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길 회장, 인력난·경영난 하소연

"중소병원, 어렵습니다. 수치로 제시할만한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을 뿐 경영난은 어리광 수준이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조만간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통계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백성길 대한중소병원협회 회장(수원백성병원 원장)은 2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중소병원들은 의약분업, 신종플루 등 국민건강 위협이 있을 때마다 정부정책에 따라 환자를 돌봤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최근들어 복지부에서 추진하는 각종 제도들은 중소병원 경영을 더욱 힘들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간호등급제가 시행되자 간호사들이 대학병원으로 대거 이동했으며, 이른바 응당법은 전문의 확보를 더욱 어렵게 하는 등 어느 것 하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수가현실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수가제도는 중소병원계의 의견이 철저히 무시되는 구조로, 계약제도가 먼저 개편되어야 하고 건정심위원도 중립적 인사가 참여토록 하는 등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료인력 문제는 가장 심각한 상황. 의사의 경우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제도운영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도 3D로 불리는 진료과를 의사들이 기피하는데 숫자를 늘린다고 지방중소병원 인력난이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가 된후 지방이나 무의촌 등에서 의무근무토록 하는 등 효율적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의대입학생을 늘려도 병원에는 최소 14년이 지나야 전문의가 근무하게 되는데 그 때가 되면 인구가 감소하기 때문에 의사수 증원에 대해선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호사도 마찬가지. 중소병원은 90% 가량이 간호등급 6~7급이다. 신규 간호사를 채용해 일정 수준으로 올려놓으면 하루아침에 대학병원으로 이동하기 일쑤고, 심지어는 1년후 채용을 약속하고 중소병원에서 먼저 임상을 시작토록 하는 곳도 있다.

이에 대해 백 회장은 "간호등급제 이후 나타난 모습들로 이 제도를 완화하거나 한시적으로 폐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형식적 의료전달체계도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개선하든지 해야 하며,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수도권 병상 신증설도 제한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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