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의학과는 찬성…생의학적 연구 체계화 가능

알코올, 게임 등 각종 중독과 급격한 자살률 상승 등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보건복지부가 오는 2015년 국립정신건강연구원을 설립한다는 안을 내놓았다.

복지부는 국가 정신건강 시스템의 체계적인 개편 지원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정신건강연구원을 설립에 대한 기획을 해 왔고 올해부터는 연구원 시실과 건축 등에 대한 하드웨어 구축작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이처럼 국가 주도의 정신건강연구원을 만드는 것은 자살, 알코올, 게임, 마약 등 중독이 급증하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서울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국립서울병원 기획홍보과 남윤영 과장(정신건강의학전문의)은 정신건강연구원은 임상과 의과학, 법제도 분야의 다양한 연구를 지원하거나 수행하게 될 것이라 발표한 바 있다.

남 과장은 "정신건강연구원에서는 정책의 평가와 관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도록 각종 근거와 지표들을 생성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고비용 저효율 정신건강 체계를 개선해 효율적인 서비스가 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개발하고, R&D를 통해 생성된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식정보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복지부가 본격적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건강연구원을 설립한다는 안에 대해 정신건강의학측은 찬성하는 분위기다. 정신건강연구원이 만들어지면 정신질환의 원인 규명을 위한 생의학적 연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고, 효과적인 임상치료기술의 개발 지원고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때문이다.

순천향의대 정한용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현재까지 국민정신건강과 관련된 포괄적인 국가의 역할과 기능을 정의한 법적 근거나 인프라는 매우 취약했다"며 "정신건강연구원이 설치되면 정신건강행정 거버넌스 확보와 인프라의 확대를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 있을 것이고 국민의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실질적인 정신건강 국가 총괄기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신건강연구원의 역할에 대한 제안들도 나왔다. 연세의대 남궁기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연구원이 제대로 움직이려면 다양한 방식의 의사소통이 필요하고 또 국민과의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보건의료 영역을 뛰어넘어 인문, 사회, 의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통섭의 리더십도 강조했다.

남 교수는 "단기간 내에 성과를 얻는 연구는 투자는 지양해야 하고 장기간 지속적인 인적, 물적 자원 투자가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진정한 정부투자기관이 될 것"이라며 "연구와 교육 분야의 경험이 많은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원의 폐쇄성과 경쟁력 저하를 막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복지부의 정신건강연구원 설립에 대해 대부분의 진료과에서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모 대학교수는 "정부가 정신건강연구원이라는 것을 만든다는 것을 알지 못해 구체적인 것을 말할 수 없지만 자살이나 중독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서 연구원을 설립한다고 해서 해결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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