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원장 황태곤)이 형편이 어려운 필리핀 소아심장기형 환자에게 자선 심장수술로 새 생명을 선물했다.

이재영 소아청소년과 교수, 장윤희 소아심장외과 교수팀은 대표적인 심장기형인 팔로4징증을 앓고 있는 필리핀 환아 알렉사 칸틸론(여, 3세)의 심장질환을 치료해주고 새로운 삶의 기회를 선사했다.

알렉사는 필리핀 마닐라에 거주 중으로 생후 3개월 경부터 숨이 차고 입술이 파래지는 증상이 점차 심해져 필리핀 현지 병원을 찾은 결과 팔로4징증을 진단 받았다.

팔로4징증은 ▲우심실에서 폐로 가는 혈관인 폐동맥 입구의 협착 ▲좌심실과 우심실을 나누는 중간벽(중격)의 구멍(결손) ▲대동맥의 위치가 정상보다 오른쪽에 치우침(대동맥 기승) ▲우심실이 비정상적으로 커짐(우심실 비대증) 등 4가지 해부학적 이상을 갖고 있는 선천성 심장기형이다.

알렉사를 포함한 가족 3명은 부친이 아동 주간보호센터에서 근무하며 센터내 무상 거주를 허락 받아 생활용 주거공간이 아닌 좁고 불편한 환경에서 거주하고 있으며 월소득은 3,000페소(한화 약 9만원)에 불과해 심각한 경제적 문제와 현지의 열악한 의료 수준으로 인해 특별한 치료 없이 지금까지 지내왔다.

팔로 4징에 대한 치료와 수술을 하지 않고 방치할 시 환자 중 25%는 1년내에 사망하며 1년이 지나더라도 25세 이상 까지 생존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고 여러가지 합병증을 얻게돼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알렉사 부모들은 "알렉사를 위해 손 쓸 방법이 없어 매일 마다 알렉사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기도와 묵상으로 지내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이들 가족에게 희망의 빛이 찾아왔다. 20여년 동안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의료사목을 펼쳐왔으며 의료원장을 지낸 최영식 신부(마티야)를 만나게 된 것.

최 신부는 의료원장의 임기를 마치고 의료원 재직시 못다한 뜻을 이루고자 지난 1월 26일 필리핀 요셉의원을 개설해 빈민지역의 가난한 환자들을 위한 의료기관을 운영 중이다.

필리핀 요셉의원은 서울 영등포역 앞 쪽방촌에서 가난한 환자들을 무료로 치료해주며 아픈심신을 돌보고 있는 '요셉의원'이 필리핀 칼루칸 교구의 성모성심빌라에 첫 개원한 해외 분원이다.

최 신부는 알렉사의 어려운 형편을 듣고 즉시 서울성모병원으로의 연계와 초청 자선수술을 의뢰했다.
알렉사는 지난 3월12일 수술전 정확한 진단과 심장초음파 시행을 위해 소아청소년과 이재영 교수를 찾았다.

이 교수는 "알렉사의 팔로4징증은 산소포화도가 80%(정상 98%~100%) 밖에 되지 않는 등 청색증이 매우 심해 조기 완전 교정술을 해야하는 매우 시급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수술은 지난 3월 20일 소아심장외과 장윤희 교수의 집도로 시행됐으며 9시간 이상이 소요된 비교적 큰 수술이었다.

우선 좌심실과 우심실의 중간 벽의 구멍을 봉합 해주고 정상인 환자의 판막 날개가 3개 인 것에 반해 알렉사는 2개를 갖고 있어 판막절개술로 하나를 더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우심실이 비대해져 유출로가 1mm 밖에 되지 않아 근육 절개 및 절제를 통해 정상환아 크기인 15mm로 넓혀 주었으며 주 폐동맥을 넓혀주기 위한 폐동맥 성형술을 시행했다.

장 교수는 "수술은 성공적이었으며, 알렉사의 경우 다른 팔로4징증 환자에 비해 주폐동맥이 너무 가늘고, 좌폐동맥과 예각을 이뤘기에 좌폐동맥을 누르지 않고 주폐동맥을 넓혀주는 부분이 매우 어려웠다"고 밝혔다.

알렉사의 부모는 "아이가 최영식 신부님을 만나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받을 수 있게된것은 주님이 베풀어주신 기적이었으며 앞으로 여유가 되면 남들에게 베풀고 살겠다"고 말했다.

알렉사는 입원기간 동안 2800여만원의 치료비용이 발생했으며 병원과 한국심장재단의 도움으로 치료비용 전액을 지원 받았다.

알렉사는 3월 31일 오전 건강을 되찾아 고국인 필리핀으로 돌아갔다.

한편 병원은 2009년 부터 소아심장팀을 조직해 사회사업팀과 적극적인 협조로 국내외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심장질환 환아들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으며 그 결과 매년 30~40여명의 국내와 몽골, 필리핀, 미얀마와 같은 해외 심장질환 환자에게 연평균 약 1억원 이상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지난해인 2012년에도 국내외를 막론하고 17명의 환자들에게 1억7천만원 이상의 치료비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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