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외상센터로 손꼽히던 아주대병원이 권역외상센터 선정에 탈락하면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일 권역외상센터 지원 대상기관 선정 심사 결과, 가천대길병원, 경북대병원, 단국대병원, 목포한국병원, 연세대원주기독병원 등 5개병원이 권역외상센터에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권역외상센터 설치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기관은 외상전용 중환자실, 수술실, 입원병상 확충 등 외상전용 시설장비 설치에 최대 80억원을 국비지원을 받는다. 또한 외상전담 전문의 충원계획에 따라 매년 7~27억원(최대 23명)까지 연차적으로 인건비가 지원된다.

이번 심사는 부산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등 2곳 국립병원을 기본으로 21개 권역별 응급의료센터 중 13개를 대상으로 심사했다.Ⅰ권역은 서울과 인천, 경기, 강원 등에서 2곳, Ⅱ권역은 대전과 충남북 등에서 1곳, Ⅲ권역은 광주와 전남북, 제주 등에서 1곳, Ⅳ권역은 대구와 경북에서 1곳, Ⅴ권역은 부산과 울산, 경남 등에서 1곳이 선정됐다. 즉, 아주대병원은 가천대 길병원과 원주기독병원에 밀려 탈락하게 됐다.

권역외상센터는 "이국종法"이라 불릴 정도로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가 줄기차게 주장해왔다. 외상환자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인데다 석해균 선장 치료 경험 등을 토대로 당연히 선정될 줄 알려졌으나 이번 탈락으로 아주대병원 내부에서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이번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한 전문의는 "복지부에서 선정한 심사위원들은 처음부터 서로 몰랐던데다, 선정 결과가 발표된지조차 몰랐다"며 "복지부가 제시한 채점표에 따라 정확한 기준으로 선정하기로 한 것 밖에 서로 합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심사기준은 중증외상 진료현황(10점), 최근 2년간 중증외상관련 운영평가(20점), 최근 2년간 중증외상환자 진료실적(30점) 등 현재 상황 60점에 권역외상센터 설치 및 운영계획(40점) 등으로 부여했다.

이에 대해 이국종 교수는 “평가단에 외상 전문의가 아닌 이들도 상당수 참여했으며, 이들에 의해 평가되다 보니 외상이 아닌 다른 평가항목에서 밀린 것 같다”며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해마다 병원에 적자를 안겨주는 병원에 인건비라도 줄여보고자 주장해왔지만 결국 그나마 의지를 가진 병원이 외상에 더 투자하기 힘들게 됐다”고 호소했다.

이 교수는 또 “800억원을 지원해주도 모자란 외상센터에서 80억원 지원이면 기존 병원 시스템에 묶여서 외상센터라는 하드웨어 설치의 모양새만 낼 수 밖에 없으며, 지금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일할 사람, 외상 전문의를 늘리고 키워내는 일이다"며 "더욱이 추가 선정 문제도 차기 정권 변경, 내년 예산 할당에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한숨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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