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LERO-2 연구 저자 MARIO CAMPONE 교수

국내에서 신세포암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는 아피니토(성분명 에베로리무스)가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유방암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새로운 약제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아피니토를 유방암 치료제로 허가한 배경은 BOLERO-2 연구가 나와서 가능했다. 이는 올해 초 제 48차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서 대대적으로 발표돼 큰 주목을 끈 바 있다. 최근 이 연구를 주도한 연구자 중 MARIO CAMPONE(Professor of Medical Oncology, Faculty of Angers) 교수가 내한했다. 그를 만나 연구가 갖는 의미와 약제 치료 전략에 대해 물어봤다.

BOLERO-2 연구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라는 점에서 허셉틴 등 기존 치료제들과 다르다.

이 질환으로 진단되는 여성 환자 수는 매년 전 세계적으로 22 만 명(국내 연간 15,000명 발생 추산)으로 추산되며,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질병의 유형에 해당된다. 미국의 경우 거의 4만 명의 환자들이 올해에만 진행성 유방암으로 진단될 것으로 예측될 정도다.

문제는 모든 유방암 환자들의 약 65~70%가 진단 시점에서 호르몬 수용체 양성으로 나타난다. 대부분 호르몬 치료 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일부 환자의 경우 호르몬 치료 요법에 대해 내성을 보이기도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
하지만 BOLERO-2 연구가 나오면서 이들에게도 희망이 생겼다.

BOLERO-2에 따르면, HR+ 진행성 유방암 환자들이 아피니토+엑스메스탄 요법을 시도하면 엑스메스탄 단독요법군에 비해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2배 이상 늘릴 수 있다(6.9개월 vs 2.8개월 p<0.0001). 이는 독립적 평가다. 전체 평가(central assessment)에서도 역시 2배 이상 차이난다(10.6 개월 vs 4.1 개월로 p<0.0001).

이에 대해 MARIO 교수는 "원발성이 있는 이른바 1차 내성이 있는 환자들과 2차 내성이 있는 환자들에서 모두 동일하게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이 포인트"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환자특성에 따른 분석에서도 일관성 있는 결과가 눈에 띈다. 그는 "모든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내장 전이(visceral metastasis) 환자들의 이득이다. 이번 연구는 내분비치료와 표적치료가 함께 사용돼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여준 첫 연구"라고 강조했다.

나이에 따라 신중한 투여를 해야한다는 FDA지적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피력했다. 연구에서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들이 이득을 줬기 때문이다. 그는 "어차피 폐경 이후의 여성이 투약 대상"이라며 "실제로 연령이 높아지면 병용요법에 대한 내약성이 환자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득 측면에서는 연령에 관계없이 환자들이 모두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생존(OS)은 개선하지 못했다는 점은 옥의 티다. 이에 대해 병용요법의 이점이 초기부터 발현이 되고 이러한 효과가 전 투약기간 동안 유지가 된다는 점, 그리고 두 개의 커브가 교차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며 시간이 지나면 OS도 긍정적인 데이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구내염이다. 위약대비 다소 많았다.

MARIO 교수는 "구내염이 왜 발생하는지 기전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다. 중요한 것은 대부분 투약 이후 첫 1개월에 나타난다는 것이며, 4주 동안에 구내염이 나타나지 않은 환자는 그 이후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2주 간격으로 환자를 계속해서 리뷰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두 가지 전략을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일단 grade 2 정도의 구내염이 나타났을 경우에는 투약을 중단하고, 일주일 정도 기다렸다가 그 이후에 10 mg에서 5 mg로 감량한다. 두 번째는 10mg를 주고 일주일을 쉬었다가 다시 환자에게 5 mg를 주는 전략이다. 이 경우 내약성이 상당히 좋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아피니토는 비 증상적인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 가운데 아로마타제 억제제와 같은 내분비치료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질환이 재발하거나 진행한 환자들에게 있어서, 어떤 요법으로 사용하던 간에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하며 "한국은 아직 승인전으로 알고 있다. 승인이 되면 HR+ 유방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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