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에 출시 항응고제 처방 변화 촉각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항응고제 신약이 내년 1월 1일부터 보험급여 시장에 출시된다. 포스트와파린 시대가 열리는 순간이다.

지금까지 허가받은 항응고신약은 모두 세 개.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로 이중 프라닥사가 가장 먼저 약가협상 테이프를 끊으면서 새해부터 처방이 가능해진다. 협상가(1일 복용기준)는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3000원대 후반으로 4000원을 넘지 않는다.

이에 맞춰 급여기준도 나왔다. 프라닥사 급여 대상은 비판막성 심방세동 환자 중 고위험군에서 와파린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만 해당된다. 의사는 환자가 왜 와파린을 복용할 수 없는지 이유를 달아야한다. 이를 테면 와파린 과민반응, 금기, INR 조절 실패 등이다.

고위험군은 혈전색전증(뇌졸중, 일과성허혈발작, 전신성 색전증)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 또는 5가지 위험 요소(75세 이상, 심부전, 고혈압, 당뇨, LVEF<35% 또는 fractional shortening<25%) 중 2가지 이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환자로 정의했다. 대기중인 두 약제도 이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는 "와파린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가 사당수가 INR 모니터링 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힘들어 한다. 의사 또한 힘들다"며 "새로운 항응고제를 계기로 환자들의 삶의 질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환영했다.

이런 가운데 항응고제 신약 시장도 급속하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앞으로 커질 항응고제 시장을 알아보려면 심방세동 환자규모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강보험보험통계DB에 따르면, 2010년 한해 동안 심방세동 및 조동(질병 코드 I48)으로 외래진료를 받은 환자는 8만4824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가 와파린을 복용하고 있다고 가정해보면 모두 잠재적 환자인 셈이다. 학계는 이러한 환자 중에서 와파린을 복용하지 못하는 비중이 대략 절반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노 교수는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 상당수 환자들이 INR 조절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데다 종합병원에 내원해 피검사를 받는 기간은 평균 3개월이므로 INR에 조절을 잘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따라서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거의 모두 새로운 항응고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어쨌든 8만5000명의 환자중 절반가량이 항응고신약이 필요하다고 가정해보자. 또 이들의 하루 투약비용 4000원이라고 한다면 항응고제는 대략 하루에 1억7000여 만원의 매출이 일어난다. 한 달이면 51억원이고 1년이면 612억원이다.

여기에 질환에 대한 환자 인지도 확대와 신제품 출시에 따른 제약사들의 마케팅 활동 증가 등의 요인이 추가되면 천문학적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런 점 때문에 제약사들이 판매에 사활을 거는 것이다.

이처럼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기존 약에 비해 40배가 넘는 약값은 다소 부담스럽다. 따라서 환자들이 포기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제약사들이 환자들을 겨냥한 INR 중요성 등의 프로그램도 가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제약사 마케팅 관계자는 "항응고제는 심혈관 약물중에서는 마지막 블록버스터라고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이를 판매하는 제약사들이 사활을 걸고 있다"면서 "시장도 유례없이 큰 수 천억원대로 이 시장을 잡기 위해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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