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리나글립틴의 행보가 심상찮다.

출시 6개월만에 120억원이라는 전례없는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약을 통틀어 출시 6개월만에 100억원을 초과 달성하는 약이 흔치 않은데 그것도 한참이나 늦은 출시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기록적인 달성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국내 급여 출시된 DPP-4 억제제는 모두 5개 성분. 이중 리나글립틴은 시타글립틴, 빌다글립틴, 삭사글립틴에 이어 4번째로 나왔다. 5번째는 토종신약 제미글립틴이다. 많이 늦은 출시였지만 월처방순위로는 벌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장세로만 보면 리딩제품인 시타글립틴 제제마저 따라잡을 기세다.

국내 첫 DPP-4 당뇨신약인 자누비아도 출시 당시 6개월만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블록버스터 대열에까지 오르지는 못했다. 이처럼 리나글립틴이 처방이 늘어나자 의사들 마저도 놀라고 있다. 그러면서 분석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나글립틴 성장의 첫번째 근거로 중증의 신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효과를 꼽고 있다.

실제로 리나글립틴은 GFR(사구체여과율)이 30mL/min인 그야말로 중증의 신장애를 앓고 있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효과적이다. 2011년 유럽당뇨병학회 발표에 따르면, 환자들의 평균 A1C는 8.2%였는데 리나글립틴은 12주후 0.8%를 추가로 떨어뜨린 반면 위약은 0.15%를 낮추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국내 당뇨병환자중 신장애 환자가 많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처방에 미치는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번째 근거는 75세 이상의 고령의 환자들에서 효능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이 연구의 핵심은 A1C 감소율과 공복혈당 감소효과가 우수하면서도 안전성은 위약과 유사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미국당뇨학회(ADA)에서 발표된 바 있다.

마지막으로 고령의 환자를 대상으로 베이잘 인슐린과 병용 처방한 연구도 리나글립틴의 처방을 올려준 연구로 평가하고 있다. ADA에 따르면, 리나글립틴은 인슐린과 병용처방할 경우 A1C를 효과적으로 낮춘다. 특히 이같은 효과는 75세 이상의 고령의 환자들에도 동일하며 그러면서도 저혈당의 부작용은 위약과 동등했다.

전문가들은 리나글립틴이 고령의 신장애 환자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있는데다 용량조절이 필요하지 않는 약제라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국 리나글립틴이 고령의 신기능 장애 환자들에게 집중적으로 처방되고 있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울산의대 정창희 교수(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는 "리나글립틴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 그 배경은 여러가지 근거와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한편으로는 국내 당뇨병환자들의 신기능 장애 문제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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