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환 확보 주력...암병원 승격 등 승부수

다음달 9일 분당서울대병원 암뇌신경병원 공식 개원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삼성서울병원이 은근 의식하는 모습이다.

이번 분당서울대 암뇌신경병원은 글자 그대로 암과 뇌신경이 주요 무기다. 통합암센터는 세분화된 18개 암종별센터와 암통합지지센터, 항암주사실, 암정보교육센터 등 22개 센터를 갖추고 ‘내 가족을 위한 최첨단 암병원‘을 모토로 운영한다.

특히 유수의 암센터들에서 가장 문제되고 있는 대기시간을 대폭 줄여 전문의의 당일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그날 진료, 그주 치료, 그달 회복'의 사이클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국내 최초로 오픈하는 뇌신경병원은 뇌졸중, 치매, 수면, 어지러움증, 뇌전증, 말초신경근육병, 파킨슨병, 뇌종양 등 뇌신경계 질환을 통합진료하는 전문병원이다. 후유증이 심각한 뇌신경계 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10년간 시도해온 통합진료의 집약체로 운영하게 된다.

이를 바라보는 삼성서울병원은 겉으로는 태연한 듯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소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 아무래도 위치 상 분당서울대병원이 자리를 잡게 되면, 수원, 용인, 화성, 성남 등 경기남부권의 환자 유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비전 2020:환자행복을 위한 의료혁신'을 새롭게 선포하고 “환자의 숫자를 줄여 치료의 질을 높이겠다”는 그동안의 취지와는 상반될 정도다. 삼성서울병원 한 교수는 “사실 전반적으로 분당서울대가 삼성서울병원의 경쟁 상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암뇌신경병원이 초기에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병원 차원으로 외래 환자 확보에 대한 주문이 있다”고 귀띔했다.

또한 암 치료를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비전 2020 핵심전략 중 하나로 ▲암, 심혈관, 뇌신경, 장기이식 등 1+3 센터의 집중 육성이 들어가 있으며, 암센터를 주력하고 암 병원으로 승격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다. 벌써 두 차례의 암병원 승격 공식 발표 기자간담회를 미룰 만큼 신중함을 기하는 모습도 엿보였다.

이에 대해 한 교수는 “암 병원 승격 발표가 미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장의 권한 부여에서 다소 의견충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암병원장을 맡게되는 쪽에선 인사권과 암병원 전체 지휘권에 목소리를 내고, 기존 보직라인에서는 병원 총괄 체제 하에 암병원이 운영될 수 있도록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암병원의 역할론을 놓고 원장과 사장간, 내부 교수들 간의 의견충돌도 다소 뒤따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교수는 “암센터가 암병원으로 가기 위한 목적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무늬만 암병원으로 바꾼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 수많은 회의와 논의를 통해 조율 중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성모의 암병원 설립에 이어 분당서울대까지 가세하자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내부 여론이 지배적이다. 교수들은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앞세우면서, 치료율이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분야를 더 차별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환자행복을 위한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삼성서울병원만의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