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렐토와 같은 기전 ...제형, 임상 환자군 프라닥사와 유사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에 이어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까지 나오면서 그야말로 항응고제 춘추전국 시대를 앞두고 있다.

식약청에 따르면, 엘리퀴스 5 mg는 지난 27일자로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예방약물로 허가됐다. 수개월 먼저 2.5 mg 제형이 허가되기는 했지만 5 mg가 주력약물이라는 점에서 비로소 경쟁구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기전은 자렐토와 같다. 응고인자 Xa 억제제 계열로 중요한 혈액 응고 단백질인 Xa 인자를 억제해 트롬빈 생성과 혈액 응고를 막아주는 원리다. 참고로 다비가트란은 트롬빈 직접 저해제(DTI) 계열이다.

효능도 입증했다. 2012년 유럽심장학회(ESC)에서 발표된 ARISTOTLE 연구에 따르면, 엘리퀴스의 뇌졸중 및 색전증 발생률은 1.27%로 와파린(1.6%) 보다 21% 더 뛰어나다. 이러한 효과로 인해 사망률도 11% 나 낮춰준다.

특히 출혈 위험성 감소가 두드러진다. 엘리퀴스의 모든 원인에 의한 주요 출혈 발생률은 2.13%로 와파린(3.09%) 대비 31% 더 낮게 나왔고, 주요 또는 임상적 비주요 출혈 발생률도 와파린 대비 32% 나 낮춰 효과와 안전성이 균형 잡힌 약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이 약물은 특이하게도 아스피린과 비교한 연구도 있다. AVERROES 연구 결과 엘리퀴스의 뇌졸중 및 색전증 발생률은 1.7%로 아스피린(3.6%) 보다 무려 52% 더 위험성을 낮춘다. 뇌졸중, 전신색전증, 심근경색증 및 심혈관계 사망률도 34% 더 뛰어나다. 다만 출혈 발생률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 연구가 나오자 전문가들은 "효능을 보다 신중하게 검증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어쨌든 지난 2010년 ESC에서 대대적으로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이 약의 가장 큰 장점은 사망률 개선이다. 뉴잉글랜드오브저널(NEJM)은 2011년 사설을 통해 엘리퀴스가 효과와 안전성(출혈) 모두 입증했고 여기에 다른 새로운 항응고제 중 모든 사망률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킨 첫 약물이라고 호평한 바 있다. 프라닥사도 12% 정도 사망률 개선효과를 입증하기는 했기만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따라서 향후 시장에 나왔을 때 이 부분에 대한 홍보가 예상된다.

재미있는 점은 앞서 나온 프라닥사와 여러 가지 부분이 겹친다는 점이다. 우선 제형이 저용량, 고용량 두 가지가 있어서 환자 상태에 따라 달리 처방할 수 있다는 점이 같다. 엘리퀴스 2.5mg은 80세 이상, 60kg 미만, 혹은 혈청 크레아티닌 1.5 mg/dL (133 micromole/L) 이상 중 2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투여할 수 있다. 저용량에 해당하는 프라닥사 110mg도 비교적 저 위험도 환자에게 투여한다.

하지만 엘리퀴스의 경우 프라닥사처럼 저용량만을 따로 분류한 연구는 없어 정확한 평가가 어려운 게 단점이다.

하루에 두 번 복용하는 것도 같다. 이는 장점이기도 하지만 환자들에게는 단점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반감기가 짧은 것은 수술 등에 유리할 수 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복용해야하는 환자들에게는 복약순응도가 불편할 수 있다며 만약 빠트릴 경우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임상부분에서는 두 연구에 참가한 환자군이 거의 같다. 엘리퀴스의 랜드 마크인 ARISTOTLE 연구에서 CHADS2 스코어 1이하, 2, 3이상인 비율은 각각 34%, 35%, 30%인데 이는 프라닥사와 거의 흡사하다. 이는 환자타깃이 겹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경쟁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엘리퀴스는 한국화이자제약과 한국BMS제약이 공급한다. 양사는 이미 경쟁품이 나온 만큼 빠른 협상으로 연내 급여 출시를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엘리퀴스의 출현으로 올 연말에는 본격적인 항응고제 3파전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