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기점으로 지속적인 관리 중요성 대두

2. 올바른 치료를 위한 약물선택 전략

천식조절과 유지를 위한 약물치료 전략은 어떻게 변화돼 왔을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천식에 대한 이해의 변화부터 살펴봐야 한다. 서울의대 조상헌 교수(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의 설명에 따르면, 1980년대를 기점으로 천식의 초점이 기도수축에서 기도염증으로 이동하면서 치료에도 큰 변화가 뒤따랐다.

기도수축 → 기관지확장제

천식은 현재‘여러 세포와 다양한 매체들이 관여하는 기도의 만성 염증성 알레르기 질환(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진료지침)’으로 정의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는 가역적인 기류장애, 기도과민증 등 폐기능 소견을 중심으로 정의됐다. 1980년대 이전에는 외부환경 변화에 기관지가 예민해지는 과정에서 급격한 기관지평활근의 수축이 일어나 호흡곤란, 숨가쁨, 기침, 천명음 등이 발생하는 기전을 중심으로 천식이 이해됐다. 이렇다 보니 치료 역시 가역적으로 수축된 기관지를 풀어서 다시 정상화시키는 기관지확장제(증상완화제)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

기도염증 → 염증치료제

하지만 1980년대 이후부터 천식은 기도의 만성 알레르기 염증의 결과로 외부환경에 과민성을 나타내게 되고 이로 인해 반복적인 호흡곤란, 천명음, 기침 등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야기되기 시작했다.

기관지평활근의 수축도 중요하지만, 기관지 내부에 생기는 염증이 부풀어 오르거나 여기서 나오는 분비물 등으로 인해 기관지가 막히는 증상이 합해진 결과로 천식의 발생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천식환자에서 평소에 지속적으로 만성적인 기도염증을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 정론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혈압이나 당뇨약을 지속적으로 써서 수치를 낮추고 유지하듯이 기도염증을 꾸준히 조절하는 염증치료제(질병조절제)를 써야 한다는 것이 최근 천식치료의 핵심이다.

가이드라인 둘러보기

GINA 가이드라인은 “천식의 약물치료는 질병조절제(controller, 이하 조절제) 또는 증상완화제(relievers, 이하 완화제)로 분류할 수 있다”며 치료의 두 가지 축을 설명하고 있다. 각각의 약제에 대해서는 조절제는 “주로 항염증 효과를 통한 천식의 증상조절을 위해 장기적으로 매일 사용”하는 약제로, 완화제는 “신속한 작용을 통해 기도를 확장하고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약제로 역할이 나뉜다.

현재 사용 가능한 조절제로는 흡입 글루코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ICS), 전신 글루코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 류코트리엔 조절제, ICS와 병용되는 지속성 흡입 베타2 항진제(LABA), 서방형 테오필린, 크로몰린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조절제 중에서는 ICS의 항염증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설명이다.

완화제에는 속효성 흡입 베타2 항진제(SABA)를 비롯해 흡입 항콜린제, 속효성 테오필린, 속효성 경구 베타2 항진제 등이 포함된다. SABA는 증상악화 시에 기관지 수축을 개선하고 운동 유발성 기관지 수축을 예방하는데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가이드라인은 천식환자에서 완화제의 사용, 특히 매일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것은 천식조절의 퇴행을 의미한다며 치료에 대한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또 기도에 직접 전달, 기도점막에 고농도 투여, 전신 부작용의 최소화 등을 이유로 흡입·경구·주사형 등 현재 사용 가능한 천식치료 약제 가운데 흡입제의 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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