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IT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으로 접근해야 환자에 유용하게 활용된다는 지적이다. 의사들이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키보드를 입력하면서 더욱 대화와 설명이 부족한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이준행 교수는 22일 대한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웹사이트 운영, 스마트폰 활용 등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진료, 일상, 학회에서의 SNS 활용’을 발표했다.

그는 우선 입원환자를 위해 필요한 IT는 필요한 정보 제공으로 판단했다. 환자는 입원하기 전 해당 질환 정보에 매우 목말라한다. EMR, OCS가 보급화되면서 병원에선 편리해졌지만, 환자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이 교수는 10개 정도 자주 입원하는 소화기내과 질환에 대한 설명 화면을 만들었다. 급성게실염, 염증성 장질환, 대장암 등 다양한 질환으로 병원을 찾지만 대체로 비슷한 설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환자를 진료하면 질환에 맞게 프린트해서 준다. 환자도 응급실에서나 수술 대기하면서 읽으면 질병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한층 가능해진다.

갤럭시탭을 활용한 ‘Dr. SMART"도 도움이 된다. 처방 결과, 바이탈 사인, 간호기록 등을 기록하고 확인할 수 있다. 환자에게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결과치를 같이 확인할 수 있다. 환자 정보를 다 기억할 수 없는 만큼, 즉석 상담 등 실시간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나아가 병실 모니터인 IPTV 솔루션이 가치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병실에 들어가는 순간 ‘000님 반갑습니다. 입원하시게 됐으나 정성껏 돌봐드리겠습니다. 오늘 받을 검사는 000입니다’라는 안내가 자동으로 나올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여기에 검사에 대한 설명, 검사 결과 요약 등까지 가능하게 만들면 한층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건강검진센터에서도 다양한 아이디어 실현이 가능하다. 태블릿PC를 지급해 화면에 나온 프로세스대로 환자를 안내할 수 있다. RFID를 이용해 수진자의 검사과정을 파악할 수 있으며, 문을 열고 들어오면 곧바로 환자인식을 가능하게 한다. 자동적으로 검사에 대한 설명이 진행되면 더 좋다. 이 교수는 “환자에 가치가 있는 IT시스템이 가장 유용하며, 이 부분에 대한 투자가 더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외래 환자 90%, 20가지 설명문으로 해결

외래 환자를 위해서는 PC 화면을 환자와 같이 볼 수 있도록 환자와 옆에 나란히 앉아 진료하고 있다. 가운데 받침대를 놓게 되면 거리가 멀어지면서 친밀도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외래에서도 효과적인 설명방법을 고민했다.

직접 EndoToday(www.EndoToday.com)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20가지의 환자설명서를 게시했다. 90% 정도의 환자가 20가지 안에 포함돼 있었다.

조기위암 환자에 내시경 치료가 필요하면 ESD를 누른다. 글자를 확대해서 환자와 함께 따라읽는다. 효과적으로 질환에 대한 설명을 하는 의사와의 대화가 처음이라는 감탄도 들었다.

또한 이 교수는 다른 스탭들에도 유용한 활용을 위해 사이트(www.smcgi.co.kr)에 설명서를 공유하고 있다. 학회에서도 브로셔가 아닌 웹사이트나 스마트폰 환경으로도 구축하면 유용할 것으로 제언했다.

이 교수는 “모니터를 보면서 함께 설명하면서 타이핑을 하면서 추가한 내용은 EMR에도 상세하고 길게 담을 수 있어 환자들이 차트를 복사해갈 정도”라며 “법적인 분쟁이 일어나더라도 설명에 대한 책임에서 훨씬 더 자유로울 수 있다. 표준설명문은 환자에 좋고 의사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특히 IT를 사용하는 것이 ‘하이테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하이터치’가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모니터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위해 상세한 환자 설명, 상세한 의무기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보단,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앞으로는 스마트폰에 보다 집중할 예정이다. 진료실에서 설명문이 담긴 URL을 직접 알려주는 시도로 확대됐으며, 환자들의 상당수가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거나 출력해서 읽어보고 있다.

입원 전에도 미리 준비과정을 알 수 있다. 퇴원 후 숙지사항, 식사지침 등을 미리 숙지해 입원 준비를 해놓고 병원에 오기 때문이다. 혹여 합병증이 있더라도 컴플레인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질병과 합병증에 대해서까지 잘 이해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는 제대로된 정보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무분별한 정보가 마냥 많다고 해서 좋은 것이 아니라, 1가지의 제대로 된 정보가 필요하다.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정확하며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 잘 만든 하나의 사이트만 있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온라인 정보에 있어 환자에 유용하려면 콘텐츠가 좋아야 하고, 콘텐츠를 잘 개발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좋은 콘텐츠는 공짜가 아니며, 남을 시킬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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