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대란 기정사실화
낮은 인지율, 치료율, 혈당조절률도 문제


"대한민국 당뇨병 대란이 현실로 드러났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차봉연)가 우리나라의 당뇨병 대란을 기정사실화했다. 학회는 8일 "2012 한국인 당뇨병 연구 보고서"를 발표, 이같이 밝혔다. 2007~2010년 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의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로 유병률 10%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지난 2007년 보고를 통해 20년 뒤에 한국의 당뇨병 유병률이 1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더불어 잠재적인 당뇨병 단계(당뇨병 전단계)인 공복혈당장애는 19.9%로 성인 10명 중 2명이 당뇨병 고위험군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를 종합하면 2010년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혈당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이 30% 대에 달한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특히 학회는 비만 증가와 고령화 시대를 감안하면 2050년도 예상 당뇨병 환자 수는 현재와 비교해 약 2배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뇨병 인지율 낮아

높은 유병률에 비해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27%로 낮은 인지율을 보였다. 당뇨병 인지율은 30~44세의 젊은 연령대에서 극히 낮게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경우 당뇨병 인지율이 81.3%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중년층은 54.4% 대에 머물렀다.

▲저조한 치료율

낮은 당뇨병 인지율은 낮은 치료율로 이어진다. 이는 이번 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나, 자신이 당뇨병 환자인지 아는 경우는 83% 정도가 치료를 받고 있으나 당뇨병 환자임을 모르고 있는 경우(새로 진단받는 경우)를 모두 포함하면 전체의 62%만이 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이었다. 치료에는 경구결당하제가 대부분 사용됐다.

▲낮은 혈당조절률도 문제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조절률이 낮은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당뇨병 환자 가운데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 기준의 혈당목표치(A1C 6.5% 미만)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는 70%로 극히 저조한 혈당조절률을 나타냈다. 국내 지침보다 여유로운 미국당뇨병학회(ADA) 기준(A1C 7% 미만)으로 측정하더라도 혈당조절률은 50.6%로 절반을 가까스로 넘기는 형국이다.

▲유병특성도 마른형에서 비만형으로

당뇨병학회의 발표를 종합해 보면, 높은 당뇨병 유병률에 비해 인지율과 치료율, 더 나아가 혈당조절률도 낮아 적극적인 대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구 선진국에서도 겪고 있는 문제로, 한국인의 식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특성도 점차 서구화돼 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체적으로 마른 당뇨병이 유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당뇨병 환자의 비만율이 74.7%로 매우 높게 나타난 것.

차봉연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이번 '2012 한국인 당뇨병 연구 보고서'는 당뇨병 대란이 닥쳐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당뇨병 관련 대규모 공식적 자료가 없어 향후 당뇨병 진단과 관리의 새로운 지표로 삼기 위해 대한당뇨병학회가 처음으로 질병관리본부의 도움을 통해 지역별, 연령별 당뇨병 유병률 관련 역학자료와 당뇨병 조절율·치료율, 비만 및 고혈압 관련 통계를 분석한 자료다"며 "학회는 앞으로도 당뇨병 환자의 치료는 물론 일반 국민들의 인식과 관심 부족을 개선시키는 활동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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