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화환자를 활용한 의학교육

문제 제기

21세기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필요한 의사 양성은 어떤 교육과정을 통해 가능할까?

국민들의 건강문제를 해결해 주는 인간적이면서도 유능한 의사를 원하는 것 같다.

현 보건의료 체계와 관습적인 의학교육 체계를 유지한다면 요원한 숙제라고 본다.

환자의 생사가 수십분 간에 결정되는 응급실 교수들조차 의대생·수련의들이 교과서에나오는 증상과 진찰 소견만을 달달 외워서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실제로 환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정확한 진단에 하나 하나씩 접근하는 자세를 훈련받는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지만, 표준화환자 프로그램과 같은 혁신적 교육평가프로그램을도입하지 않고 이러한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의학교육 선진국 대부분의 의과대학과 일본, 필리핀, 태국 등의 주요 의과대학들은 표준화환자를 활용한 학생교육과 임상수행평가시험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현재 서울의대, 한양대의대, 울산대의대, 계명의대, 영남의대, 대구가톨릭의대, 동국의대, 가천의대, 전남의대, 전북의대 등 10개 이상의 의과대학과 지역 컨소시엄(대구-경북 및 전라)에서 실제 적용하거나 추진 중에 있으며, 그 외 10여개 의과대학에서 전공의나 교직원 등을 활용하여 부분적으로 시도하는 상황이다.


조직적 노력의 산물 표준화환자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확산·진행되고 있는 의료개혁 및 교육개혁의흐름 속에 의학교육 정상화 노력은 더 많은 교수와 학생들이 보다 좋은 교육환경 속에서 실제적이고 활발한 의학교육 체험에 참여하도록, 동기부여 및 다양한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관련 활동을 연구·지원이 필요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북미의과대학협회의 의학교육 변화 평가를 통한 실행안내 보고서 중, AAMC; ACME-TRI Report, 1993).

1955년 미국 뉴욕주 버펄로대학교에서 의학교육프로젝트로 시작한 Miller 박사 팀의 개선 노력은 1959년과 1963년에 각각 시카고 소재 일리노이대학교(The University of Illinois Chicago, UIC)와 남가주(The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USC, 로스엔젤레스 소재)대학교 내 의학교육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설립된 두 대학 의학교육학교실(Department of Medical Education)의 주요목적은 의과대학 교육을 지원 및 후원을 통하여 본질적인 교육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도록 하여 교육의 질을 강화시키는 데 있다.

표준화환자란 실제 환자의 병력, 성격, 감정적인 반응과 신체적 소견을 정확히 재현하도록 훈련받은 사람(Barrows,1993)을 말하며, "프로그램된" 환자, "가짜" 환자, "모의" 환자, "시뮬레이션" 환자 등으로도 불려왔다.

표준화환자는 특히 복잡한 정신운동적 과제를 배우거나 평가할 때, 그리고 실제 상황을 만들기에는 교육적 관점에서 만족스럽지 않거나 비용이 많이 들거나 너무 위험할 때 특히 유용하다.

1960년대초 남가주의대 Barrows 및 Abrahamson 교수가 학생을 교육하고 평가하기 위해표준화(프로그램)환자를 사용한 197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활용 빈도가 높아져왔다.

1970년대 말 McMaster대학의 Geoffrey Norman 교수는 교수법과 평가 분야에서 특정 환자의 문제에 대해 표준화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환자를 이용하는 것보다 시뮬레이션환자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표준화환자라는 용어가 보다 좋은 표현이라고 하였다.

1990년대 초반 이후 대부분의 의학교육자들은 SP를 공식적인 약자로 사용하고 있다.

Miller 박사가 간추린 표준화환자의 유용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환자교사로서 실제 환자에게 배우기 어렵거나 불편한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둘째, 되먹임만을 위해 실행되는 형성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학습을 촉진시킨다.
셋째, 교육의 목표가 성취되었는가를 판단하기 위해 결론적인 교육평가에 있어 채점자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1990년 이후 미국 의대 인정평가위원회(Liason Commitee for Medical Education:LCME)는 의과대학들이 학생들의 임상 술기에 대한 직접적인 관찰을 포함한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평가법을 갖추도록 요구하기에 이르렀으며, 1998년부터 외국 의대 학생들이 미국의사가 되기 위해 보는 자격시험(Educational Commi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ECFMG)에 표준화환자를 활용하는 임상수기시험(Clinical Skill Assessment)을 포함하고 있다.

또 캐나다의 퀘백 가정의학 계획에서는 표준화된 환자를 이용한 인증·면허 시험을 수행해 왔고, 2005년부터 미국의사시험(USMLE)에도 의무적으로 포함되어 북미 대륙이 이를 위한 최종 준비와 점검에 들어간 상태이다.

표준화환자는 기본적인 병력청취와 신체검사 기술을 가르치는 것을 돕는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프로그램이 성숙됨에 따라 표준화된 환자는 의학교육의 좀 더 고급단계에 이용될 수 있을 것이며 전공의 교육, 일반의를 위한 평생교육 그리고 심지어는 외국 의과대학 졸업생들을 포함한 모든 수준의 피교육자들을 평가하고 그들에게 되먹임을 제공하기 위해 훈련될 수 있다.

표준화환자를 이용하여 가르치면 학생들을 위한 중요 술기(skills)를 전향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임상적 능력을 위한 명백한 수행기준을 마련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의학교육계의 중론이다.


요약과 결론

표준화환자 프로그램은 1990년대 초 미국 캘리포니아를 시작으로 확대 실시되고 있는 수행도(Performance) 바탕 시험 강조의 교육개혁 흐름과, 1990년대 중반 이후 북미에서 폭발적인 교육적 수요를 보이고 있는 임상실행능력 바탕 교육 (Competency-based education) 프로그램과 기본 맥락을 같이 하는 교육개혁 방법론으로 세계적 교육대가들에 의해 평가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표준화환자는 의학교육에 있어서 강의, 서적, 비디오 테이프, 그리고 실제 환자와 더불어 적절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표준화환자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의도는 학생들로 하여금 대체수단이 없는 실제 환자와의 만남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이면서 동시에 임상수행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신뢰성 있는 표준화된 도구를 갖게 하는 데 있다.

즉, 표준화환자는 의학교육자들이 수행능력에 기반을 둔 평가에서 의학전문인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데 있어 중요한 도구이며 유연성 있는 가능성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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