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환자 중 3분의 1은 저성선자극호르몬 성선저하증(HH)인데 이들 환자에서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인 당뇨병 환자에서보다 인슐린 저항이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HH를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테스토스테론 치료를 하면 인슐린 민감도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주립대 Sandeep Dhindsa 교수팀은 5일 피닉스주에서 열린 미국임상내분비협회(AACE) 학술대회에서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은 절대량은 적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체내 제지방과 C-반응성 단백질, 유리 지방산 수치를 개선시켰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인슐린 민감도와 제지방, 체지방 등을 조사했다. 인슐린 민감도는 4시간 고인슐린혈증 정상혈당 클램프(80mU/㎡) 중 마지막 30분 간 글루코스주입율(GIR)로 계산됐고, 제지방과 체지방은 DEXA를 통해 측정됐다.

HH를 유리 테스토스테론 농도 5ng/dl 미만으로 정의했을 때 전체 대상자 중 26명(평균 테스토스테론 농도 247ng/dl, 평균 유리 테스토스테론 농도 4.2ng/dl)이 HH였고 24명(527ng/dl, 7.3ng/dl)이 정상이었다.

HH 동반 환자는 생식 기능이 정상인 환자와 평균 연령은 비슷했지만 체질량지수(BMI)는 각각 40㎏/㎡, 34㎏/㎡로 더 높았다. 체지방도 HH군이 45㎏으로 정상군 34㎏보다 높았으나 제지방은 각각 73㎏, 66㎏로 유사했다.

평균 GIR은 HH 환자가 4.1㎎/㎏/min로 정상군 6.9㎎/㎏/min보다 낮았고, 이는 체지방과 제지방, 연령을 보정했을 때(4.6 vs. 6.9㎎/㎏/min)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HH을 동반한 환자를 무작위로 테스토스테론 250㎎ 정맥주사군(n=13) 또는 위약군(n=13)으로 나누고, 2주에 한번씩 6개월간 투여했다. 그 결과 6개월 뒤 총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273ng/dl에서 561ng/dl로, 유리 테스토스테론 농도는 4.2ng/dl에서 11.8ng/dl로 둘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약군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

성호르몬 결합 글로불린(SHBG)와 체중, 체지방은 두 그룹 모두에서 변화가 없었으나 제지방은 테스토스테론군에서 71±9㎏에서 72±10㎏로 적지만 유의하게 증가했다. GIR도 위약군에서는 변화가 없었던 반면 테스토스테론군에서는 4.1㎎/㎏/min에서 5.3㎎/㎏/min으로 증가했다. 다만 GIR과 유리 테스토스테론 증가 또는 제지방 변화와의 연관성은 찾을 수 없었다.

연구팀은 "HH를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자에서 테스토스테론 대체 요법이 인슐린 저항성을 뒤집을 수 있음을 보여준 첫번째 연구"라고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미국 미시건대 Richard Auchus 교수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이긴 하지만 모든 환자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라면서 "특히 연구 시작점에서 테스토스테론 요법을 받은 환자군의 인슐린 민감도가 대조군보다 높았기 때문에 매칭에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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