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가족 중 2명 이상 암환자 비율 2배 증가

전체 암 환자 중 가족 내 2명 이상 암이 있는 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브란스병원 연세암센터가 2001년 등록된 암환자 5476명과 2011년 10월부터 2012년 8월까지 11개월 동안 등록된 암환자 1만 1734명을 분석해 암 가족력과 10년 생존율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암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2001년 781명으로 전체 환자 중 14.3%였으나 2012년에는 3149명(26.8%)으로 전체수는 약 4배, 전체 환자 중 차지하는 비율은 2배 가량 늘었다.

가족 중 1명이 암이 있을 때 가족 내 다른 암환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2001년에는 유방암, 위암, 간암, 난소암·자궁경부암의 순으로 많이 발생했으나 2012년에는 갑상선암, 위암, 대장암, 비뇨기암의 순으로 바뀌었다.

성별로는 여자의 경우 2001년 유방암, 위암, 난소암/자궁경부암, 대장암의 순에서 갑상선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의 순으로 바뀌었고 남자는 간암, 위암, 대장암, 폐암의 순에서 위암, 비뇨기암, 대장암, 간암의 순으로 발생 빈도가 바뀌었다.

특히 서구화 된 식생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대장암의 경우 부부 중 1명이 암이 있을 때 다른 1명에서 대장암의 발생 비율은 2001년 8.8%에서 2012년 14.2%로 다른 암에 비해 비교적 큰 증가 추이를 보였다.

정현철 연세암센터 원장은 "서구화된 식생활 등 가족의 생활 습관이 암 발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며 "암 발생이 늘어나면서 생활습관과 관련 있다고 여겨지는 대장암, 유방암, 비뇨기암이 가족 내에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가족끼리는 유전적 요인 외에도 생활습관이 비슷하기 때문에 가족 중 암환자가 있다면 특별히 더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조사에 따르면, 가족 중 간암이 있는 경우 2001년과 2012년 모두 다른 가족들에게도 간암이 가장 많이 나타났다. 대장암, 폐암, 갑상선암이 있는 경우는 2001년과 2012년 모두 가족에서 위암 발생이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각 암종(대장암, 폐암, 갑상선암)의 발생빈도가 높았다.

특히 가족 중 유방암이 있는 경우, 2001년에는 가족에서 위암, 간암, 유방암의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았으나 2012년에는 위암, 유방암, 간암의 순으로 유방암의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

정 원장은 "위암은 기본적으로 발생빈도가 높고 최근에는 위내시경 검사가 증가해 조기 발견이 많기 때문에 위암 환자가 많다"면서 "위암을 제외하면 간암, 대장암, 폐암, 갑상선암, 유방암에서 같은 암 발생 빈도가 높은데, 가족 중 이런 암이 있는 경우는 생활 습관을 바꾸고 꼭 정기적으로 검진 받을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암환자의 10년 생존율도 발표됐다. 조사 결과 2012년 암환자의 10년 생존율(2001년 암 진단)은 46.6%로 암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10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0기 발견시 10년 생존율은 95.4%, 1기 81.0%, 2기 59.8%, 3기 34.7%, 4기 6.5%로 조기발견이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 4기라고 해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함을 시사했다. 주요 암의 생존율을 살펴보면 위암 50.3%, 대장암 46.0%, 유방암 75.3% 였다.

연세암센터는 1995년부터 국내 최초로 종양등록사업을 시작해 암 발생과 생존율 자료를 조사하고 있으며 이러한 장기추적 자료, 가족력 자료 등을 향후 암환자 건강관리 지침이나 연령별 건강검진 가이드라인 자료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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