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에 대한 근거가 없음일까, 효능 없음에 대한 근거일까?"

브라질 글리아연구소 Marco A. Arruda 박사가 최근 JAMA Pediatrics 온라인판에 게재한 논평의 제목이다. 이날 동시에 게재된 논문 두 편에서는 편두통 치료제가 소아에서는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오히려 위약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는 결론이 제시됐다.

두통은 만국 공통의 질환이다. 소아에서는 4~10%가 경험할 정도로 증상이 흔한데, 만성 두통으로 병원을 찾은 소아 중 상당수가 편두통으로 진단받는다. 그러나 성인 편두통과는 다른 특성이 있어 성인에게 효능을 보이는 약물이 소아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미국 위스콘신의대 Jeffrey L. Jackson 교수팀은 소아 청소년에서 편두통의 예방적 약물 치료의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18세 미만 연령을 대상으로 실시된 무작위 연구 21건을 메타분석했다. 이들 연구는 위약 대조 연구이거나 2가지 이상 치료제를 비교한 연구로 예후는 한달에 발생하는 두통 건수로 평가했다.

그 결과 위약군에서 한달 편두통 발생 건수가 평균 5.6회에서 2.9회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토피라메이트와 트라조돈은 한달 두통 발생 수 15회 이하인 간헐적 편두통에서 위약보다 각각 0.71회, 0.6회 두통 발생을 줄였고, 클로니딘과 플루나리진, 피조티펜, 프로프라놀롤, 발프로에이트는 위약보다 효과가 없었다.

활성 대조군 연구 10건에서 플로나라진은 피라세탐보다 두통 발생 수를 2.2회 줄였지만 아스피린이나 디하이드로에르고타민, 프로프라놀롤보다는 효과가 떨어졌다. 프로프라놀롤과 발프로에이트를 비교한 연구와 토피라메이트의 용량 비교 연구 2건에서 유의한 차이는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Jackson 교수는 "위약에서 두통 감소 효과가 관커된 반면 간헐적 편두통에서 토피라메이트와 트라조돈의 소아 청소년 치료 효능 근거는 제한적이었고, 흔히 사용되는 다른 약물들에서는 근거가 전혀 없었다"면서 "여기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이어 "활성 대조군 연구에서 약물들 간에 유의미한 효능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적의 예방적 약물 치료 전략을 찾을 때 실질적인 필요와 환자 선호도, 공존 상태, 부작용 등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William Rodriguez 박사팀은 트립탄 계열 약물이 소아 편두통 치료에 실패한 원인을 찾기 위해 1999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FDA에 제출된 약물 효능 및 동태학 연구를 분석했다. 대상이 된 약물은 수마트립탄과 졸미트립탄, 엘레트립탄, 알모트립탄, 리자트립탄 등이었다.

병행집단연구로 설계된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연구 7건을 분석한 결과 모든 연구에서 위약의 효과가 관찰됐고, 위약 반응률은 52~57.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반응률은 52.8~63%였다.

각각의 연구를 살펴보면 먼저 알모트립탄을 이용한 연구에서 약물에 대한 청소년에서 반응률은 6.25 ㎎에서 71.8%, 12.5 ㎎에서 72.9%였고, 위약 반응률은 55.3%였다.

리자트립탄의 급성기 치료를 평가한 연구도 2건 있었다. 첫 번째 연구는 1999년 실시된 것으로 효능률이 32.2%에 불과해 위약반응률 28.2%와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2011년에 실시된 두 번째 연구에서는 위약 반응률을 6%로 줄여 리자트립탄의 효능을 입증했다.

미국 매릴랜드대어린이병원 Jack Gladstein 교수는 "2011년 리자트립탄 연구는 위약 효과를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함을 보여준다"면서 "플라시보 반응군을 연구에서 제외시킨 뒤 무작위로 약물 혹은 위약군으로 배정하면 위약 효과 발생률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rruda 박사는 "소아 편두통 약물 치료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반드시 처방 금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사용 가능한 근거가 없거나 일차 약물이 근거 확보에 실패했을 땐 타당성에 입각해 소아에서 안전성이 입증됐고 성인에서 효능이 확인된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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