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O 세계 보건의 날 '혈압관리', 지역사회 기반전략


WHO에서는 인지도 상승,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정부 및 지역사회 차원에서 정기검진을 포함한 총체적인 관리시스템 운영을 권고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국가기관에서는 혈압측정과 혈압관련 위험 정보를 알려주는 특정 클리닉을 신설하고, 지역사회에서는 정기혈압측정, 생활습관 개선을 포함한 총체적인 관리 프로그램이다.

일본 뇌졸중 감소 사례에 주목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일본의 뇌졸중 감소사례를 들고 있다. 일본에서 뇌졸중은 사망원인 중 1위다. 이에 일본 후생성은 1960년대부터 뇌졸중 발생의 주요사인인 고혈압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국가차원에서는 총체적 보건관리 시스템을 운영했고, 1982년부터는 고령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낸 부분은 지역기반 비전염성질환 프로그램이었다.

이는 지역 내 보건의료 종사자들 모두가 포함되는 내용으로 중년 이상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다. 일반인들에게는 주기적인 가정방문 혹은 전화를 통해 정기검진 일정을 추적·관리했고, 고혈압 환자들에게는 복약지도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걷기 프로그램, 식습관 개선 등에 대한 교육과 홍보도 실시했다.

오사카대학 의학전문대학원 Hroyasu Iso 교수는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에서는 고혈압과 뇌졸중을 관리하기 위한 주요 요소를 담고 있고, 고위험군과 40대 이상 성인들에서 추가적인 비용없이 혜택을 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CPSTF팀 기반 관리 전략 효과

일본이 지역사회 기반 프로그램을 통해 정기적인 혈압측정, 생활습관개선, 복약지도 등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한 것과 비슷하게 미국에서는 팀 기반 관리전략의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미국 지역사회예방서비스테스크포스(CPSTF)가 지난해 77개 연구를 분석한 결과 한 명의 의사에게 관리받는 것보다 약사, 간호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지역사회 기반 보건전문가들이 함께 관리하는 것이 예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CPSTF는 "팀 기반 관리전략은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강하 효과와 함께 혈압관리에 참여하는 환자수를 늘렸고, 당뇨병과 지질 관리에서도 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팀 기반 관리전략에는 1차 의료기관에서의 약물 관리, 환자 추적관찰 및 순응도 관리, 혈압관찰, 생활습관 개선 등에 대한 지원이 포함돼 있다.

팀 관리전략의 장점은 의존적인 약물치료 전략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약물복용 순응도 관리만 시행했을 때는 혈압관리 개선효과가 보이지 않았다. CPSTF는 "이 부분은 1차 의료기관 의사들과 다른 보건분야 전문가들이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 Thomas R. Frienden 박사는 "미국 전역에 이 모델을 적용할 경우 고혈압 성인환자 6800만명의 혈압관리 개선이 기대되고, 심장발작, 뇌졸중 등의 위험도 감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팀 기반 관리전략은 미국 보건복지부가 2011년에 발표한 'Million Hearts' 프로그램의 중추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Million Hearts 프로그램은 5년 동안 심장발작 및 뇌졸중 발생수 100만건 감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에서는 적절한 아스피린 사용, 콜레스테롤 관리, 금연과 함께 고혈압 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팀 기반 고혈압 관리전략의 효과 연구의 자세한 내용은 오는 5월에 발표될 예정이다.

임상 현장도 진료지침 준수해야

우리나라도 지역사회 기반 관리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역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아동혈압 코호트 연구인 강화스터디 20년 분석결과 고혈압 발생률은 미국의 백인, 흑인보다 높았고, 발생률은 남성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서구화되는 식습관, 비만 유병률 증가, 운동량 감소 등의 경향이 나타나는 현실은 고혈압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 고혈압 관련 임상지침에서도 생활습관 개선, 정기적인 혈압측정 등의 내용을 반영하고 있지만,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의대 박창규 교수(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팀이 시행한 '고혈압 진료지침 대비 실제 개원가의 진료실태 조사'에서는 임상지침과 실제 임상현장 사이의 괴리가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 진단 시 대부분의 환자가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상담을 받지만 적극적인 처방보다는 권장 수준에 그쳤다. 또 혈압측정에서도 임상지침에 따라 정확하게 측정하는 1차 의료기관 의사는 30% 미만이었고, 고혈압 환자 중 34%는 의사가 설정한 목표 혈압을 듣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고, 목표 혈압을 들었던 환자도 20%에서는 기억하지 못했다.

복약 순응도에 대한 인식도 달랐다. 대부분의 환자가 자신이 약을 잘 복용하고 있다고 응답한 반면, 의사들은 환자 중 30% 가량이 낮은 복약 순응도로 혈압 조절이 어렵다고 답했다.


유럽심장학회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
- 중등도 고혈압 환자...생활습관만 고쳐도 좋아져

유럽심장학회(ESC)는 지난해 임상 심혈관질환 예방 가이드라인을 통해 고혈압 예방 및 관리의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고혈압이 관상동맥 심질환, 심부전, 뇌혈관질환, 말초동맥질환, 신질환, 심방세동의 주요 위험요소라는 점을 명시하며, 권고사항을 통한 고혈압 관리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등도의 고혈압 환자는 생활습관 개선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고,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경우도 약물 용량을 줄이는데 생활습관 개선이 효과적이라고 부연했다.

▲ 체중감소, 육체활동 증가, 알코올 섭취 관리, 염분섭취 감소, 과일, 야채, 저지방 유제품 섭취량 증가를 고혈압 환자 및 평균 이상 혈압 환자들에게 권고한다(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B).

▲ 당뇨병 환자의 경우 ACE 억제제나 레닌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를 권고한다(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A).

▲ 모든 고혈압 환자는 SCORE 위험도 점수로 중증도를 평가한다(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B).

▲ 1~3기 고혈압 환자,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에게는 약물치료를 시작한다(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C)

▲ 심혈관 사건 병력이 있는 고혈압 환자에게는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비롯한 항혈소판치료를 시행한다(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A).

▲ 모든 주요 항고혈압제 간 혈압 감소 수치에서 차이가 없다. 이뇨제, ACE 억제제, 칼슘채널차단제, ARB 제제, 베타차단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항고혈압제 치료는 지속적으로 시행한다(권고등급 Ⅰ, 근거수준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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