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국립재활원·양산부산대병원 등 4개 병원

대표적 보행재활로봇인 로코멧(Lokomat)은 스위스 Hocoma사 제품으로 가격이 5억원 이상이지만 세계적으로 300대 이상 판매됐다.

이에 비해 국내 제품인 피앤에서미캐닉스사의 워크봇(Walkbot-S)은 3억5000만원 정도로 로코멧에 비해 가격이 낮지만 사용하는 병원은 극소수다. 지난해 말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재활원, 양산부산대병원, 연세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에서 워크봇을 활용한 재활로봇시범사업에 돌입했다.

보행로봇재활치료 근거 필요

재활로봇시범사업단이 이들 4개 병원에서 얻으려는 것은 뇌졸중, 외상성 뇌손상, 척수손상 등의 환자가 재활로봇치료를 했을 때 안전성과 효과가 있다는 근거자료다.

다기관임상 연구를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비급여나 급여 등 수가를 인정받으려는 기초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13일 서울대병원 등 시범사업을 하는 병원들이 그동안의 운영상황에 대한 결과를 토론하는 심포지엄이 열렸다.

오병모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는 "2월 6일 현재 189시간 워크봇을 활용하고 있고 3월 중순이 되면 300시간 된다"며 "앞으로 아급성기 뇌졸중환자에서 보행로봇치료 효과를 파악하고 있고, 뇌졸중과 척수손상 환자에서 대한 로봇 치료의 비용효과 분석을 하고 있다.

또 보행로봇치료가 경두개 직류전기자극 병행요법이 보행 기능에 미치는 효과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연세원주의대 교수(연세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재활의학과)는 남자 7명, 여자 6명 총 1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재활로봇치료를 하고 있으며 이들은 뇌졸중, 척수손상, 외상성뇌손상 등을 앓고 있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치료 전 환자를 누가 준비시킬 것인지, 로봇치료 준비에 몇 사람이 참여하는 것이 적당한지, 소요 인력과 역할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지 등 명확하게 해야 할 것이 많다"고 지적하며 "비용, 병원의 수익성, 보험 급여율, 적용 시간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라고 그동안의 경과를 발표했다.

치료효과 임상데이터 없어 "답답"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들이 에비던스를 만들기 위한 연구 중이지만 갈 길은 멀다.재활의료로봇이 물리치료사 등이 치료했을 때보다 더 치료효과가 더 월등하다는 임상 데이터 등도 제시해야 하고 이를 통해 심사평가원으로부터 수가를 인정받아야 하는 등 그야말로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양산부산대병원 등 4개 병원에서 진행 중인 시범사업도 에비던스를 확보하기 위한 연구인 셈이다.

지난해 7월 열린 재활로봇 중개연구 활성화 심포지엄에서 정선근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는 보행재활로봇이 인정받으려면 의사, 환자 등 각각의 입장에서 명확한 답을 찾아야 의사나 환자가 치료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보행로봇치료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인지 또 현행 의료제도 틀내에서 시행할 수 있는지. 환자에 대한 적용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인력대체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한 에비던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입장에서도 효과와 비용, 효과의 지속성, 타치료 에 대해 우월한지 등에 대한답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지금까지의 상황은 낙관적이지는 않다. 물리치료사가 치료를 했을 때와 보행재활로봇을 사용했을 때의 비교 연구결과 보행로봇이 우월해야 심평원으로부터 수가를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논문은 물리치료사와 로봇의 효과가 비슷하다는 결론이다. 이번 4개 병원에서 진행되는 시범사업 결과가 어떤 결론을 도출할지 궁금증이 더해지는 것은 이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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