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오션 되는 외국인 환자 유치
1. 문닫는 에이전시
2. 제 살 깎아먹기하는 병원
3. 저만치 앞서가는 타국 정부
4. 사람에서 경쟁력 찾기
5. 바람직한 전략 모색

병원과 에이전시들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기댈 수 없는 정부 등 현재로선 외국인 환자 유치에 각개전투를 할 수 밖에 없다. 단순한 유치 계획을 떠들썩하게 발표하는 사람이 아닌, 소수의 실무진 몇 사람에 의해 성패가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개개인의 노력이 어떻게 환자 유치에 성공하고 해당 병원과 업체가 강점을 가질 수 있을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들어봤다.


'에이전시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박 문 갑 중앙대병원 진료협력팀장


중앙대병원은 후발주자지만, 현장에서 열심히 하려는 병원으로 꼽히고 있다. 에이전시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서 물꼬를 텄다.
 
박문갑 진료협력팀장은 지난해 공식 팀을 꾸리면서 300여개 되는 에이전시에 공문을 보내 어떤 절차로 치료할지 안내하고 설명하는 일부터 했다. 이후 30위권 에이전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단순히 수수료 협상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업적인 어려운 점을 공유하고 사업 파트너로 활동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박 팀장은 "영세한 에이전시가 많다 보니 현지에 네트워크가 있고 구체적인 전략이 있더라도 당장 실현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병원도 처음에는 예산이 할당되지 않아 돈을 들이지 않는 것부터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선 사회공헌 형태로 대기업에 몽골 봉사단을 꾸리는 것을 제안했다. 병원에선 비용을 들이지 않고 현지에 나가 이벤트를 개최하고 홍보를 했다. 이후 현지 네트워크가 생겨나면서 환자가 몰려왔고 가능성을 인정받으면서 약간의 자체 예산을 할당받았다. 이후 가능성있는 에이전시를 선정, 예산을 할당해 집중적으로 러시아권을 공략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한 러시아의 네이버와도 같은 '얀덱스' 블로그를 개설, 러시아의 코디네이터가 직접 운영 중이다. 실제로 블로그 검색을 통해 환자가 방문한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소수의 환자더라도, 만족을 높이는데 치중했다. 박 팀장은 "환자를 가족처럼 모셔야 한다는 생각에 절대 환자를 혼자두지 않도록 하고 있다. 최단시간 동안 안내하고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후발주자지만, 에이전시 등에 강점이라고 자신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매월 환자가 늘어나면서 앞으로 가능성이 높은 중앙아시아권에 집중 공략할 계획을 세웠다.
 
내부 협조가 원활한 것도 큰 도움이 됐다. 박 팀장은 "인력이 부족하지만, 영양팀에서의 협조로 식단 개발을 끝냈고. 시설팀과의 협력으로 러시아, 몽골 TV 시청이 가능하다. 검사실에서도 빠른 검사가 가능하도록 도와주고 있으며, 대학측에서도 게스트 하우스를 저렴하게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치료뿐 아니라 감동까지 선사해야'
김대희 한양대 국제병원 행정팀장

"사무적, 기계적으로 환자를 대하면 그들도 알아차린다. 말을 알아듣지 않아도 그들에게 따뜻한 인간미와 진정성을 느끼게 해야 한다."
 
한양대 국제병원 김대희 행정팀장이 외국인 환자 유치에 앞서 항상 하는 이야기다. 그는 새벽 시간이라도 언제든지 달려나가 환자를 안내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환자들의 국가가 확대되면서 국가별 맞춤의 세심한 배려에 나서고 있다. 예컨대 장미꽃을 좋아하는 러시아 환자들에는 홀수로 장미꽃을 선물한다. 짝수는 불길한 의미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한 환자가 생일을 맞이하면 케익을 사서 선물하고 있다. 퇴원할 때는 주치의 선생님들이 직접 퇴원인사를 건넨다. 혹여 환자가 현지음식이 먹고 싶으면 해당 전문 식당에서 직접 사다준다. 이같은 활동에 국제병원 전체가 함께 움직이고 있다.
 
앞으론 해외 민간보험과의 연계로 시장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민간보험을 통해 1억원에 달하는 지불 보증을 해주게 되면, 환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단순히 양적 성장에 치중한다고 해서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멀리서 오는 환자들을 더욱 세심하게 배려해야 한다. 한 명이 불만을 가지면 전체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다수가 오면 오히려 세심한 배려를 하기 어렵지만, 이때가 기회다. 그들에게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사전상담이나 사후관리에 대해 고민해야 할 시기다. 원격의료 시스템을 이용하면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끝까지 배려해야 할 부분은 환자 만족에 이은 환자 감동이다. 그는 "환자 입장에 서서 이해하고 배려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을 담으려 노력한다면 이것이 곧 앞으로 환자 유치 확대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환자들이 원하는 건 맞춤 정보제공'
김용대 키마월드 대표

"병원들의 다국어 홈페이지가 문제다. 해외 각국을 보면 홈페이지를 이용한 정보 제공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외국어 버전 정도만 갖춘 채 활용하지 못하는 수준이다. 현지 홍보나 현지인과의 교류가 전혀 없다."
 
키마월드 김용대 대표는 지자체와 홈페이지를 활용한 의료관광상품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다국어 홈페이지가 성공하지 못했던 이유는 정보 제공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마땅한 정보를 업로드하지 않았고, 검색으로 유입 시키지 못했다. 이젠 환자 한명이 오게 하는 것이 아닌, 다수가 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환자가 원하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며, 여기엔 인터넷 활용이 필수라는 것.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IT인프라를 잘 활용해 정보를 제공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일부터 했어야 하지만, 수익에 치중하는 병원과 업체들로 인해 시장이 망가지기 일보 직전까지 왔다.
 
김용대 대표는 "상품을 보면 아직 한국인 중심이며 외국인을 위한 전략적 상품 개발이 부족하다. 외국인 환자는 차별화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인이 원하는 상품, 중국인이 원하는 상품을 별도로 구상할 수 있어야 하고, 관광과도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쉽게 검색하고 알아보게 하기 위해 인터넷 정보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단순히 의료만 홍보하는 시대는 지났다. 환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어 왔지만, 이젠 기회를 잡아야 한다"면서 "개개별 브로셔, 활용되지 않는 홈페이지에 불과한 것이 아닌, 통합적이고 맞춤형 상품개발과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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