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F소아청소년과가 위치한 서울 방배동 예다인프라자 3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병원 문이 3개로 갈린다.

하나는 성인을 위한 GF내과로 향하는 문이다. 다른 하나는 소아청소년과지만, 또다시 문이 두 개로 나뉜다. 하나는 '일베이비 클리닉(ill baby clinic)'으로 아픈 소아환자들이 찾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웰베이비클리닉(well baby clinic)으로 아프지는 않지만 예방접종이나 영양상담을 위한 소아들이 찾는 곳이다.

일베이비는 여느 소아과와 유사하지만, 웰베이비 클리닉 구석구석을 둘러보면 놀라운 곳들을 발견할 수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항상 고민인 이유식과 영양에 대한 상담을 할 수 있는 별도의 영양상담실을 마련했다. 여기에는 2명의 영양사가 번갈아가며 상주하며, 진료실 안에서 다 하지 못하는 영양상담에 대한 답변을 해준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소규모 단위의 이유식 쿠킹클래스도 열린다. 이를 위해 웰베이비 한 켠에는 GF부엌이 마련돼 있다.

신생아 진료실도 따로 갖췄다. 신생아는 보통 몸 전체를 보고 진단해야 하는데, 옷을 벗기면서 순식간에 체온을 떨어트릴 수 있어 만든 공간이다.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를 배려한 분리된 공간 할애는 물론,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명의 온기가 비춰지게 했다. 아토피 환자도 이 공간에서 치료할 수 있다. 접종상담실도 따로 두고 일베이비와 섞이지 않도록 운영하고 있다.

특히 GF소아청소년과는 원장들과의 교대를 통해 365일 진료, 야간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발을 동동 구르는 엄마들이 큰 질환이 아닌데도 응급실로 발길을 돌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대다수 병원의 응급실은 성인과 소아가 분리되지 않아 감염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문제를 안고 있다.

물론, 공간 할애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더라도 별도 수가는 받지 못한다. 영양상담과 쿠킹클래스는 소아 보호자에 한해 무료로 진행한다.

공간 분리도 비용 부담탓에 선뜻 시도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게다가 출생률이 줄면서 소아환자 자체가 줄어들어 프리미엄 서비스는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GF소아청소년과 김우성 원장도 일종의 도전인 셈이다. 김 원장은 "감염에 취약한 소아환자를 위해, 모자란 진료실 안에서의 상담을 이어가기 위해 고민 끝에 아예 공간을 분리하게 됐다. 일본 등지에 가면 이런 형태가 많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소아와 관련한 토탈케어를 소아청소년과란 공간 안에서 모두 가능하도록 운영해보고 싶다. 환자를 위한 끊임없는 고민과 시도가 곧 병원의 경쟁력 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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