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와파린 시대가 요구하는 '네 가지'-1
최다 적응증 가진 국내 첫 항응고제 신약-2
심방세동 환자 뇌졸중 예방 새로운 선봉장-3
효과·안전성 지지 연구 기반 선발주자와 나란히-4
"기존 항응고제 적응증 모두 획득해야 진정한 포스트와파린"-5

세 번째로 시장에 나온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는 Xa인자 저해제로 지난해 말 유럽연합과 미국에서 비판막성 심방세동(AF)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 예방에 승인을 받았고, 우리나라에도 지난 2월에 승인받았다. 포스트와파린 레이스 돌입시기는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그간 연구들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꾸준히 입증해 온 만큼 시장에 먼저 발을 들인 약물들과 경쟁하기에 충분하다는 평이다.



와파린으로 관리 가능한 AF·뇌졸중 위험요소 동반 환자 일관된 뇌졸중 감소 효과

■ ARISTOTLE·AVERROES 연구
심방세동서 주요 출혈 감소 강점

항응고제 신약들의 가장 치열한 접전지로 예상되는 AF 환자군에 대한 엘리퀴스의 주요 근거는 AVERROES, ARISTOTLE 연구다. 특히 ARISTOTLE 연구에서는 주요 출혈을 감소시켰다는 강점을 보여줬다.
AVERROES 연구는 비타민 K 길항제 치료에서 실패했거나 맞지 않는 AF 환자 5599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75세 이상으로 AF가 있거나 뇌졸중 또는 일과성 뇌허혈발작, 동맥 고혈압, 당뇨병 등이 있었고, 40%는 비타민 K 길항제를 투여받고 있었다. 엘리퀴스군은 1일 2회 2.5 또는 5 mg을, 아스피린군은 1일 1회 81~324 mg을 투여했다.

뇌졸중 또는 전신성 색전증 재발이 1차 종료점이었고, 평균 1.1년 추적 결과 엘리퀴스군 1.6%, 아스피린군 3.7%로 우위를 보였다. 사망률도 엘리퀴스군 3.5%, 아스피린군 4.4%로 더 좋았다.

주요 출혈위험은 엘리퀴스군 1.4%로 아스피린군 1.2% 보다 조금 높았지만, 두개내출혈 발생건수 분석에서 엘리퀴스 11건, 아스피린 13건으로 나타났다.

이외 심혈관 사건으로 인한 입원율도 엘리퀴스군이 더 좋게 나타났다(12.6% vs 15.9%). 이에 당시 연구 관련 자료 및 안전성 관리 이사회는 엘리퀴스군의 혜택 차이가 명확하게 나타났다며 연구의 조기종료를 권고했다. 그렇지만 엘리퀴스가 포스트와파린 제제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주요 근거는 2011년 유럽심장학회(ESC) 연례학술대회에서 발표된 ARISTOTLE 연구다.

AVERROES 연구는 와파린을 투여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지만, ARISTOTLE 연구는 조절가능한 AF 또는 뇌졸중 위험요소 동반 환자들 중 와파린(INR 2~3으로 조절)으로 관리가능한 이들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1만 82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 이중맹검 연구로, 와파린 대비 엘리퀴스 1일 2회 5 mg 전략의 비열등성·우위성 입증을 목적으로 했다. 1차 종료점은 허혈성 또는 출혈성 뇌졸중 및 전신성 색전증이었고 , 주요 출혈과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도 함께 비교했다.

평균 추적기간은 1.8년으로 비교에서 전체 1차 종료점 도달률은 엘리퀴스군 1.27%, 와파린군 1.6%로 엘리퀴스군의 위험도가 21% 낮았다(비열등성 p<0.001, 우위성 p=0.01). 주요 출혈도 엘리퀴스군 2.13%, 와파린군 3.09%,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도 3.52%, 3.94%로 엘리퀴스군이 위험도를 각각 31%(p<0.001), 11%(p=0.047)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출혈성 뇌졸중 발생률은 엘리퀴스군 0.24%, 와파린 0.47%로 50% 가량 적었고, 허혈성 또는 원인불명의 뇌졸중은 0.97%, 1.05%로 8% 감소했다. 주요 하위그룹에서도 모두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2011년 ESC에서 전문가들은 ARISTOTLE 연구 결과에 대해 다른 Xa인자 억제제와 마찬가지로 임상적으로 정기적인 관찰이 없어도 되고, 주요 출혈률이 낮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약물·음식과의 상호작용도 적어 환자의 순응도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내인성도 좋아 중간에 약물투여를 중단하는 비율도 낮게 나타났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 AMPLIFY-EXT 연구
정맥혈전색전증 재발 예방

AF 외 다른 적응증에서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혈액학회(ASH) 연례학술대회에서는 엘리퀴스의 정맥혈전색전증(VTE) 재발예방 효과를 입증한 AMPLIFY-EXT 연구가 발표됐다.

이 연구는 VTE 치료를 위해 6~12개월 동안 와파린 치료를 받은 환자 2482명을 대상으로 12개월 동안 추가로 엘리퀴스 치료를 시행했다. 엘리퀴스군은 1일 2회 2.5 mg, 5 mg으로 나눠서 12개월 동안 투여했고 위약과 효과를 비교했다. 이중 항혈소판제요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1차 종료점은 VTE 재발 또는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으로, 1년째 평가에서 엘리퀴스 2.5 mg군은 3.8%, 5 mg군은 4.2%로 위약군(11.6%)보다 각각 67%, 64%의 위험도 개선 효과를 보였다. 또 비VTE관련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사망에서도 각각 64%, 53%, 주요출혈에서도 51%, 75% 위험도를 감소시켰다. 단, 모든 종류의 출혈은 높았다(2.5 mg군 20%, 5 mg군 62%).

전문가들은 "VTE 환자들에 대한 지속적인 항응고치료의 위험대비 혜택에 대한 좋은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위험도가 높은 환자들에서는 "위험대비 혜택 평가를 위한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APPRAISE-2 연구·ADOPT 연구
ACS·혈전 예방 불구 출혈 부작용에 발목

하지만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 환자 치료와 혈전예방 투여 전략은 주요 출혈에 발목이 잡혔다. 이에 관련된 연구들은 모두 조기 종료됐다.

지난해 ESC에서 발표된 APPRAISE-2 연구에서는 ACS 병력이 있고 허혈성 사건 재발 위험요소가 2개 이상인 환자 7392명을 대상으로 1일 2회 엘리퀴스 5 mg 전략을 평가했다. 평균 241일 간 추적관찰을 시행했고, 1차 종료점은 심혈관사건, 심근경색, 허혈성 뇌졸중이었다.

연구결과에서 엘리퀴스군에서는 7.5%, 위약군에서는 7.9%가 1차 종료점으로 나타나 비슷했지만, 1차 안전성 종료점인 주요 출혈에서는 엘리퀴스군 1.3%, 위약군 0.5%로 약 3배 높았다. 두개내출혈과 치명적인 출혈사건도 엘리퀴스군에서 더 많았다.

이번 연구결과로 ACS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던 2상임상인 APPRAISE Japan 연구도 함께 중단됐다.

ADOPT 연구에서는 VTE의 예방에 대한 단기간 에녹사파린과 엘리퀴스의 연장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을 비교했다. 대상군은 울혈성 심부전, 호흡기 부전, VTE에 대한 위험요소 1개 이상인 4495명이었다. 엘리퀴스군은 1일 2회 2.5 mg를 30일간 투여했고, 에녹사파린군은 40 mg을 6~14일 간 투여했다.

1차 종료점은 30일째 VTE, 폐색전증, 전신성 심부정맥 혈전증(DVT)과 관련된 사망 또는 초음파를 통한 무증상 근족 DVT였다. 1차 효과 종료점에 도달한 비율은 엘리퀴스군 2.71%, 에녹사파린군 3.06%로 효과는 입증했다. 하지만 안전성 종료점인 30일째 주요 출혈에서 엘리퀴스군 0.47%, 에녹사파린군 0.19%로 2.5배 이상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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