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치료 전략어떻게 진화하나?

THE MOST는 '고혈압 치료전략 어떻게 진화하나?'를 주제로 2013년 2월 13일 JW 메리어트 호텔에서 좌담회를 개최했다. THE MOST가 주최하고 주관한 이번 좌담회는 관동의대 박정배 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가톨릭의대 임상현 교수가 '고혈압의 진단', 성균관의대 성지동 교수가 '고혈압의 생활요법', 서울의대 김광일 교수가 '고혈압의 약물치료', 서울의대 이해영 교수가 '고혈압의 새로운 치료전략'에 대해 발표했고 각 강연 후 토론이 이어졌다.
박 정 배 (좌장) 관동의대 교수·제일병원 심혈관내과
임 상 현 가톨릭의대 교수·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성 지 동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김 광 일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이 해 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Chairman's Commentary
"이번 좌담회에서는 고혈압 치료의 올바른 가이드라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고혈압의 진단 방법, 실생활에서 생활요법을 적용하는 방법, 올바른 약물 선택, 그리고 약물요법 외 새롭게 개발 중인 치료방법에 대한 강연과 토론 내용은 고혈압 환자의 진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토픽 1
고혈압의 진단: 가정혈압, 24시간 활동혈압, 중심대동맥압, 동맥경화도 검사의 활용
- 임상현 가톨릭의대 교수·부천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고혈압의 주요 진단방법으로는 전통적 방법인 진료실혈압(office blood pressure) 측정법과 가정혈압(home blood pressure) 측정법, 활동혈압(ambulatory blood pressure) 측정법이 있다. 활동혈압 및 가정혈압 측정법은 반복 측정이 가능해 낮 시간이나 수면 등 주변 상황에 따른 혈압의 변동성과 약제에 대한 반응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7년 대한고혈압학회 혈압 모니터 지침에서는 진료실혈압, 가정혈압, 24시간 활동혈압의 고혈압 진단 기준을 각각 140/90 mmHg 이상, 135/85 mmHg 이상, 125/80 mmHg 이상으로 정의했다. 이 외에 고혈압 환자의 심혈관 위험도를 평가하는데 맥파속도(pulse wave velocity) 측정법과 중심대동맥압(central blood pressure) 측정법을 사용할 수 있다.
가정혈압과 활동혈압 측정법의 가치
Dublin outcome study에서 혈압의 종류에 따른 심혈관 사망의 예후적 가치를 조사한 결과, 야간혈압이 가장 연관성이 높았고 그 다음 24시간혈압, 주간혈압, 진료실혈압의 순서대로 연관성이 점차 감소했다<그림 1>(Hypertens 2005;46:156-61). 야간혈압과 24시간혈압을 측정하기에는 활동혈압 측정법이 가장 효과적이다. 주간혈압은 가정혈압 측정법으로 측정할 수 있는데 최근 들어 가정혈압 측정기가 많이 발달해 야간혈압도 일부 측정이 가능해졌다. 이처럼 가정혈압 및 활동혈압 측정법은 심혈관 위험도를 평가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가정혈압 및 활동혈압 측정법의 또 다른 장점은 백의(white coat) 고혈압과 가면(masked) 고혈압을 배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료실혈압을 측정했을 때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환자 중 많게는 3분의 1이 백의 고혈압이라고 한다. 또한 진료실혈압은 항상 정상인데 미세알부민뇨증이나 단백질뇨증과 같은 표적장기의 손상이 의심될 때는 가면 고혈압일 수 있으므로 활동혈압이나 가정혈압을 측정해서 고혈압 여부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Staessen JA, et al. Lancet 2003;361:1629-41). 이러한 측면에서 고혈압을 처음 진단하는 단계에서도 가정혈압과 활동혈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가이드라인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캐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가정혈압을 측정했을 때 혈압이 135/85 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할 수 있지만 그보다 낮을 경우에는 가능하면 활동혈압을 추가적으로 측정해 보라고 권고한다.

2011년에 발표된 영국 가이드라인에서도 고혈압의 진단 기준에 가정혈압과 활동혈압을 포함시켜 진료실혈압이 140/90 mmHg 이상이고 가정혈압 또는 활동혈압이 135/85 mmHg 이상인 경우 1단계 고혈압으로 진단하고 약물치료 또는 생활습관 개선을 하도록 권장하며, 진료실혈압이 160/100 mmHg 이상이고 가정혈압 또는 활동혈압이 150/95 mmHg 이상이면 2단계 고혈압으로 진단해 약물치료를 권하고 있다.
맥파속도 측정을 통한 동맥경직도 진단
혈관의 노화가 진행되면서 죽상경화(atherosclerosis)나 동맥경화(arteriosclerosis)가 발생해 혈관이 점점 딱딱해지고 두꺼워지며 플라크(plaque)가 형성된다. 초기 단계에는 내피세포 기능장애(endothelial dysfunction)가 일어나 중심대동맥압과 맥파형 증대지수(augmentation index)가 변한다. 이보다 더 진행되면 동맥이 경직돼 맥파속도에 변화가 생기고 더 진행되면 혈관의 구조적 변화를 거쳐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동맥경직도(arterial stiffness)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맥파속도 측정법, 대동맥확장도(aortic distensibility) 측정법, 증대지수 측정법 등이 있는데, 그 중 맥파속도 측정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맥파속도의 황금표준(gold standard) 측정법은 경동맥-대퇴동맥 간 맥파속도 측정법이지만 최근에는 상완-발목 간 맥파속도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2010년에 발표된 미국심장학회재단/미국심장협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Foundation/American Heart Association, ACCF/AHA)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무증상의 성인에서 심혈관 위험도를 평가하는데 있어 동맥경직도의 측정은 유용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2007년에 발표된 유럽고혈압학회/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Hypertension/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경동맥-대퇴동맥 간 맥파속도가 12 m/s를 초과하는 경우 무증상 표적장기 손상의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이와 유사한 데이터가 나온 바 있는데 경동맥-대퇴동맥 간 맥파속도는 또 하나의 심혈관질환 위험인자라고 할 수 있다. 맥파속도는 동맥경직도를 나타내는 하나의 척도이기는 하지만 진단도구가 아닌, 이미 중등도의 심혈관 위험도가 있는 환자에서 보다 정확한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해 다른 진단도구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중심대동맥압 측정법의 가치와 제한점
중심대동맥압이 말초혈압에 비해 심혈관 위험도를 더 민감하게 예측할 수 있고 더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일반 대중이나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말초혈압을 대체하기에는 미흡하다. 아직 신뢰도나 비용 면에서 진료실에서 사용하는데 제한점이 있지만, 최근 요골동맥파(radial artery pulse wave)에 상완혈압을 접목해서 중심대동맥압을 측정하는 방법과 같은 비침습적 중심대동맥압 측정법이 많이 발전해 활용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결론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 측정법은 혈압변동성을 파악할 수 있어 심혈관질환에 대한 예측 가치가 높다. 또한 진료실혈압 측정법에서 나타나는 백의 고혈압이나 가면 고혈압을 배제할 수 있기 때문에 고혈압의 초기 진단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맥파속도는 무증상 표적장기 손상의 하나로서 중등도의 심혈관 위험도가 있는 환자에서 위험도를 정확히 평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중심대동맥압은 말초혈압에 비해 심혈관 위험도를 민감하게 예측할 수 있지만 말초혈압을 대체하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제한점이 있다.
DISCUSSION
박정배: 진료실에서 혈압을 측정했을 때 140/90 mmHg 이상이면 어떻게 하십니까? 그리고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임상현: 개원가에서는 활동혈압 측정을 많이 하고, 관심을 갖는 환자들에게는 가정혈압 측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도 환자들에게 가정혈압 측정을 많이 권하는 편입니다. 1개월이나 2개월 혹은 3개월에 한 번씩 내원해 측정하는 진료실혈압 수치로 환자의 1개월이나 3개월간의 혈압을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환자에게 적극적으로 가정혈압을 측정하도록 하면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향상되고 생활습관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술을 마시는 환자들은 술 마신 다음날 얼마나 혈압이 상승하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으므로 금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이해영: 2010년에 발표된 영국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의 과잉진단과 불필요한 약제 처방을 예방하기 위해 모든 초진 환자에 대해 24시간 활동혈압 측정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초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24시간 활동혈압을 측정하고 또 진료실에서 다시 측정해보면 항상 진료실혈압이 5~10 mmHg 정도 높게 측정됩니다. 그런 점에서 진료실에서 한 번 측정한 혈압으로 고혈압 여부를 판단하고 약물치료를 하는 것을 지양해야 하고 2번 이상 혈압을 측정해 치료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광일: 초진 환자에 대한 활동혈압 측정이나 가정혈압 측정의 유용성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백의 고혈압이나 고혈압이 있는 환자에서의 백의효과를 방지함으로써 불필요한 과잉진료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장점은 야간고혈압이나 혈압의 일중변동을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치료약물의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즉 환자의 혈압 패턴에 따른 약제 종류와 약제 투여시기를 선정할 수 있습니다. 최근 가정혈압 측정 기술이 발전하면서 야간혈압을 측정할 수 있는 가정혈압 측정기가 출시되고 있으므로 이를 활용해 보다 많은 혈압 수치로 진단 및 치료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지동: 가정혈압 측정법의 경우 환자가 스스로 측정해서 혈압 수치를 확인하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혈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인의 혈압을 잘 알고 약물치료를 하면 약물에 의한 혈압 강하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 복약순응도가 개선됩니다.

박정배: 진료실혈압 측정만으로 고혈압을 진단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가정혈압 측정이나 활동혈압을 측정하면 빨리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환자들은 진료를 받은 후 바로 진단을 내리거나 약물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순응도가 감소한다는 점에서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가정혈압과 활동혈압은 백의효과를 배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 측정한 혈압과 실제 혈압 간에 차이가 많이 발생하면 치료 가이드라인을 진료실혈압보다는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몇 달이 경과했더라도 백의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환자가 제대로 치료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정혈압이나 활동혈압을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NICE) 가이드라인에서는 가정혈압과 활동혈압 중 활동혈압을 먼저 권한 반면, 일본에서는 가정혈압이 활동혈압보다 더 우월하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느 것을 권하는 게 바람직합니까?

임상현: 활동혈압을 측정해 보면 예민한 분들이 많아서 측정하는 것 자체로서도 불안해하고 특히 저녁에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해 야간혈압의 패턴이 잘 측정됐는지 의심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 한 환자의 활동혈압을 일정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측정해 보면 어떤 날에는 야간혈압이 강하하지 않았다가 어떤 날에는 야간혈압이 강하하는 등의 변화가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재현성(reproducibility) 면에서 가정혈압이 활동혈압보다는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가정혈압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해영: 가정혈압을 바른 자세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혈압을 측정하는 자세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외래 진료 방문 시마다 반복적으로 팔을 편하게 구부리고 등받이에 등을 기대어 앉는 자세로 측정해야 한다는 것을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환자가 제대로 익혀서 가정혈압을 바르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환자들에게 가정혈압을 측정하라고 하면 대부분의 경우 틀린 자세로 측정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활동혈압을 우선적으로 측정해야 합니다.

김광일: 가정혈압과 비교했을 때 활동혈압의 장점은 야간혈압 측정이 가능하고 일중변동을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가정혈압 측정기가 발달하면서 야간혈압이 일부 측정 가능해졌고 활동혈압으로 측정한 혈압의 일중변동 양상의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또한 가정혈압 측정은 단순히 진단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 과정에 참여하게 할 수 있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가정혈압 측정기가 더 발달하고 올바른 가정혈압 측정법에 대한 교육, 그리고 난립하고 있는 가정혈압 측정기들에 대한 정리가 이뤄진다면 병원에서 검사하는 활동혈압 측정보다는 가정혈압 측정에 훨씬 더 많은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지동: 혈압의 평균 수치를 파악하는데 있어 황금표준 측정법은 활동혈압 측정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정혈압은 환자가 자발적으로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가 혈압을 측정한 후 실제 측정치를 그대로 기재하지 않을 수도 있고, 측정하는 시점도 몸이 아주 편할 때만 선택적으로 측정하거나 반대로 몸이 불편할 때만 측정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활동혈압은 적어도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평균 혈압 수치를 파악할 때는 활동혈압을 측정하되 가정혈압을 상호보완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박정배: 직접적으로 표적장기 손상, 종말기관 장애에 관여하는 맥파속도나 중심대동맥혈압을 측정했을 때는 어떤 이점이 있습니까?

임상현: 맥파속도나 중심대동맥혈압 측정을 통해 혈관의 기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자의 혈압 상태나 측정 시점에 따라서 차이가 생기는 부분은 보완이 필요합니다.

이해영: 맥파속도나 중심대동맥혈압 측정은 처음 진료를 시작할 때는 환자의 혈압이 높아 모든 동맥경화 지표의 수치가 증가하기 때문에 효용성이 낮습니다. 그러므로 진단의 용도보다는 경계선 고혈압에서 약물치료를 시작할지 여부를 결정하거나 약물치료 중에 혈압이 고혈압 경계선상에 있을 때 혈압강하제를 추가해야 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에서 하나의 지표로 확인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김광일: 맥파속도와 중심대동맥혈압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치료법의 변경 여부와 약제 선택 및 용량에 대해 궁금합니다. 또한 혈압을 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맥파속도와 중심대동맥혈압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치료 방법과 혈압이 조절됐을 경우 맥파속도와 중심대동맥혈압에 변화가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 예후의 차이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이에 대한 근거가 아직 없기 때문에 환자의 무증상 장기 손상 평가에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임상에서 환자에게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필수적인 검사 항목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성지동: 진단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데이터가 더 축적돼야 합니다. 하지만 혈압이 고혈압 경계선상에 있는 환자에서 혈관경직도에 대한 추가적인 데이터가 있다면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할 것인지 판단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픽 2
고혈압의 생활요법: 생활요법, 클리닉에서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 성지동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고혈압의 생활요법으로는 체중조절, 고혈압 방지를 위한 식이요법(dietary approaches to stop hypertension, DASH), 저염식, 운동, 알코올 섭취 감소가 있다<표>(J Am Med Assoc 2003;289:2560-72).

각각의 항목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 있고 임상연구를 통해 근거가 인정됐으므로 분명히 효과는 있다. 그러나 생활요법을 했을 때 기대되는 혈압 감소 효과가 미미하고 실질적으로 생활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환자에게 운동 및 체중감소를 유도하려면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제한된 진료시간 내에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생활요법과 약물치료 병행의 필요성
미국에서 60~80세 사이의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Trial of Nonpharmacologic Interventions in the Elderly (TONE) 연구에서 약 30%의 환자들이 저염식과 체중조절을 통해 연구기간(30개월) 동안 혈압약 복용을 중단하는데 성공했다(J Am Med Assoc 1998;279:839-46). 하지만 이 결과는 엄청난 자원을 투입해서 환자를 적극적으로 관리해 얻은 것으로 현실에서는 이와 같은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다.

생활요법을 통해 혈압강하제의 사용을 회피 또는 중단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다. 약물요법을 보류하고 생활요법만 하려면 비교적 경미한 고혈압 환자여야 하고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며 충분한 교육을 받고 가정혈압 측정을 통해 스스로 모니터링이 가능해야 한다. 이 조건을 만족하는 환자 중 소수만이 생활요법만으로 혈압이 조절될 수 있지만 혈압 조절이 꼭 되지 않더라도 생활요법을 하는 것은 헛수고가 아니다. 생활요법은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의 참여와 고혈압 관리 방법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계기가 된다.

그러므로 생활요법은 약물치료의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적극 권장해야 한다. 또한 고혈압 관리를 위한 생활요법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건강한 생활습관과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운동을 열심히 하면 약물치료를 통해 얻을 수 없는 체력이 향상된다. 유산소성 능력(aerobic fitness)이 향상되면 그것만으로도 예후를 개선시키는 독립적인 인자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혈압 환자의 교육 방법
현실적으로 환자를 제대로 교육하기에는 진료시간이 너무 짧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단체교육 또는 교육 책자와 같은 대안을 찾아야 하고 시간이 없다고 등한시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많이 할애하지 못하더라도 핵심 메시지를 계속 반복해야 한다. 짧은 시간에 교육하려면 환자를 한번에 변화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해 스스로 느끼게 하는 방법이 현실적이다.

결론
생활요법은 혈압감소 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환자에서는 약물치료와 병행해야 한다. 생활요법을 통해 혈압강하제를 중단할 가능성은 낮지만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 참여를 유도하고 고혈압 관리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킬 수 있으며 약물치료를 통해 얻을 수 없는 체력 향상과 같은 장점이 있다. 생활요법을 교육시킬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단체교육 및 교육책자 발행, 핵심 메시지의 반복적 전달, 긍정적 메시지의 전달과 같은 방법 등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고혈압 환자의 교육이 비급여로 돼 있고 수가를 받으려면 조건이 매우 까다롭다. 이런 부분이 개선되면 의료인들이 더 적극적으로 환자 교육을 시행할 것이다.
DISCUSSION
박정배: 약물요법을 보류하고 생활요법만 시행하려면 비교적 경미한 고혈압 환자여야 하고 확실한 동기부여가 있어야 하며 충분한 교육을 받고 가정혈압 측정을 통해 스스로 모니터링이 가능해야 한다는 4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진료실에서 시도했던 생활습관 교육 방법 중 효과적이었던 것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임상현: 저의 경우 고혈압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직장 때문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지는 못하지만 효과는 있습니다. 가정혈압 측정에 대한 교육도 하고 있어 그런 측면에서 효과를 많이 봅니다. 고혈압의 유병률이 당뇨병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의료진의 관심이 덜한 것이 사실인데 고혈압 교육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해영: 환자 개개인이 생활요법을 시행하기보다는 식당이나 포장 김치와 같은 상업용 식품 전체의 소금 사용량 감소 운동을 하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계몽하는 방법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고 개개인의 노력도 줄일 수 있습니다. 저희 병원 식당에서는 항상 물김치를 준비해 둡니다. 일반 음식점에도 짠 김치 외에 물김치를 준비하도록 의무화하면 고혈압 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김광일: 생활습관 개선 방법에 대해 환자들도 잘 알지만 실행을 못하는 이유는 구체적인 지침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금기 음식을 알려주고 운동량, 염분 섭취량에 대해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과 같은 추적관찰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환자들이 자세한 정보를 직접 얻을 수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천식 등 만성질환의 경우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환자가 적극적으로 치료 과정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고혈압도 이런 방법을 활용해 김치를 싱겁게 조리하는 법 등을 홍보하면 환자들이 생활요법을 시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성지동: 진료실에서 제한된 시간 내에 환자를 교육하려면 환자의 특성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한 5가지 항목 중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알코올 섭취를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운동이고 DASH 식이요법이나 저염식은 조금 더 어려우며 체중 조절이 가장 어렵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가장 쉽게 시행할 수 있는 것부터 파악해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토픽 3
고혈압의 약물치료: 1차치료 선택과 병합요법의 전략
- 김광일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고혈압의 약물치료에 대한 많은 가이드라인의 내용들을 토대로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 논의해 볼 만한 3가지 주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1차약제 계열 선정의 필요성
Joint National Committee on Prevention, Detection, Evaluation, and Treatment of High Blood Pressure (JNC)-7에서는 이뇨제를 1차약제, 그리고 안지오텐신 전환효소(angiotensin converting enzyme, ACE) 억제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ARB), 칼슘채널 차단제(calcium channel blocker, CCB), 알파차단제(α-blocker), 베타차단제(β-blocker) 등을 2차약제로 제시했다. 2011년에 발표된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linical Excellence, NICE) 가이드라인에서도 연령과 인종에 따라 1차약제의 계열을 제시했다<그림 2>.

1차약제의 계열을 제시해 주는 것의 장점은 1차 진료의의 약제 선택을 단순화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고, 비용 면에서도 고가의 약제보다는 저렴한 약제로 혈압 조절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반면 캐나다 가이드라인은 1차약제 계열을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단지, 60세 이상에서는 1차약제로 베타차단제의 사용을 금하는 제한만 두고 이 외에는 치료자가 환자의 특성을 고려한 약제를 선택할 수 있다. 이런 경우 비용 대비 효과, 1차약제 계열의 선정 여부 및 치료자가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한번쯤 논의해 볼 사항이다.
초치료에서 병용요법 또는 생활요법의 필요성
유럽고혈압학회·유럽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Hypertension/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ESH/ESC)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압이 많이 높거나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 또는 낮은 목표혈압 수치를 가지는 환자군에서 처음부터 저용량의 2가지 약제를 병용하고 치료 결과에 따라 증량하거나 3번째 병용약제를 선택할 것을 권장한다(J Hypertens 2007;25:1105-87).

이처럼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병용요법을 통한 조기 집중치료를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로 고위험군에서 장기간에 걸쳐 혈압이 조절되는 환자들보다 조기에 혈압이 조절되는 환자들의 예후가 더 좋은지에 대해서는 목표 혈압수치와 목표 시기를 설정하고 진행한 개입연구(interventional trial)가 없어 확실히 알기 어렵다.

일본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의 진단 후 저위험군에서는 약 3개월 정도, 중위험군에서는 약 1개월간 비약물치료를 하고 그럼에도 조절되지 않을 때 약제를 사용하라고 권고한다(Japanese Society of Hypertension 2009).
병용요법의 종류와 효과
이뇨제, ACE 억제제, CCB, ARB, 알파차단제, 베타차단제 간에 병용요법이 가능하다. 그 동안 개발된 다양한 조합의 복합제 중 레닌-안지오텐신-알도스테론계(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 RAAS) 억제제+이뇨제와 RAAS 억제제 + CCB 복합제가 가장 효과적이며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J Am Soc Hypert 2010;4:90-8). 최근 연구에서 RAAS 억제제+이뇨제 복합제보다 RAAS 억제제 + CCB 복합제가 예후를 더 좋게 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제로 모든 환자에서 RAAS 억제제 + CCB 복합제를 사용해야 하는지와 RAAS 억제제 + 이뇨제 복합제가 더 효과적인 환자군은 없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결론
고혈압의 치료 가이드라인에 있어 과연 1차약제의 계열을 선정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초기 치료에서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생활요법 또는 병용요법이 필요한지와 고위험군에서 병용요법을 할 경우 어떤 조합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DISCUSSION
박정배: 캐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환자가 목표 혈압에 비해 수축기 혈압이 20 mmHg, 혹은 이완기 혈압이 10 mm Hg 이상 높은 2단계 고혈압 환자의 경우 처음부터 두 약물의 병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시행하는 방법, 저용량 단독요법으로 혈압 조절이 안 되면 증량하는 방법, 저용량 병용요법을 시행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또 단일요법을 시행할 때는 어떤 약제를 사용하십니까?

임상현: 2단계 고혈압 환자들에게 처음부터 2개의 약물로 병용요법을 시행하라는 권장사항은 아직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독요법을 시행해도 표적장기 손상이 있는 환자가 없고 백의효과가 있는 환자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단독요법 시에는 ARB와 CCB를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특별히 심부전 환자나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ARB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고 고령의 환자인 경우 CCB를 먼저 사용하는 편입니다. 심박수가 빠르고 젊은 환자는 베타차단제로 어느 정도 조절이 잘 되기 때문에 1차약제로 사용합니다. 아직 1차약제로 이뇨제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사용하는 경우는 항상 병용요법에서 2차약제로 사용합니다. 저의 경우 저용량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가이드라인에 따라 고정용량 복합제를 사용합니다. 고정용량 복합제는 약의 개수를 줄일 뿐만 아니라 크기도 작아 환자들이 복용하기 편리합니다.

이해영: 우리나라처럼 환자들이 의사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나라에서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한다면 과잉치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므로 영국 가이드라인처럼 처음에는 단독요법을 하고 그 다음에 병용요법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혈압 약제가 모두 효과가 좋은 편이라 대부분의 상황에서는 혈압 조절이 잘 되는데 특정 시간, 아침이나 오후에 특히 조절이 잘 되지 않을 때의 조절 전략을 일선 의사들이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초기 치료에서 특정 시점에 혈압 조절이안 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도 필요합니다.

김광일: 저용량 단독요법으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 저용량 병용요법이 동반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부작용도 적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지동: 초기 치료에서 과잉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만 백의효과를 확실히 제외시킨 후에도 확실히 2단계에 속하는 고혈압이라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병용요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병용요법을 시행했을 때 혈압이 바로 떨어지면 그때 약물을 감소시켜도 됩니다. 저의 편향된 경험일 수 있지만 일부 환자에서 ARB + 이뇨제 병용요법이 매우 효과적이었습니다.

박정배: 혈압이 높으면서 단백뇨와 같은 표적장기 손상이 있으면 처음부터 2가지 약물을 사용할 수 있지만 수축기 혈압이 160~180 mmHg이라도 표적장기 손상이 없으면 단독요법으로 치료해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토픽 4
고혈압의 새로운 치료전략: 신장 교감신경 차단술
- 이해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근 연구된 비약물적 고혈압 치료법으로는 고혈압 백신(angiotensin-2 vaccine), 지속적 양압 환기법(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 경동맥 자극법(rheos implantable carotid sinus stimulator),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renal denervation) 등이 있다.

고혈압 백신은 한 번 주사하면 6개월간 혈압이 조절되는 방식인데, 현재 임상연구 2상 a에서 중지상태다. 지속적 양압 환기법은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5 mmHg 정도의 강압효과가 있었는데 대상에 한계가 있고 효과가 크지 않아 특수한 환자에 대한 2차 선택으로 돼 있다. 경동맥 자극법은 수술을 해서 삽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고 초기 3상 임상연구에서 효과가 미흡했기 때문에 현재 연구가 중단된 상태다.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은 2상 임상연구 성공 후 우리나라 환자가 포함된 다국적의 5,000여명의 환자가 등록한 3상 임상연구가 진행 중으로 상당히 실용화된 단계에 있다.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의 대상 환자와 시술 방법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은 손상된 신장에서 뇌로 교감신경 활성화 신호가 전달되는 과정을 차단하는 것이 주 효과로 생각된다. 신장에 손상이 생기면 뇌로 자극이 올라가 뇌에서 다시 모든 교감신경계로 신호가 전달되게 된다. 이때 신장에도 신호가 전달돼 신장에서 호르몬 활성화, 염분 저류, 신장 혈류량을 감소시켜 결국 혈압을 상승시키고 2차 표적장기 손상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신장에서 뇌로 전달되는 교감신경의 신호와 뇌에서 신장으로 연결되는 교감신경의 신경을 모두 차단하면 혈압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신장에서 뇌로 연결되는 신경, 뇌에서 신장으로 연결되는 신경은 나란히 신장 동맥의 외막을 거쳐 지나가므로 카테터를 삽입해 혈관 안쪽의 4~6군데에 약 60~70℃의 고주파로 가하면 혈관 외부에 위치하는 신경이 절제돼 쌍방향의 신호를 모두 차단할 수 있다. 신동맥의 지름은 6~7 mm이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지 않다. 하지만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이 잘 됐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임상적인 지표가 아직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

임상연구 결과
2상 임상연구인 Renal Sympathetic Denervation in Patients with Treatment-resistant Hypertension (Symplicity HTN-2)에서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 후 6개월에 수축기 혈압이 140 mmHg 이하로 조절되는 환자의 비율은 시술 전보다 4배 증가했고 기준치에 대한 1개월, 3개월, 6개월 후의 수축기 혈압 강압효과는 각각 -20 mmHg, -24 mmHg, -32 mmHg로 장기적 강압 효과를 나타냈다.

이 연구에서 시술 소요시간은 평균 38분이었고, 전체 150명 중 사망한 환자는 없었으며 1명에서 카테터 삽입 중 신동맥 박리가 발생하고 3명에서 다리에 멍이 든 것 외에 다른 문제가 없어 안전성이 우수했다(The Lancet 2010).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약 5,000명의 환자가 등록된 3상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도 13명이 이 연구에 참여해 시술을 받았는데, 이 환자들은 평균 4.5개의 약제를 복용하면서도 수축기 혈압이 163 mmHg 이상이었다. 모두 RAAS 억제제와 이뇨제를 복용하고 있었고 CCB도 77%가 복용하고 있었다. 중간 데이터를 보면 시술 후 수축기 혈압이 평균 약 15 mmHg 감소했는데 반응자(responder)와 무반응자(non responder)가 존재할 가능성이 보였다. 한 달 후 강압효과를 분석한 8명의 데이터를 보면 수축기 혈압이 평균 13.2 mmHg 정도 감소했고(p=0.002) 이완기 혈압이 평균 약 12 mmHg(p=0.006) 정도 감소했다<그림 3>.
결론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은 벌써 여러 회사에서 카테터 장비에 대한 개발 경쟁이 진행되고 있을 정도로 실용화됐으며, 카테터 시술의 안전성은 이미 입증됐으므로 신뢰할 수 있다. 또한 4종류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환자에서 추가적으로 15 mmHg를 감소시키는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하지만 반응자와 무반응자의 혼재 가능성이 있고, 장기적인 강압효과에 대해 아직 추가적인 데이터가 필요하다.
DISCUSSION
박정배: 고혈압 백신은 다시 개발하는 중이고 지속적 양압 환기법과 경동맥 자극법은 연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에 비해 효과가 적습니다. 현재로서 가장 현실성이 있는 치료법은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인데 이에 대해 질문 있으십니까?

임상현: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은 매우 효과적인 시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시술 조건인 저항성고혈압(resistance hypertension)과 난치성고혈압(refractory hypertension)이 제대로 정의됐는지 걱정입니다. 또 환자가 실제로 고혈압이 맞는지, 백의효과가 있거나 피임약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 NSAID)와 같이 혈압을 높이는 약을 복용하지 않았는지, 혈압강하제를 충분히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고찰도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절이 안 되는 환자들에 대해 선별적으로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을 한다면 효과적인 치료법이 될 것입니다.
김광일: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의 가장 큰 문제는 고혈압의 여러 가지 병태생리 중 교감신경 항진이 고혈압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환자를 찾아 선별적으로 시행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이 시술로 혈압이 감소한 환자들도 실제 선별적으로 교감신경 항진이 개선됐기 때문에 효과가 있었는지를 알 수 없습니다. 만약 교감신경 항진으로 고혈압이 발생한 환자라면 초기부터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환자의 고혈압 기전에서 교감신경의 역할을 확인하고 치료의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가능한 빨리 찾아야 합니다.

박정배: 신장 교감신경 절제술에 대해 3년까지 데이터가 나와 있는데 안전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신장 교감신경이 하는 작용이 있을 텐데, 절제하는 경우 3년은 잘 견딘다 해도 그 이상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 의문입니다. 예를 들어 나이가 들어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면 교감신경이 작용해서 혈압을 높여야 하는데 그것마저 없애버리면 나중에 어떻게 할지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절실하게 필요한 환자들을 잘 선택해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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