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치는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이규황 상근 부회장이 "신약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이라고 소감을 대신해 짧은 소회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재경부, 삼성경제연구원, 전경련 등 경제기관의 주요 요직을 맡다 2007년 KRPIA 상근부회장으로 선임돼 줄곧 신약의 경제적 가치를 주장해왔다. 특히 그는 신약에 대한 혁신성을 인정해줘야 이를 거름삼아 지속적으로 꾸준한 (신약)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이같은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는 "지금까지 다국적 제약사들의 신약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역할이었지만 언젠가는 한국도 신약강국이 될 것을 생각하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역지사지를 강조했다.

이어 "국산 신약들이 해외 제품들과 비교할 때 신약가치가 낮은 것은 인프라 등 지원 체계가 낮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런 부분도 선진국 수준으로 높여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가 지난 6년간 꾸준하게 강조해왔던 또 다른 주장은 약가 결정에 있어서 시장경제를 도입해보자는 것이다.

이를 테면 약값을 정부가 정하지 말고 시장 논리에 맡겨보는 것. 이 부회장은 제네릭의 경우 시장 논리에 맡기면 현실적인 대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담합의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제약사들이 많아 담합 등도 수월치 않을 것이다"고 나름의 전망을 내놨다.

그는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가 제네릭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국산신약을 파는 등 국내 제약환경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도, 이스라엘 등의 제네릭 회사가 여전히 한국 시장에 들어오고 싶어 하는 것은 해볼만 하기 때문"이라며 "때문에 시장 경제를 적용하면 가장 합리적인 가격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의 이런 희망사항이 서서히 빛을 보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정부가 시장경제를 적용한 약제제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형 실거래가, 검토중인 참조가격제 등이 사실상 시장경제에 근거한 제도들이다. 그는 "시장경제에 따른 논리가 적용될 날이 머지않았다"면서 "이 경우 리베이트 문제도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한국은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라며 "글로벌 블록버스터가 나올 때쯤 강조했던 혁신적 신약 가치가 제대로 적용됐으면 좋겠다. 또 그렇게 될 날이 올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규황 부회장은 1971년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한 후 재경부 국토계획국장을 거쳐 삼성경제연구소 부사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이사,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 전경련 국제경영원장을 역임한 경제통이다. 향후 거취는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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