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기존학계 접목, 순기능 될 것"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는 널리 퍼트릴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를 모토로 설립된 미국의 비영리 재단으로,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한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전세계 각 지역에서도 TEDx의 형식으로 독자적인 강연회가 열리고 있으며, 국내 의료계에서는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진행하는 TEDx Eonjuro가 2회 행사를 앞두고 있다. 이에 TEDx Eonjuro 오거나이저들과 함께 TED를 쉽게 즐기고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에서 많은 사람들이 TED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본인이 처음 웹상에서 TED를 접하고 현재 오거나이저로 활동하기에 이르기까지 약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간 TED를 주변사람들에게 자주 노출시키면서 알게 된 것도, 느낀 것도 참 많았다. 관심있는 이들을 위해 몇 가지 TED에 관한 오해를 해소하고 진정한 의미를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우선 TED는 전문적인 지식을 숙지하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18분 안에 발표해야 하는 만큼, 방대한 내용의 요약은 그야말로 수박 겉핥기일 수밖에 없다. 때로는 일부 현장 참석자로부터 뜬구름 잡는 소리만 듣다가 나왔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런 의견은 TED라는 행사 자체의 목적이나 명분을 고려하지 않은 채 표출된 불만으로 보인다. TED는 퍼뜨릴 만한 아이디어나 생각을 공유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며, 전문적인 강의나 세미나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분야든 18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하나의 주제에 대한 메커니즘이나 방법론을 설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예컨대 물리학을 최대한 간결하고 알기 쉽게 학생들에게 설명했다는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도 양자역학의 기본 개념 설명에만 몇 시간이 넘게 소요됐다고 한다.

또다른 지적은 관심사, 또는 직업과 크게 상관없는 분야의 강연은 시간 낭비일 뿐이며,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현재는 통섭(consilience) 혹은 다학제간(multi-disciplinary) 연구의 시대다. 한 가지 문제에 부딪히더라도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으로 풀지 않으면 접근조차 어려울 만큼 해결이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한데 어우러지며 화합하는 모임을 가지기 힘든 기존의 전통 학계에서 TED와 같은 행사를 접목하면, 문제해결의 아이디어를 얻는 최고의 장이 될 수 있다. 다른 분야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을 통해 또다른 생각을 해낼 수 있고, TED 무대에 오른 연자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일정 궤도에 오른 검증된 전문가들이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자신이 정말 원하는 분야를 찾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TED를 통해 문학자였다가 법학으로 전공을 바꾸고 그 분야의 대가가 되는 경우도 실제 있었다. 흥미로운 분야에 대해 TED 영상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에서 접하지 못하는 정보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TED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이고 의견을 교환하고 공유할 수 있다.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거나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타 분야에 접목해보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이런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행사를 즐긴다면, 모두에게 유익한 축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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