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AASLD, 바이러스 직접 작용 신약 후보 다수 발표

1. 베이비붐 세대, 고위험군 아니어도 HCV 검사 받아야

2. C형간염 치료, 인터페론에서 독립할까


지난 20여년간 C형간염 치료가 크게 개선됐다. 인터페론 알파의 단독요법은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SVR) 도달율이 10% 미만으로 크게 실망스러웠지만 리바비린 병용은 이를 현저히 증가시켰다. 인터페론제의 개량형인 페그인터페론이 나오면서 치료 효과가 더 높아졌다. 그리고 지난해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DAA) 텔레브레비어와 보세프레비어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C형간염 치료는 한발짝 더 나아갈 수 있었다.

DAA와 인터페론, 리바비린의 삼제요법은 유전자 1형 C형간염 환자에서 SVR을 60% 이상 개선시키면서 치료의 전체적 전략에 변화가 왔다. 그러나 DAA를 단독으로 사용할 수 없고, 간이식 환자는 적응증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꼽힌다.

최근 미국 보스톤에서 열린 미국간질환연구학회(AASLD) 학술대회에서는 부작용은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더 극대화할 수 있는 여러 DAA가 소개됐다. 이들 약물은 모두 인터페론을 사용하지 않고 효과를 높였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았다.


DAA 3개와 리바비린 병용 12주 요법
12주간 지속적 바이러스 반응률 최고 99%


이날 대회에서 크게 주목을 받았던 연구는 인터페론 없이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것이었다. 미국 버지니아메이슨메디컬센터 Kris Kowdley 박사는 유전자 1형 환자를 대상으로 12주간 치료한 결과 SVR 12 최고 달성률이 최고 99%였다고 발표했다. 대상 약물은 프로테아제 억제제인 ABT-450/r과 NS5A 억제제인 ABT-267, 폴리메라아제 억제제인 ABT-333와 리바비린이었다.

연구팀은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표준요법에서 반응이 없었던 환자 133명과 항바이러스 치료를 한번도 받지 않은 환자 438명 등 총 571명을 대상으로 최적의 치료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병용요법을 비교 관찰했다. 대상자들의 평균연령은 50세,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7.1 ㎏/㎡였으며, 297명은 유전자 1a형이었다. 총 9가지 약물전략이 시도됐다.

연구 결과 12주간 세가지 DAA와 리바비린을 모두 사용한 환자군에서 SVR 12 도달률이 무치료군 99%(76/77), 무반응군 93%(38/41)로 가장 높았다. 8주간 치료했을 때 무치료군의 도달률은 87.5%였다.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 119명을 대상으로 ABT-450에 ABT-267 또는 ABT-333 또는 리바비린을 12주간 투여했을 때 SVR 12 도달률은 각각 85.4%, 89.9%, 87.3%로 약물을 모두 사용했을 때보다 다소 낮았다.

유전자형 1b보다 치료가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1a 환자의 SVR 12 도달률도 81~98%를 유지했다. 특히 모든 약물을 동시에 투여해 12주간 치료했을 때 1a 환자의 SVR 12가 무치료군과 무반응군 각각 98%와 89%로 가장 높았다.

Kowdley 박사는 "모든 치료 전략에서 약물 순응도가 뛰어났고 약물 관련 심각한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리바비린을 투여하지 않은 군에서는 헤모글로빈 수치가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3상임상을 통해 세가지 DAA과 리바비린의 병용효과를 관찰할 것"이라면서 "제형은 리토나비어와 ABT-450, ABT-267 복합제로 하루 1알 복용할 수 있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페론-리바비린 없는 12주 요법
유전자 1a형 환자에서도 효과


인터페론은 물론 리바비린도 사용하지 않은 12주 요법에 대한 2a임상 오픈라벨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유전자 1형 환자의 경우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 표준 요법을 사용했을 때 SVR 도달률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

임상 연구에서 텔라프레비어나 보세프레비어를 병용하면 도달률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페그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의 순응도가 낮기 때문에 실제로는 효과가 훨씬 낮아진다. 따라서 기존 약물을 모두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계열의 항바이러스제 개발이 절실했다.

콜로라도-덴버대 Gregory Everson 교수는 치료 경험이 없는 유전자 1형 환자 32명을 대상으로 다클라타스비어와 아수나프레비어, BMS-791325를 이용해 SVR4 94%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세가지 약물을 모두 병용한 삼제요법은 다클라타스비어와 아수나프레비어 병용으로 치료에 실패한 유전자 1a형 환자에서도 효과가 있었다.

이 연구는 소규모 연구였다는 한계가 있지만 기존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바이러스 돌파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크게 평가 받았다. NS5A 억제제인 다클라타스비어는 하루 1회, NS3 프로테아제 억제제인 아수나프레비어와 NS5B 폴리메라아제 억제제인 BMS-791325는 하루 2회 복용하는 약물이다.

연구팀은 BMS-791325 75 ㎎을 이용해 삼제요법의 12주 혹은 24주 치료 효과를 관찰했다. 유전자 1a형을 포함한 12주 치료군의 SVR 4 도달률은 94%였고 치료 중단으로 인한 부작용은 발생되지 않았다. 흔한 부작용은 두통과 설사, 무기력증이었고 신장 결석이 1건 보고됐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스크립스클리닉 Paul Pockros 박사는 "유전자 1a형 환자에서 치료 기간을 12주로 줄이면서도 충분히 효과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이 치료법의 유일한 단점은 하루에 두번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향후 삼제요법에 인터페론과 리바비린을 추가했을 때의 효과와 비교하는 연구의 필요성도 제시했다.


경구용 약물 2개를 이용한 24주 요법
치료가 어려운 무반응군에서도 효과 확인


경구용 약물 단 2가지만으로도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국립보건원(NIH) Anu Osinusi 박사팀은 유전자 1형 환자에서 폴리메라아제 억제제인 GS-7977과 리바비린 고용량(1000~1200 ㎎) 또는 저용량(600 ㎎)의 24주 병용요법 효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의 대상자는 모두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었던 환자로 70%는 유전자 1a형이었고 대부분(83%) 아프리카계 미국인이었며 84%는 IL28B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체질량지수(BMI)가 30 ㎏/㎡인 비만 환자도 48%나 됐고, 23%는 섬유증 단계로 진행된 상태였다.

총 60명 중 10명은 초기 간섬유증 환자로 GS-7977 400 ㎎과 리바비린 고용량(체중 75 ㎏ 이하는 1000 ㎎, 75 ㎏ 이상은 1200 ㎎)을 매일 투여 받았다. 나머지는 무작위로 나뉘어 GS-7977 400 ㎎에 리바비린 고용량 또는 저용량을 매일 투여 받았다.

연구 결과 첫번째 그룹에서 종료 시점에서 치료 반응(ETR)과 SVR 4, SVR 8, SVR 12를 100% 달성했고, 두 번째 그룹의 ETR도 100%였다. 두 번째 그룹의 경우 현재 SVR 자료 수집 단계로 이번 대회에서는 SVR 4만 공개됐는데, 대상자들의 여러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고용량군에서 72%, 저용량군에서 56%나 됐다.

Osinusi 박사는 "그레이드 4 수준의 부작용은 없었고, 3 수준의 부작용으로 메스꺼움과 고빌리루빈혈증이 각각 1건씩 보고됐다"면서 "그 외 부작용으로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지는 현상이 보고됐는데, 발생비율은 저용량군보다 고용량군에서 더 높았다"고 설명했다.

Pockros 박사는 "치료가 어려운 환자군에서 여전히 리바비린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지만 반응률을 거의 75%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라면서 "다음 연구 결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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