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작가로 참여한 9명은 모두 유방암을 겪으며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은 환우들이다. 그들은 이 책에서 인생의 고비를 겪은 사람으로서의 충고나 구구절절 힘든 투병생활을 이야기하지도 않고, 자신들의 인생과 투병을 어떻게 극복하고 이겨내고 있는지와 그 과정을 통해 얻은 인생의 교훈은 어떤 것이지를 담담하게 경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유방암 환우들뿐만이 아니라 지금 인생이라는 거대한 산에 숨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힘든 시기를 걸어가고 있는 이들에게 좋은 희망의 메시지이자 감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방암에 걸린 그녀들이 북한산도 아닌 멀고도 험한 히말라야에 올랐을까? 항암치료보다, 산통보다 더 고통스러웠다는 고산병을 겪으며 히말라야에 오른 그녀들은 왜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을까?
그녀들을 인도한 한왕용 산악대장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가장 힘든 일을 겪은 뒤에 자신도 모르게 내면에서 무언가가 나오기 마련이라고 한다. 그녀들은 죽음의 문턱을 밟게 한 유방암이란 존재를 통해 그 무언가를 발견하고 느꼈기에 이번에는 자연이, 신비의 땅인 히말라야 어머니가 주는 해답 또한 깨닫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 바람대로 그녀들은 히말라야 5003m 정상에 올라 다시 한번 대자연이 주는 질문들을 몸으로, 정신으로 받아들였다. 히말라야 여신이 그녀들에게 물었던 질문, 당신들 인생에서 고통을 통해 무엇을 보고 무엇을 잃었는지에 대한 답을 이 책에 담담하게 그러나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김명자, 김지윤, 동신영, 박경희 단장, 윤종숙, 이갑녀, 이병림 대표, 이순영, 주광재는 한국유방암환우회합창단 일원이다.
음악을 통해 병마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유방암 의식 향상을 위해 연간 5~10회 정도의 유방암예방 캠페인을 비롯한 각종 행사 및 병원 등을 방문하며 유방암 환우를 비롯한 암 환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현재 한유회합창단은 대한민국을 넘어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의 유방암 환우들과도 활발한 교류를 펼치고 있다.
그녀들은 유방암을 이겨내고 산에 오르고 결국 인생을 알아간다.
노동영 원장은 "의사가 되어 정말 힘든 일은 간혹 눈물을 흘리는 환자 앞에서 같이 엉엉 울어 주지 못할 때다. 내가 강하고 흔들림 없어 보여야 그들이 의지하고 믿고 따라오니까 억지로 눈물을 참을 때가 많다. 얄궂은 운명의 장난 앞에서는 의사의 가면을 벗고 나도 같이 하소연하면 속이 후련할 것 같은데 그럴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손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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