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HANCE·SEAS·IMPROVE-IT 연구에 재조명


미국 머크가 'IMPROVE-IT' 연구를 계속 진행한다고 밝히면서 이상지질혈증 복합제인 바이토린이 천신만고 끝에 태풍을 피했다.

머크는 최근 미국심장학회(2013 ACC 3/9~11일)가 열리는 기간 중 자료를 내고 "IMPROVE-IT 중간결과가 긍정적이다. 이에 따라 계속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계기로 바이토린에 대한 효과 논란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바이토린은 이상지질혈증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심바스타틴에 에제티미브라는 부스터를 추가한 복합제다. 지난 2005년 국내 시판허가됐다. 하지만 업그레이드된 복합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효과 및 유해반응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말많고 탈많은 약제중 하나가 됐다.

왜? 연구 실패가 원인

이번 'IMPROVE-IT' 연구 소식은 중간결과가 나쁘게 나왔을 경우 연구를 중단하겠다는 또다른 의미다. 이미 두차례 실패한 연구를 갖고 있는 바이토린으로서는 입지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첫번째는 2008년 ENHANCE 연구가 미국심장협회(AHA)에서 대대적으로 발표되면서 촉발됐다.
이 연구는 선천성 이상지질혈증 환자 720명에게 각각 바이토린과 심바스타틴을 투여하고 경동맥두께(IMT 측정)의 변화를 알아본 것인데 서로간 유의한 차이를 입증하지 못한채 끝났다.

강력한 LDL-C의 감소 효과가 전반적인 심혈관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연구가 실패로 나오자 미국 시장에서 바이토린의 처방은 급감했다. 처방 변경 등 사태가 커질 기미를 보이자 미FDA가 곧바로 ENHANCE 연구에 대한 1년여의 검토 보고서를 발표하며 진정시키기도 했다.

당시 FDA는 보고서에서 혈중 LDL-C는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이며, 바이토린은 LDL-C를 심바스타틴보다 유의하게 많이 떨어뜨린다고 결론내렸다. 또 경동맥 두께 변화가 없었던 것은 이미 정상에 가까운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데다, 임상기간이 짧았다며 머크 편을 들어주기도 했다.

문제는 ENHANCE 파장이 가라앉기도 전에 같은해 9월에 또다시 효과 논란이 불거지면서 바이토린의 위기를 맞았다.

당시 유럽심장학회(ESC)는 SEAS 연구를 대대적으로 발표했는데 1차 종료점인 심혈관 위험성을 위약대비 줄이지 못했고 게다가 암발생이라는 치명적 유해반응이 나오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SEAS는 ENHANCE와 마찬가지로 머크가 바이토린의 강력한 콜레스테롤 강하효과에 자신감을 얻으며 진행했던 연구다. 이를 위해 대동맥판막협착증(AS) 환자 1873명을 모집했다. 특히 평균 52주간 관찰한 대규모 장기간 위약대조 연구로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1차 종료점인 복합적 심혈관 위험률을 위약보다도 유의하게 낮추지 못하면서 처참히 실패로 끝났다.


설상가상으로 암발생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한 사실이 밝혀지며 오히려 치명타를 입었다. 모든 암발생에서 바이토린의 경우 11.1%였으며 위약군은 7.5%였다. 재발성 암을 제외한 모든 암발생에서도 7.0%와 10.8%로 통계적 유의성이 드러났다.

당시 바이토린의 효과를 긍적적으로 평가했던 국내 임상의들은 SEAS 연구 결과에 놀라움을 금치못했고 이어 암발생까지 추가로 나오면서 혼동스러워했다.

IMPROVE-IT 연구가 바이토린 운명 결정

혼란스러워진 머크는 IMPROVE-IT으로 재신임을 기다리고 있다. IMProved Reduction of Outcomes: Vytorin Efficacy International Trial이라는 풀네임에서 알수 있듯이 바이토린의 효과와 안전성을 다시한번 검증하는 연구다.

대규모인 만큼 지금까지 논란이 돼왔던 암 등의 이상반응 연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에는 안정형 급성관상동맥증후군 1만8000여명이 참여하며 바이토린10/40mg과 심바스타틴 40mg을 비교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나와 봐야 바이토린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기다리는 머크는 좌불안석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모두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학계와 업계는 이 연구가 바이토린의 효과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중요한 연구로 평가하고 있다.

과연 어떤 결과가 어느 학회(또는 저널)에서 발표될지 학계의 눈과 귀가 당분간 IMPROVE-IT에 쏠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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