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만료로 치료제 접근성도 높아질 전망

올해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세 가지가 없는 목표를 발표했다. 신규 HIV 감염자가 없고, 차별이 없으며, 에이즈로 인한 사망이 없는 3무(無)를 2015년까지 실행하겠다는 것.

UNAIDS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감염자 수는 250만명으로 2001년에 비해 20% 감소한 반면 현재 치료제를 투여받고 있는 환자 수는 800만명으로 2003년보다 20배 증가했다. 또 에이즈 관련 사망은 2011년 170만명으로 2005년보다 60만명이나 줄었고, 신규 감염자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나라도 25개국이나 됐다.

여기에 발맞춰 에이즈 없는 세대를 만들기 위한 각 나라별 발걸음도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CDC) 전병률 본부장은 에이즈의 날 행사에서 "감염인의 감염 사실을 얼마나 숨겨줄 수 있는지가 아니라 감염인이 감염 사실을 밝히도고 얼마나 잘 어우러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교육을 강조했다.

CDC는 현재 HIV 질환 관련 교재를 만들고 있으며, 교과부 등과 연계해 성교육 시간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HIV 감염인의 출혈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거부하지 않도록 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윤리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전세계 에이즈 퇴치 모금액의 절반 가량을 기부하고 있는 미국은 재정적자로 인한 경제 위기에도 변함없는 관심을 약속했다. 국무부 힐러리 클린턴 장관은 제19회 국제에이즈회의에서 "에이즈 없는 사회가 될 때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 이는 실현 가능한 목표"라며 이를 위해 1억 5000만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동성애자와 마약 사용자, 성매매 종사자 등 감염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 지원 확대를 포함한 에이즈 정복 로드맵을 발표했다.

2017년까지 주요 HIV 치료제의 특허가 줄줄이 만료되면서 치료 접근성도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2010년 라미부딘과 아바카비어를 필두로 2013년 에파바이렌즈와 델라비르딘, 2015년 엠트리시타빈과 티프라나비어, 2016년 리토나비어, 2017년 테노포비어의 특허가 만료된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Rochelle Walensky 박사는 지난 7월 열린 국제에이즈컨퍼런스에서 기존보다 40% 저렴한 제네릭과 오리지널 병용요법을 소개했다. 에파비렌즈 제네릭과 라미부딘 제네릭, 테노포비어 삼제요법이다. 2가지 성분만 제네릭으로 바꿨을 때 약제비는 첫해에만 9억 2000만 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치료제를 이용해 치료와 예방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방법도 HIV 치료의 큰 축이 되어가고 있다. HIV 예방 연구 연합(HPTN)의 연구에 따르면 항레트로바이러스제가 이성애자간의 HIV 감염 위험을 96%나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엔 트루바다가 최초로 HIV 감염인과 성관계를 갖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의 예방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기도 했다.

하루 한번 복용으로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약물도 많이 나오고 있다. 최근 FDA 승인을 받은 Quad pill은 엘비테그라비어와 코비시스타트, 엠트리시타빈, 테노포비어 4가지 성분 복합제로 임상 결과 약물 순응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 하루 1회 복용제인 돌루테그라비어는 3상임상에서 하루 2회 복용하는 랄테그라비어와 동등한 유효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에이즈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UNAIDS는 "이는 막연한 예측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미래"라며 "우리는 절망에서 희망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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