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유학 언제 보내야 하나?

5. 내 아이 유학 언제 보내야 하나?

조기유학, 엄마가 따라가선 안돼
유학 목적 먼저 정한 후 세심한 계획을
보딩스쿨 부담되면 명문 데이스쿨로



앞서 근세 한국의 최초 일본, 미국 유학생이었던 유길준 선생을 소개하는 글을 실었다. 연재를 시작하면서도 밝혔듯이 교육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성공의 열쇠다. 교육은 투자 가운데서도 확실한 투자다.
미래교육연구소를 찾는 부모님들 가운데 의사, 치과의사, 변호사, 교수, 교사 등 이른바 지적 수준과 생활수준이 높은 학부모들이 특히 많다. 이 분들은 자녀교육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갖고 있다. 특히 해외유학에 대해 관심이 많다.
고등학교 이전의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경우 '조기유학'을 보내야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지난 2000년 초에는 썰물처럼 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매우 세심한 계획을 통해 자녀들을 보낸다. 조기유학이라고 하면 좁은 의미에서 초·중학교 시절 떠나는 유학을 말한다. 이 시기는 우리나라에서 의무교육 과정이기 때문에 조기유학에 대해 논란이 있다. 그러나 실제로 유학을 떠날 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언제 보내는 것이 최적일까? 장단점을 소개한다. 오른쪽 표로 설명한 것처럼 시기별 장단점이 있다. 따라서 왜 유학을 떠나는가라는 궁극적인 질문에 대한 답이 떠나는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어·외국어 습득 목적이라면 ?
초등학교 때 단기간으로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영어는 세계 공용어가 됐으며 특히 인터넷 공간에서의 표준어가 되었다. 전 세계 서버에 담겨 있는 정보의 70% 이상이 영어로 된 자료다. 영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는 글로벌 시대에 리더가 될 수 없다.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은 많으나 글로벌 스탠더드의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적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언어는 배우는 시기가 있다. 언어학자들은 언어중추가 굳어지는 15세 이전에 외국어를 배우면 거의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할 수 있다고 본다. 실제적으로 아이를 교육시켜 보면 초등학교 때 유학을 떠난 아이들은 언어를 습득하는 기간이 짧다. 그러나 대학시기에 떠나면 원어민 수준에 올라가기는 불가능하다. 이 시기를 넘어서면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를 가르칠 목적이라면 초등학교 4~5학년 1~2년동안 보내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언어를 배우게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몰입환경'이다. 이는 뉴욕주립대학교 하광호 교수가 강조하는 이야기다. 듣고 말하고 읽고 쓰는 데 완벽한 영어환경을 만들어주라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를 외국에 보낼 때 어머니가 따라가거나, 한국교민 집 혹은 친인척 집에 홈스테이를 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꼭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기러기 가족이 되지 말라는 것이다. 필자가 아는 의사 선생님도 기러기 가족이다.

필자는 농담으로 "선생님은 기러기가족이 아니라 독수리 가족입니다"라고 말한다. 기러기 아빠는 가난해서 가고 싶은 데 가지 못하지만 독수리 아빠는 경제적으로 다소 여유가 있어서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독수리건 기러기건 가족이 헤어지는 것은 불행하다.

교육이 아무리 중요해도 갈라져 살아서는 안 된다. 기러기 가족이 되지 않고서도 아이를 공부시킬 수 있는 시스템들이 잘 돼 있다. 둘째로 친·인척 집이나 한국어를 쓰는 교민 집에 보내서는 안 된다.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영어교육의 효과는 반감된다는 점을 꼭 유념해야 한다.




미국 고등학교는 9학년부터 12학년이다. 우리는 3년제이지만 미국은 4년제다.

이를 High school이라고 하고 때로는 Preparatory School 이라고 한다. 즉 미국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교라는 말이다.

이 시기는 미국대학 진학만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학생의 전생애로 볼 때 매우 중요한 때다. 미국 상위권 대학을 진학하려면 그 준비는 9학년도 빠르지 않다. 워낙 준비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를 미국 상위권 대학에 보내고자 한다면 9학년이 되는 시기인 한국 중학교 3학년 여름에 유학을 보내야 한다. 유학은 바로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철저히 준비해야 하고 그 준비기간도 길어야 한다.


중학교 3학년 여름 방학 때 성공적으로 떠나기 위해서 중 1, 2학년 때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첫째, 영어를 잘 준비해야 한다. 미국 명문 보딩스쿨에 가기 위해서는 SSAT(Secondary School Admission Test), 즉 미국 사립학교 입학시험을 봐야 한다. 미국의 최상위권 보딩에 가려면 이 시험에서 9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일부 학교들은 토플까지 요구한다. 비용도 많이 비싸다. 4만 달러 이상이 보통이다. 이런 보딩 스쿨이 아니면 데이스쿨로 보내야 한다. 홈스테이를 찾아야 하는 것이 문제이지만 최근 이런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서 홈스테이를 찾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런 학교들은 대부분 종교계에서 운영을 하기 때문에 크리스찬 사립이라고 한다. 이 학교들에 가기 위해서는 SLEP Test(Secondary Level English Proficiency Test )을 봐야 하고 여기서 5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SLEP Test는 비교적 쉽지만 사립 보딩스쿨 입학에 요구되는 SSAT는 점수를 확보하기에 쉽지 않다.


필립스 앤도버, 하치키스, 디어필드 등 미국의 최상위권 대학의 통로랄 수 있는 명문 보딩 스쿨은 아이비리그 대학에 들어가기 만큼 힘들다. 따라서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일부 학생들은 몇 년 동안 유명 학원에 다니면서 준비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학교들은 비용이 연간 4~5만 달러에 이른다. 어지간한 부자 아빠가 아니고서는 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의 대안이 '명문 데이 스쿨'이다. 즉 기숙학교가 아닌 홈스테이를 하면서 학교에 다니는 통학 학교다. 이 경우에는 비용이 2만 5000∼3만달러 수준으로 많이 저렴해 진다. 학교만 잘 고르면 명문대학 진학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부모님보다 더 다정다감하게 아이를 돌봐주는 호스트를 만나면 행운이다. 보통 아주 좋은 데이 스쿨의 경우 홈스테이 비용까지 감안해도 3만 달러 내외면 된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대학으로 바로 가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와 대원외고, 용인외고, 한영외고 등 일부 자사고의 해외반(국제반)의 경우 미국의 상위권 명문고등학교 못지 않은 미국대학 진학실적을 내고 있다. 따라서 이들 유명 자사고에 입학할 수 있다면 여기를 통해서 미국대학으로 바로 진학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이런 명문 자사고에 가는 것 자체가 미국명문대학에 진학하는 것 못지 않게 힘들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에는 일반고등학교에서 준비를 하고 미국대학으로 가는 학생들도 많다. 그러나 유학반이 따로 없어서 혼자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한국대학을 준비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홀로 SSAT를 준비하고 특히 학교 성적 (GPA)을 유지 한다는 것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일부 대안학교에서 유학반을 운영하고는 있으나 체계적이지 않다. 이런 경우 미국 최상위권 대학에 가기는 쉽지 않다. 통상적으로 명문 주립대학은 무난히 갈 수 있다. 어떤 길을 가느냐는 그야말로 선택의 문제다



이강렬 미래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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