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태·유럽 학회 합의성명 발표
"60세 이전, 폐경 후 10년 이내면 혜택 > 위험"


북미, 유럽, 아·태 지역의 여성건강 관련 학회들이 폐경호르몬요법(MHT, Menopausal Hormone Therapy)과 관련해 타이밍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합의성명을 도출해냈다.

국제폐경학회를 필두로 미국재생의학회, 아시아태평양폐경연맹, 미국내분비학회, 유럽폐경·남성갱년기학회, 국제골다공증재단, 북미폐경학회 등 7개 관련 단체들이 오랜 기간 논란의 중심이 돼 온 MHT의 위험 대비 혜택에 대해 컨센서스(consensus)를 만들어낸 것이다.

국제폐경학회 저널 CLIMACTERIC 2013;16:203-204에 발표된 합의성명은 MHT에 적용되는 타이밍이론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폐경 후 여성에서 언제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혜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타이밍이론은 과거의 위험론에 맞서 MHT의 조기적용을 지지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효과 극대화 위해 타이밍이론 적용

"MHT는 어떤 연령대에서든 폐경과 관련된 혈관운동성 증상의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다. 하지만, 60대 이전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증상 여성에게 사용될 경우에 혜택이 위험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합의성명은 안면홍조 등으로 대변되는 폐경증상의 치료에 호르몬요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하지만 연이어 단서조항이 따라 붙는데, 바로 타이밍이론과 관련된 내용이다. 성명은 60대 이전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적용을 치료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기간으로 강조했다.

▲골절위험 감소

"MHT는 60세 이전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위험군 여성에서 골다골증과 관련된 골절의 예방에 효과적이며 적절한 전략이다."

골절위험의 감소는 MHT의 주된 혜택으로 알려져 있다. WHI를 비롯해 위험과 혜택을 놓고 서로 상반된 결과를 보고한 여러 연구들, 그리고 관련 학회의 가이드라인들도 이 부분에서는 전반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합의성명에서는 역시 60세 이전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타이밍이 전제됐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심혈관 혜택

"60세 이하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여성에서 에스트로겐 단독 표준용량의 MHT가 관상동맥 심장질환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may decrease)는 것이 무작위 임상연구, 관찰연구, 메타분석 등을 통해 지지받고 있다."


심혈관 혜택과 위험은 MHT 논란의 핵심이다. 성명은 이 부분에서도 타이밍 이론을 적용해 60세 이하, 폐경 후 10년 이내 여성에서 혜택이 있을 수도 있다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하지만, 성명 원문에서 "may decrease"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심혈관 혜택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유보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병용과 관련해서는 "해당 시기의 여성에서 사망률은 비슷한 수준이며, 대부분의 무작위 임상연구에서 관상동맥 심장질환의 유의한 감소나 증가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를 종합해보면 60세 이하 또는 폐경 후 10년 이내의 여성에서 MHT가 적어도 심장질환을 증가시키지는 않는다는 점에서는 컨센서스(consensus)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성명은 "경구 MHT 사용시에는 정맥혈전색전증(VTE)과 허혈성 뇌졸중 위험이 증가하지만, 60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절대 위험도가 낮다"며 역시 타이밍이론을 강조했다.

▲유방암

"MHT에 의해 기인하는 유방암 위험은 적고 치료를 중단한 후에는 위험이 감소한다."


성명은 "50세 이상 여성에서 MHT와 유방암 위험의 연관성은 복잡한 이슈"라며 "주로 에스트로겐에 프로게스테론을 추가하는 요법이나 치료의 기간과 연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MHT 자체가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치료중단 후 위험이 감소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안전성 데이터가 유방암 생존 여성에서 MHT의 사용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상의 합의성명 내용은 MHT 적용에 있어 개인의 특성에 따른 맞춤치료가 강조된 점과도 일맥상통한다. 성명은 "연령, 폐경 후 기간, 정맥혈전색전증·뇌졸중·허혈성 심장질환, 유방암 등 위험인자와 삶의 질 등을 고려해 MHT의 선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