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 통과와 수익모델 논쟁을 떠나 u헬스가 이미 의료현장에 이미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서울아산병원이 개최한 '제2회 u헬스 세미나'에서는 개별 병원 경험, 만성질환관리, 간호프로그램, 환자교육 등에서의 활용 사례를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병원은 물론, IT업계 등의 관심으로 마지막 세션까지 자리가 가득찰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난 9월 서울대병원에서 열린 u헬스 세미나에 이어 뜨거운 열기를 확인할 수 있던 것이다.

현재의 앞서가는 u헬스 움직임을 살펴보고, 가까운 미래에 보다 확대될 활용 가능성을 짚어본다.

서울아산병원 개발 앱 무려 19개

서울아산병원u-Health센터 소장 박중열 교수(내분비내과)가 소개한 아산 어플리케이션은 무려 19개에 달한다.

우선 'Smart Hospital'은 내부 정보 공유용으로 AMC 연락처, 아산 iN, m-AMIS, Asan NEt, Asan Talk 등이 있다. 'Smart Clinic'은 아산 유헬스 당뇨관리 서비스, 삶의 질, Blood Culture, 생활 속의 응급, 두근두근, Toxicology, CPCR Drug 등 의료진이 환자와 연계해 진료정보를 더욱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Smart Patient'는 병원과 관계없이 환자가 정보를 보고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내손안의 차트, MyMedication, PharmConsult, 한국의 야생식물, 나의 항암수첩, 인지니, 소아암수첩 등이 있다.

이중 만성질환관리에 활용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u헬스 당뇨관리 서비스'를 통해 병원은 환자에 모니터링 결과를 보고하고, 개별적 건강관리 지침을 제공할 수 있다. 환자는 건강상담 등으 병원에 문의할 수 있으며, 상담 내용을 피드백받을 수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환자에게 별도 비용을 청구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환자교육비를 받는다 하더라도 단 1회밖에 받을 수가 없다. 상담 인력과 혈당측정기 등 비용이 발생하는 측면에서 수익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박 교수는 "고민해 가면서 u헬스 서비스 상용화 모델을 개발하고 질환 중심의 특화된 건강관리에 초점을 맞춰보겠다"며 "개별 병원, 개별 기업들이 서로 공유하고 같이 참여한다면 조금씩 확대해 나갈수 있는 부분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이재호 부소장은 "수익에만 치중하지 않고 병원 간의 다양한 경험과 사례를 공유, 확대해 나간다면 진정한 의미의 u헬스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며 "앱 개발 하나하나를 병원 차원이 아닌 학회, 환자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게임 접목한 건강관리 '더 재미있게'

게임을 접목해 한층 재미있게 u헬스에 접근할 수도 있다.

서울대 간호대학 김정은 교수는 헬스케어와 게임을 접목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치매 예방 등의 인지 기능 강화, 스스로의 건강관리를 기록하고 측정하는 참여형 건강, 매일 할 수 있는 운동 따라하기, 재활증진을 위한 게임, 각종 메디컬 교육 등으로 운영될 수 있다.

게임이 유용한 것은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게임적인 사고와 기법을 활용해 사용자를 몰입시키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재미를 부여해 이용자들의 동기유발, 몰입, 순응도, 충성도를 증대시키고 있다”며 “여기에 소셜 네트워킹을 이용해 경쟁, 지원으로 참여를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의 실제 사례는 소아암환자 대상으로 암을 완치하는 장면을 연출한 'ReMission'이 대표적이다. 'AIDS Awareness'는 아프리카에 AIDS 위험성을 경고하는 게임, 전쟁후유증을 막을 수 있는 'Health Risk Profiling', 약보다 오히려 심리 치료에 유용하다는 'Game&Pain Relief' 등이 있다.

김 교수는 "헬스케어에서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게임이 이전보다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아산병원의 소아암환자 대상 게임 등에서 실제 연구개발, 적용되고 있다"며 향후 긍정적인 발전을 기대했다.

클릭 한번으로 연구자료 확보

u헬스는 연구데이터 확보도 편리하게 한다. 이전에는 필요한 자료를 일일이 추출해 내는 방식이었지만 필요한 연구자료를 클릭 한번으로 가능하게 한다.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정보학과 신수용 교수는 Patientlikeme, 23andMe 등을 예로 들면서 "환자 정보를 쉽게 모을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으며, 이를 분석하면 연구, 치료에 더욱 매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연구와 관련된 국내 규제 강화가 큰 걸림돌이다. 이미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고 있다. 이어 내년 2월 2일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연구를 위해 반드시 개별 동의를 받거나 또는 익명화 처리를 한 다음 기관위원회(IRB)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에 데이터 자체를 익명화하면 심의면제, 동의면제 대상이 된다는 설명이다. 이름, 생년월일, 주민등록번호, 전자메일 등 개인식별정보나 고유의 식별정보도 익명화돼야 한다.

신 교수는 "연구데이터가 저장된 별도 DW(Data Warehouse)를 구축하려면 연구자가 직접 대량의 연구정보에 접근해 쉽게 자료를 검색,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며 "EMR이 아닌 외부 자료 연동 요구가 많아지고 있으며, 중개연구, 유전자연구 등의 활용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익명화를 위해 환자 ID에 연구 ID를 부여해 별도 관리하는 등 여러 가지 장치를 구현 중이다. 실제로 아주대병원 등에서 연구용역 중이며, 다른 병원은 아직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신 교수는 "유전자검사의 경우 데이터가 너무 많은데다, PACS 처리속도가 오래 걸리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스탠포드의대에서 활용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권고안 등에 맞게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