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문턱 높아 철저한 준비 필요

최근 13년만에 새로운 비만 치료제 2개가 잇달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복합제가 시장 진입을 서두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9일 열린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제3회 학술포럼에서 한올바이오파마 최성준 총괄 부사장은 "현재 가장 허가에 근접한 약제는 오렉시겐테라퓨틱스의 콘트라보"라고 소개했다.

콘트라보는 비만치료에 오프라벨로 쓰이던 날트렉손과 금연보조제로 쓰이는 부프포리온 두 가지 약제를 복합한 것이다. 2011년 1월 과체중 및 비만 환자들이 장기간 복용할 경우 심혈관계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FDA로부터 허가 반려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FDA와 임상시험(SPA)에 대해 합의하고 올해 초 1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오렉시겐은 이 외에도 부르포리온과 간질제 원료인 조니사미드를 조압한 엠파틱을 개발중에 있다. 부프로피온은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 조니사미드는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를 증가시킨다.

지난 7월 FDA 승인을 받은 큐시미아도 기존에 사용되고 있던 펜터민에 오프라벨로 사용되던 토피라메이트를 복합한 약제다. 아밀린파마슈티컬은 합성 렙틴인 메트렐렙틴과 합성 아밀린인 프람린타이드를 결합 약물을 개발중이다.

최성준 부사장은 "비만과 관련해서는 기전이 많이 밝혀져 있고 치료제 개발 방법도 다양하다"면서 "이는 반대로 아직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2008~2010년 시장에서 사라진 올리스타트와 시부트라민, 리모나반트 등의 영향으로 문턱이 높아져 시장 입성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벨비크(성분명 로카세린)의 경우 몇차례 안전성 문제로 도마에 올랐으나 2년간 장기 임상시험 및 그동안 알려졌던 유해사례에 대한 분석을 제시한 뒤 FDA 승인 테이프를 끊었고, 큐시미아도 3번째 도전만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인하대병원 내과 김용성 교수는 "약제심의회에서 체중감량 효과가 적어도 5% 이상이 돼야 하고 부작용도 극히 적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하는 등 비만약제 개발과 승인이 타 약제에 비해 더 엄격해져 제약사의 개발 의지가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예로 지난해 일본 시노오기제약은 차기 주력제품 중 하나로 꼽았던 항비만 후보물질 벨네페릿에 대한 개발 중지를 결정했다. FDA의 항비만제에 대한 심사기준이 엄격해지면서 항에이즈바이러스제 등 다른 유력한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것.

최성준 부사장은 비만약 퇴출 뒤 211억달러 소송에 휘말렸던 와이어스가 결국 화이자에 인수합병된 것을 예로 들며 "비만 치료제 시장의 리스크가 너무 커서 다국적 기업은 뛰어들지 않고 작은 회사들이 개발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FDA는 그동안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비만 치료제가 없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벨비크와 큐시미아에 대해 허가를 내주기는 했지만 REMS를 통한 유해사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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