 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학과 등 관련 분야가 참여하는 점을 감안할 것으로 분석된다.

심평원은 위암과 간암의 평가기준을 마련해 이들 암에 대한 평가체계 마련 및 암 평가의 포괄성을 강화할 계획에 있다. 특히 전문가 그룹 참여를 통한 기준개발로 평가 수용성 제고 및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암 적정성 평가의 목적은 모든 암 진료에 있어 질적 수준 향상에 있다.

부위별 암 질환마다의 개별성과 차이점이 있어 암 질환마다의 개별 지표가 필요하기도 하지만 암 질환이라는 공통점 또한 있기에 평가 대상자, 암 질환의 공통지표, 조사방법(조사표 수준)은 암 평가에 공통적으로 적용 돼야 한다.

평가를 받는 요양기관에서 조사표와 지표를 상세히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족력은 암의 공통지표로 볼 수 있다. 다수의 암종에서 암 관련 가족력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가족의 암 병력을 확인하는 것은 평가의 기본이다. 이런 암가족력 평가에서 초기 발표된 대장암 조사표와 유방암조사표는 극명하게 다르다.

대장암 조사표는 가계도와 직계가족을 확인(환자가 고아이면 기타사유로 넣어야 한다)해야 한다. 의무기록은 의료인이 하는데도 가족력 확인자까지 불필요하게 조사표를 세밀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4가지 질문을 통해 얻게되는 답은 유방암조사표의 가족력 기록유무에 불과하다.

사망률지표에 대해 관리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 사망률 지표를 보면, 요양기관에서는 병원을 방문한 모든 환자에 대한 중증도 보정과 의료자료를 조사표에 입력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즉 전건 모두가 평가 대상이 되는 것이다.

사망률이 비교적 낮은 유방암과 반대로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폐암은 사망률 지표를 제외했다.

반면 다른나라에 비해 사망률이 낮은 간암, 위암 평가에는 수술사망률이라는 지표가 있다. 수술을 하는 모든 환자에 대한 의료정보를 진료비 청구와는 별개로 심사평가원 조사표에 채워 줘야 한다. 그래야 평가지표가 충족돼서 병원의 평가점수를 받게 된다.

암은 불치병에서 난치병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진지 오래됐다. 의료계에서도 5년 생존율이 치료의 결과를 보장한다고 하는데, 1년 단위로 평가하는 수술사망률이 암치료 결과를 대표한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러한 지표를 토대로 심평원 홈페이지 및 각종 언론에서는 의료기관을 등급화해, 병원선택시 의료수요자가 반드시 옳다고는 볼 수 없는 정보를 가지고 의료기관을 선택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암 평가는 환자에게는 좋은 의료정보를 주고, 평가자체의 목적인 암진료 수준 향상에 기여 할 수 있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적정진료실 송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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