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연구원, "보장성 강화 후 진료비 구성 변화" 보고서 발간

급여비 지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해도 건보 보장률이 오르지 않는 것은 비급여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건강보험공단 정책연구원은 최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이후 진료비 구성변화 연구보고서를 발간, "비급여 본인부담금의 증가로 인해 공단에서 매년 많은 급여비를 지출해도 보장률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전국민 97%를 포괄하고 있으나 보장항목과 본인부담금 측면에서는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정책연구원은 건보 요양급여비는 계속 증가함에도 보장률은 오차범위 내에서만 변화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보장성 강화 후 진료비 구성에 대해 연구했다.

그 결과 연도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전체 비급여 본인부담금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주요 항목은 대체로 병실차액료, 선택진료료, 주사료, 검사료, 초음파진단료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의료기관에서의 비급여 본인부담금은 증가세를 띄었고, 2010년도에는 8조2769억원으로 가장 크게 올랐다.

매년 전체 비급여 본인부담금의 30% 정도가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했고, 그 다음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의료기관은 의원이었다. 2010년에는 상급종합병원(27.9%) 보다 의원(34.3%)에서 발생한 비급여 본인부담금이 더 높았다.

전체적으로 비급여 본인부담금의 대부분의 항목이 증가하고 있으나, 그 중에서도 2006년 대비 2010년도에 가장 많이 증가한 항목은 MRI(181.9%)와 선택진료비(125.5%)였다.

특히 앞으로 보장성 강화가 예고되는 암, 희귀난치성, 심장뇌혈관질환 등 주요 질환별 진료비를 살펴보면, 선택진료비와 병실차액료 등 비급여가 보장성 강화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암질환의 보장성 강화 정책은 본인부담금 경감 정책은 물론 백혈병 골수이식과 항암제 등의 급여 확대 정책이 시작됐음에도, 비급여 본인부담금은 점차 증가, 추가 지출된 급여비 대비 9.6배 이상 많게 나타났다.

암 질환의 비급여 본인부담금의 분포를 살펴보면, 2006년 5649억원에서 2009년 1조1418억원까지 매년 증가했다. 매년 전체 비급여 본인부담금의 약 65%가 상급종합병원에서 발생했다.

비급여 중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주요 항목은 선택진료료와 병실차액료였고, 암질환의 특성상 대부분 입원에서 발생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항목은 영상진단 및 방사선치료(655%), 처치 및 수술료(438.9%), 초음파진단료(183.6%) 등으로 대부분 검사료에서 나타났다.

희귀난치성질환도 2007년 6월 이후 희귀난치성 질환에 대한 보장성강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활발히 추진되고, 2009년 강화 대상 항목이 늘어나면서 급여비가 크게 늘었음에도 비급여 본인부담금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심장뇌혈관질환도 예외는 아니다. 질환 특성상 입원에서 발생되는 비급여가 대부분이었고, 다른 질환처럼 선택진료료와 병실차액료의 비중이 컸다.

이에 정책연구원은 "보장성 강화에 지출되는 급여비에 비해 법정 본인부담금 혹은 비급여 본인부담금이 더욱 많이 증가, 결과적으로 매년 많은 급여비를 지출함에도 통계적인 오차범위 내에서만 보장률이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체 비급여 중 병실차액료와 선택진료료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항목 간에 다소 차이가 있으나 공통적으로 초음파진단료, 처치 및 수술료, MRI, 영상진단 및 방사선 치료료 등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보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선택진료료의 검토 및 구조 개편이 시급하며, 고가장비를 이용한 검사, 특히 공급자의 자율적 혹은 임의적 수가 책정이 가능한 비급여 서비스로 제공되는 검사가 의학적으로 적절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과잉 공급은 비급여 본인부담금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건보 보장성을 끌어 내리는 주요 원인이 되므로, "의료 공급자의 전문적인 견해와 보험자의 제도적 관리가 통합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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