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비만치료 가이드라인 개정판이 나왔다.

대한비만학회는 21일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3차 개정판을 공개했다. 비만치료지침은 2000년 처음 나온 이후 2003년, 2009년에 개정판이 발간됐지만 외국의 자료에 많이 의존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윤백 회장(서울아산병원 외과)은 "우리나라도 최근 비만 인구의 증가로 인해 비만 관련 건강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면서 비만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적절한 평가나 치료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이번 지침서는 그간 자료가 부족했던 한국인 자료를 활용해 우리 실정에 맞는 근거 정도와 추천 강도를 제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지침서에서는 한국인의 비만 진단 기준으로 체질량지수(BMI) 25 ㎏/㎡ 이상(근거수준 Ⅱ, 권고등급 A) 혹은 허리둘레 남자 90 ㎝ 이상, 여자 85 ㎝ 이상(Ⅲ. A)을 권고했다. 이 경우 2010년 기준 전체 성인인구 중 남자 36.3%, 여자 24.8%가 비만에 해당된다.

비만 치료는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치료가 쉽지 안고 재발을 잘 하므로 비만 치료 전에 환자 및 치료자가 충분히 준비해야 하고 치료 목표 또한 개개인의건강 상태와 조건에 맞게 현실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Ⅲ, C). 또 식사치료와 운동치료를 했을 때 비록 체중이 감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혀랍, 혈당, 혈중 지질 등의 대사지표가 개선되는 경우가 많아(Ⅰ, A), 진료 시 체중 조절의 목표가 비만으로 인한 대사 질환의 개선과 예방에 있다는 것을 환자들에게 강조해야 함(Ⅱb, B)이 권고됐다

연구팀은 "비만의 기본적인 치료 방법은 식사, 운동 및 행동수정 요법이며, 약물 요법은 이들의 보조적인 치료법이다(Ⅰ, A)"면서도 "현대 사회에서는 생활습관 개선만을 강요하면서 비만을 치료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고 약물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약물치료의 적응증으로는 BMI가 25 ㎏/㎡ 이상, 혹은 25 ㎏/㎡ 미만이라도 복부비만이 있거나 심혈관계 합병증의 다른 위험인자가 동반된 경우가 제시됐다(Ⅳ, C).

현재 비만치료제 중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약제는 올리스타트 한 가지고, 그 외 펜터민 등의 비만치료제를 단기간 사용할 수 있다(Ⅰ, B). 그러나 약물 치료 시작 후 3개월 내에 5~10% 체중 감량이 없거나 동반 질환의 개선 효과가 없으면 약제 변경이나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Ⅳ, C).

서로 다른 비만 치료 약제 간의 병용요법은 장기간의 연구 결과가 충분치 않고 단일요법과 비교 시 추가적인 체중 감량 효과가 미약한 반면 부작용이 많은 것으로 보고돼 권고되지 않았다. 그 외 지난 6,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새로 승인 받은 로카세린과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의 경우 아직 국내엔 도입되지 않아 지침에 포함되지 못했다.

한편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비만 치료법으로 행동치료와 식사치료, 운동치료, 약물치료, 수술치료 등을 세분화해 제시했으며, 감량된 체중의 유지, 노인의 체중관리, 대사증후군, 소아청소년 비만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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