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 X-ray 등 장비별 방사선량을 측정, 관리하는 시스템이 병원 차원으로 구현된다. EMR에 연동돼 환자의 선량 정보를 확인하거나 적정 선량 가이드라인 구축이 가능해진다.

20일 대한영상의학회 런천심포지엄에서 세브란스병원은 GE헬스케어코리아와 공동개발한 방사선량 모니터링 시스템인 ‘도즈 트랙(Dose Track)"을 공개했다.

지난 2010년 2월 미국 FDA에서 방사선 피폭으로 인해 불필요한 CT촬영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 이후 전세계적으로 선량에 대한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국정감사, ‘추적 60분’ 등을 통해 병원별, 장비별 방사선량 차이가 크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GE와 필립스에서 저선량 CT를 출시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식약청 차원으로 적정 선량에 대한 권고안을 내놓고 추적 관찰방법에 고심 중이다.

세브란스병원도 환자들의 요구에서 필요성을 인식했다. 대다수의 환자, 특히 세브란스를 많이 찾는 외국인 환자들은 CT, X-ray 등을 찍고 나면 방사선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궁금해 했기 때문이다.

선량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데 착안, 개발을 시작했다. ‘YUHS Dose Monitoring System’이라고 이름 지은 이 시스템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와 GE 도즈트랙 팀이 중심이 돼 각 기기별로 선량을 분석 가능하도록 프로토콜을 세웠다. 분석을 시작한 영상장비는 총 61대로, CT 7, PET-CT 5, DR 16, MG 2, 포터블 14, RF 6, Angio 11 등이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이영한 교수는 “각 기기별로 선량을 측정하고 PACS, EMR 등에 연동했다. 환자가 촬영한 장비를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노출된 선량 추적이 가능하다. 이미 연동을 마치고 사용자, 즉 의료진이 볼 수 있는 viewer 부분을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선량이 환자들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EMR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게 하는 작업이다. 1달에서 5년 단위로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당장 과거 선량에 따라 환자 검사에 CT를 초음파, MRI 등으로 대체 권고할 수 있다. 현재 90% 정도 완성된 상태로 11월 중 최종 오픈할 계획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환자를 위한 정보공개가 목적은 아니다. 데이터가 쌓이면 평균치를 내 적정 선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잡을 수 있게 된다. 기존 장비 외에도 C-arm, 덴탈 장비 등에도 확대하면 병원 내 모든 장비에 대한 선량 관리가 가능해진다.

이 교수는 “실시간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하고 가상 데이터를 수립한다면 적정 선량에 대한 통계적인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최후목표는 방사선 노출을 최대한 줄이고 환자안전을 위한 기술 적용이다. 영상품질과 선량을 균형있게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물론 적정 선량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할 일이 많다. 선량 측정이 어려운 구형 장비에는 환자의 키, 몸무게를 수동 설정해 측정해 내야 한다. 각 장비별, 촬영 부위별 가중치도 선정해야 한다. 그러나 전세계적, 국내 정부 차원에서도 나서는 만큼 포기할 수 없다.

이 교수는 “원장의 적극적인 의지로 관련 의료진이 모두 협조하는 것이 어려운 작업이었으며, 지난 여름을 다 바칠 정도로 매진했다”며 “성공적으로 안착되면 정부의 가이드라인 구축 시기보다 앞당길 수 있으며, 환자를 위한 안전한 선량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날 세브란스 발표에 대해 다른 병원 의료진들도 큰 관심을 보이며 “꼭 필요한 과제였는데 세브란스병원이 앞서 시도하게 됐다. 무조건적인 선량 공개가 아니라, 선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는 시도”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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