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내역 확인제도, 당기잉여금, 약제비 두고 공단 질타

노환규 회장의 건보공단 때리기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건보공단 호화청사, 공단 직원 월급 공개, 수가협상 결렬 등으로 가차없는 비판을 가하며, 고소-고발전을 감행한 바 있다.

최근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은 자신의 SNS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진료내역 인터넷 확인-신고 포상금제도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노 회장은 "정부가 죽어가는 일차의료를 활성화하고 의사-환자 간의 신뢰회복을 도모해도 모자랄 판에 불신을 조장하는 일을 자행한다"면서 중단을 촉구했다.

비판을 받는 해당 제도는 환자가 공단 홈페이지(www.nhis.or.kr)를 방문만 하면 손쉽게 진료내역이 사실과 다른지를 확인하고, 잘못된 경우 신고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환수금이 2000원~2만5000원이면 포상금은 1만원, 2만5000원 초과시 최고 500만원 한도 내에서 공단부담금의 40%를 신고자에게 수여한다.

이에 대해 노 회장은 "만약 해당 제도를 계속 시행할 경우, 조만간 의사들이 일어설 것"이라며 강력한 엄포를 놨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노 회장은 건보공단의 당기잉여금 4조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최근 열린 충청북도의사회 대의원총회에서 노 회장은 "건보공단이 3조9000억원의 당기잉여금을 기록했다"며 "이는 지불할 돈이 제대로 지불되지 않아 발생한 바람직하지 못한 이익"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국민 의료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고, 의료비 부담을 국민과 의사에게 떠넘겨 남은 돈이라고 해석했다. 따라서 노 회장은 “국민과 의료계가 함께 힘을 합쳐 공단의 문제를 해결하자”고 촉구했다.

이같은 노 회장의 제2라운드 돌입에 의사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진료내역 확인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의사들은 "이제 공단이 '갑' 의사가 진정한 '을'이 됐다" "의사는 잠정적 범죄자인 시대"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당기잉여금도 “의사들은 저수가, 국민들은 건보료 지속 상승을 감내해 얻은 씁쓸한 결과물”이라며 동조했다.

한편으론 노 회장의 공단 때리기에 회의적인 반응도 보였다. 한 의사는 "매번 말로만 하니 전혀 위기같지 않다. 이제 결과로 보여주길 바란다"며, 그간 공단-노 회장의 논쟁들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뿐 정책적 변화를 보여주지 않은 것에 대해 지적했다.

실제 정총에 모인 의사들은 "회원의 목소리도 제대로 듣지 못하면서 매번 정부에 시비걸기에만 바쁘다"면서 "회원에게는 부드러운 리더십을, 정부에는 전략적인 설득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