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동맥경화학회(EAS)는 지난 2011년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 개정판을 발표, 적극적인 지질저하 전략과 함께 LDL-C, TG, HDL-C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접근법을 제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LDL-C 70 mg/dL 미만으로의 목표치를 선택에서 권고사항으로 격상시켰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상지질혈증을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저HDL콜레스테롤혈증으로 구분해 약물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등 보다 세분화된 접근법을 구사하고 있다.



“The lower the better”
심혈관질환 위험도 따라 치료 강도 조절
초고위험군 LDL-C 목표치…70 mg/dL 미만 강력 권고


“심혈관질환 기왕력, 제2형당뇨병 또는 표적장기손상(예, 미세알부민뇨)이 있는 제1형당뇨병, 중등도~중증 만성신장질환, 10년 내 동맥경화성 사건 발생 위험도(SCORE) 10% 이상 중 하나에 해당하는 초고위험군(very high risk) 환자에서 LDL 콜레스테롤(LDL-C) 목표치는 70mg/dL 미만이다.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LDL-C를 기저수치의 50% 이상 감소시킨다(Class I, Level A).” - 2011 ESC·EAS 가이드라인

“관상동맥질환 기왕력이나 비관상동맥 형태의 동맥경화성 질환, 당뇨병, 2개 이상 위험인자에 10년 내 관상동맥질환 발생위험 20% 초과 등 관상동맥질환에 준하는 고위험군(high risk)에서 LDL-C 목표치는 100mg/dL 미만이다. 초고위험군의 경우 70mg/dL 미만도 치료선택으로 타당하다.- 2004 NCEP ATP III 가이드라인

최근의 지질치료 변화의 흐름이 두 권고안에 모두 담겨있다. 유럽심장학회(ESC)와 유럽동맥경화학회(EAS)는 2011년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관리 가이드라인(European Heart Journal 2011;32:1769-1818)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LDL-C 저하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핵심은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의 LDL-C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권고한 것. 지난 2004년 업데이트된 미국국립심장·폐·혈액연구원(NHLBI)의 지질 가이드라인(NCEP ATP III, Circulation 2004;110:227-239)이 초고위험군에서 70 mg/dL 미만 목표를 선택사항으로 남겨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초고위험군에 대한 정의 역시 차이를 보인다. 전반적으로는 지질조절의 기조가 보다 엄격하게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70 mg/dL 미만, 선택에서 권고로
미국의 ATP III는 심혈관질환 초고위험군에서 LDL-C 목표치를 100 mg/dL 미만으로 권고하고, 70 mg/dL 미만을 선택사항(option)으로 추가했다. 반면 7년 뒤 유럽은 이를 권고사항(recommendation, indication)으로 못박으며 등급을 격상시켰다. 전자가 70 mg/dL 미만을 임상현장의 재량에 맡겼다면, 후자는 이를 당위적 조건으로 규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ESC·EAS는 이 권고안에 Class I의 최고등급을 부여했다. 2011년 유럽 가이드라인에서 초고위험군의 LDL-C 70 mg/dL 미만 목표치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LDL-C를 기저수치에서 절반 이상 감소시켜야 한다는 내용도 이같은 변화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당뇨병만 있어도 초고위험군
유럽 가이드라인의 경우 초고위험군에 대한 정의도 상당한 변화가 반영됐다. 권고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ATP III의 고위험군과 ESC·EAS의 초고위험군 정의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이 정의한 고위험군이 유럽의 초고위험군과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먼저 2011년의 ESC·EAS 가이드라인은 “심혈관질환 기왕력, 제2형당뇨병 또는 미세알부민뇨와 같은 표적장기손상이 있는 제1형당뇨병, 중등도에서 중증의 만성신장질환(사구체여과율 60 미만), SCORE 10년 위험도 10% 이상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해당하는 경우”로 초고위험군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임상에 적용하면, 심혈관질환이 없는 제2형당뇨병 환자도 초고위험군으로 분류돼 LDL-C 70 mg/dL 미만 목표치의 적용대상이 된다.

반면 2004년의 ATP III에서 초고위험군은 심혈관질환에 당뇨병 등 위험인자가 동반된 경우에 해당하며, 이들에게 LDL-C 70 mg/dL 미만 조절을 타당한 선택으로 언급하고 있다. 고위험군은 “관상동맥질환 기왕력, 동맥경화성 질환, 당뇨병, 2개 이상 위험인자에 10년 내 관상동맥질환 발생위험 20% 초과 등”으로 정의했으며, LDL-C 100 mg/dL 미만 조절을 주문했다. 다시 말하면 미국 가이드라인의 고위험군이 유럽에서는 초고위험군으로 격상됐다고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심혈관질환 기왕력자 또는 이에 준하는 위험도의 당뇨병 등이 있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들에게 ATP III는 LDL-C 100 mg/dL 미만을, ESC·EAS는 70 mg/dL 미만을 권고한 것이다.


고위험군 목표치 100 mg/dL 미만
유럽 가이드라인은 또 “가족성 이상지질혈증, 중증의 고혈압과 같이 단일 심혈관 인자의 위험도가 현저히 상승했거나 SCORE 수치상 10년 내 치명적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가 5~10%인 경우”를 고위험군으로 규정하고 “LDL-C 100 mg/dL 미만을 목표치로 고려해야 한다”고 권장했다(Class IIa, Level B).

SCORE 위험도 1~5% 이하로 정의된 중등도 위험군(moderate risk)에게는 LDL-C 115 mg/dL 미만의 목표치가 제시됐다(Class IIa, Level C). 이상을 종합해보면, 전반적으로 최근 발표된 유럽의 지질 가이드라인이 미국에 비해 강화된 LDL-C 목표치를 권고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1년과 2004년의 지질조절 전략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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