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I 검사를 받아본 환자라면 폐쇄적인 공간 외에도 엄청난 소음의 불편함을 느껴봤을 것이다. 소음을 줄여 환자에게 한층 편안함을 주기 위한 의료기기 신제품이 최근 열린 독일 MEDICA(의료기기박람회), RSNA(북미영상의학회) 등 이후 대거 선보였다. 지난해는 저선량이 중점이었다면, 올해는 환자 중심, 의료진 편의의 장비가 많았다.

GE헬스케어가 개발한 "사일런트 스캔"은 MR 스캔 중 환자에게 불편을 초래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인 소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장비다. 기존 MR 스캐너는 110 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을 발생하는데, 지하철, 헬리콥터(100dB), 록콘서트(120dB)와 비슷한 수준에 이른다. 지금까지 소음 완화 기술은 소음의 원인을 제거하기 보다는 부품을 추가함으로써 소리의 유출을 막는 데에만 집중해왔다. 사일런트 스캔은 "사일런즈(Silenz)"라는 고성능 경사자장 3D 재구성 촬영기술을 장착, 획기적으로 소음을 줄였다는 설명이다.

진단기기의 접근성과 환자의 편의를 고려한 모바일 장비도 많이 출시됐다. GE 헬스케어의 "옵티마 XR220amx"는 크기가 기존 대비 25~35% 정도로 작아져 병상이나 좁은 공간에서도 운용이 가능한 모바일 엑스레이다. 무선감지기를 적용, 판독을 위한 진단 영상 전송 시에도 별도의 충전기나 장치가 필요하지 않도록 했다.

지멘스 헬스케어의 무선 초음파 진단기 "아쿠손 프리스타일"(Acuson Freestyle)은 기존에 초음파 진단의 속도를
저해하며 중재 시술 시 감염 위험의 원인이었던 트랜스듀서(인체에 접촉시켜 초음파의 송수를 하는 장치)의 케이블선을 제거했다. 이로써 무선으로 연결해 중환자 관리, 응급치료, 중재 방사선 시술 등 무균 환경을 요하는 임상 분야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됐다.

필립스의 아이페이션트(iPatient)는 CT, PET-CT 검진을 받는 환자에 따라 조영제 투입량을 조절하는 싱크라이트(SyncRight) 기능을 탑재한 신기술을 탑재했다. 여기에 방사선량과 영상의 품질, 선량 보고를 적절하게 관리, 의료진이 효율적이고 일관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준다는 설명이다.

지멘스의 모바일 씨암(C-arm) "Cios Alpha"는 촬영 범위가 최대 25% 확장 가능해 기존 장비 운영 시 영상 회전에 따른 정보 손실 문제를 개선했다. 또한 밀리미터 미만의 작은 구조물을 파악할 수 있어 미세 카테터와 장비가 자주 사용되는 최소 침습적 수술에 이점을 주게 됐다. 특수 냉각 시스템이 과열을 방지해 장시간 수술 중에도 높은 영상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밖에 서양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치밀유방에 대한 검진을 하기 어려운 점을 개선, 아시아 타깃 제품도 선보였다. GE헬스케어는 유방조영술과 연계해 초음파 방식의 3D 자동 유방암 검사를 할 수 있도록 유방암 검사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치밀유방의 약 30%는 기존 기술로는 유방암을 검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기술과 접근법이 필요했다는 이유에서다.

필립스의 IT솔루션 "인텔리스페이스 포털(IntelliSpace Portal)" 최신 버전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들을 다루는 영상의학 전문의들을 위해 고안됐다. CT, MRI, 핵의학NM의 각기 다른 장비에서 얻은 결과를 한곳에서 검토 및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복합적인 진단 및 연구에 임상 적용될 것으로 기대됐다. 언제, 어느 장소에서든 원하는 곳에서 접근 가능하여 여러 임상과와 영상의학과 간 협력과 소통을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가능하게 해주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각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 출시될지 안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환자 중심, 의료진 편의의 측면으로 장비가 대거 출시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장비 도입 트렌드도 덩달아 따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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