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분간 울리는 감동의 향연

올해도 국내 각종 TED행사가 풍년이 될것으로 보인다. 전국 각지, 학교 등에서 수십개의 TEDx가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의료계에서도 5월에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주최 'TEDx Eonjuro'가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을 주제로 개최된다. 특히 올해는 한국인 4인이 미국 TED 본무대에 서는 가운데, 그중 1인이 TEDx Eonjuro 연자였던 터라 더욱 주목된다.

날로 늘어가는 TED에 대한 관심

TED란, 기술(Technology),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디자인(Design)의 약자로, 가치있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일종의 지식콘퍼런스다. 신분이나 직급에 상관없이 누구나 무대에서 18분 동안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1984년 미국에서 시작된 이후 다른 나라로 확산됐으며, TED의 라이센싱을 받아 TEDx이름을 사용할 수 있어, TEDxSeoul 등 지역별로 활발하게 열리고 있다.

현재 TED 강연의 재생 횟수는 10억건이 넘고 미국 롱비치 행사장에서 직접 TED 본무대의 강연을 들을 수 있는 티켓은 7000달러의 고가에도 불구,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됐다.

4년전 기업으론 처음으로 TEDx를 진행한 삼성그룹은 사장단까지 TED에 대해 배우면서 관심을 이끌고 있다.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은 지난해말 사장단을 대상으로 'TED, 18분만에 담아내는 지식소통혁명'이란 강연을 펼치고 TED 활용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신 부원장은 "확산시킬 만한 아이디어를 공유하자는 게 TED의 기본 취지"라며 "수직사회에서 수평사회로, 개인창의에서 집단창의로,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원웨이에서 투웨이 커뮤니케이션으로 전환하는 지식소통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즉, TED 자체에만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가능하다는 것이다.

TED에 적극적인 대표주자 중 하나로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이 있다. 지난해 10월 13일 'TEDx City 2.0'에 참여, 서울시가 추진 중인 '공유도시(Share City) 서울' 정책과 공유의 철학과 가치를 바탕으로 한 행정 패러다임의 전환을 설명했다. 시간, 물건, 정보 등을 함께 나누고 협력해 사회적 가치를 높인다는 취지로, 지방정부, 공공기관에서 주도하는 과거 도시 1.0 패러다임을 버리고 시민으로부터 혁신을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시카고, 베이징, 시드니, 뭄바이 등 세계 각 도시에서 독립적으로 동시에 개최되면서 서울이라는 도시의 의미를 더했다.

미국 TED 본무대에 서는 한국인들





올해 미국 TED 본무대는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젊음, 지혜, 미지(The Young, The Wise. The Undiscovered)'를 주제로 열린다. 디자이너, 컴퓨터 공학도, 행동과학자, 음악가, 심리학자, 법률가, 저널리스트 등이 다양한 주제로 강연에 참여한다.

TED 큐레이터인 크리스 앤더슨은 "평범하지만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진 일반인들이 무대에 서게 될 것"이라며 전세계 14개국에서 오디션을 개최했다. 서울에서는 지난해 5월 24일에 오디션이 열렸다.

전 세계 참가자들을 상대로 동영상 투표가 진행됐으며, 선발된 34인의 연자중 4인의 한국인도 꼽혔다. 한국 전통의 활을 직접 만드는 열정을 보여준 고1이 되는 장동우 군, 우울증을 음악으로 극복한 바이올리니스트 박지혜 씨, 새터민 출신의 사회운동가 이현서 씨, 디자이너 이진섭 씨 등이다.

한국은 물론, 개개인 연자로선 한국에 이어 전세계 무대에 설수 있다는 것이 큰 영광이다. 그만큼 더 큰 무대에서 많은 관심과 호응, 감동을 줄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도 경사가 됐다. 우울증을 극복하면서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한 박지혜 씨는 TEDx Eonjuro연자로 처음 TED와 인연을 맺었기 때문이다.

김세준 디렉터는 "직접적으로 미국 본무대와 TEDx Eonjuro와의 연관관계를 홍보할 수는 없지만, 이미 그만큼 TEDx Eonjuro가 전세계적인 감동을 안겨주는 인재를 발굴했다는 큰 의미로 볼 수 있다"며 "박지혜 씨가 전세계인들의 큰 호응을 얻었을 때 이전의 동영상을 검색하다보면 자연스럽게 Eonjuro와 강남세브란스병원이 따라다니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번도 공유된 적 없는 것을 꿈꿔라'

의료계에서는 TED와 TED 형식을 빌린 각종 강연회, 콘퍼런스 형식을 취한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유튜브를 통한 싸이 뮤직비디오 전세계 홍보 열풍으로 동영상을 활용한 각종 홍보 아이디어에도 고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선 '제2회 TEDx Eonjuro'가 5월 4일 강남세브란스병원 대강당에서 열린다.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을 주제로 법의학자, 프로파일러, 범죄심리학자 등을 초청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이밖에 삼성그룹, 카이스트 등 각종 학교와 의료, 기업과 의료의 연결고리 구상에 한창이지만, 아직 윤곽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일단 TED를 준비하려면 봉사의 마음가짐으로 함께 하면서도 TED 문화 자체를 즐기고 병원에 대한 애착이 가득한 내부 구성원들을 모아야 한다. 다음으론 미국 본사에 라이센스를 따고 가이드라인에 따라 홈페이지, 디자인, 무대 장치 등을 준비해야 한다. 동시에 대중에도 유익하면서도 흥미를 끌 수 있으면서도 기존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주제를 선정, 여기에 걸맞는 연자를 구성해야 한다.

TED 연사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일상적인 생각에 대한 단순한 이야기를 하지 마라 △아주 창대한 꿈, 미래 지향적인 놀랍도록 새로운 것, 혹은 이전에 한 번도 공유된 적이 없는 것을 꿈 꾸어라 △매우 호기심있어 하는 것, 혹은 자신의 열정을 드러내라 △이야기로 말해라(스토리텔링) △소통과 첨예한 논쟁을 위해, 다른 연설자의 발언에 대한 조언을 자유롭게 하라 △자신의 자랑을 하지 마라. 비난 받을 것이다. 성공담과 더불어 자신의 실패담에 대해 이야기하라 △무대에서 선전하지 마라. 회사, 재화, 글 혹은 자금의 요구는 금물이니, 이를 어기는 자는 암흑세계 저편으로 사라져 갈 지어다 △항상 명심하라: 웃음은 곧 선(善)이다 △연설을 낭독하지 마라 △절대로 청중의 시간을 앗아가지 마라.

김세준 디렉터는 "올해 TED 본무대에서 발표된 한국인들이 자꾸 언론에 띄워지면서 TED에 대한 열풍이 또다시 이어질 것"이라며 "일반인들에 유익한 정보를 심어주면서도,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병원의 브랜드를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국 TED에 방문하는 추대엽 TEDx 한국대사는 "올해는 오거나이저들의 연합행사를 비롯해 빌게이츠재단과 함께 하는 4월 TEDx CHANGE, 도시들의 연합인 10월 TEDx City2.0, 유아 및 청소년들이 참여하는 5월 TEDx Youth 등의 굵직한 행사가 예고돼 있다"며 "TED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행사 정보를 확인하고 직접 참여해보면서 전세계로 무한 연결될 수 있는 TED의 매력에 빠져보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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