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밀로이드 타깃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 실패


최근 Nature 9월호에 베타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연구한 임상시험이 실패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베타아밀로이드(amyloid β)는 뇌 안에서 플라크를 생성하는 단백질로 많은 의학자는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치료약 개발도 베타아밀로이드를 타깃으로 연구를 해 왔다.

환자의 뇌를 해부하면 중증 알츠하이머병 환자일수록 뇌 속에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베타아밀로이드 생성과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는 것으로 입증된 연구도 있다.

또 베타아밀로이드는 뉴런을 사멸시키고 시냅스를 절단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다.

그런데 베타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병과 관련이 있다는 심증은 있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베타아밀로이드는 과연 알츠하이머병을 일으킬까?
그런데 최근 베타아밀로이드를 겨냥하는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 약물인 존슨앤존슨과 화이자의 바피뉴주맙과 릴리의 솔라네주맙이 대규모 임상에서 실패를 하면서 베타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 또 베타아밀로이드가 알츠하이머의 표적은 맞지만 시기가 잘못됐다는 의견도 더불어 제시되고 있다.

미국 메이죠 클리닉 산하 알츠하이머병 연구센터 소장인 Ronald Petersen은 “관상동맥벽에 쌓인 콜레스테롤 플라크와 마찬가지로 뇌 안의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도 오랜시간에 걸쳐 축적될 수도 있다” 며 “노년에 심장질환에 걸리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중년의 환자에게 콜레스테롤 강하제를 처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노년에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기 위해 아밀로이드 차단제를 처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베타아밀로이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 등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3건의 중요한 임상시험이 진행된다.

연구는 콜롬비아의 한 가문을 대상으로 제넨테크사가 개발한 크레네주맙의 효능을 알아보는 연구다. 이 가문의 사람들은 중년의 나이부터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희귀한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여하고 있어 이 연구의 대상이 됐다.

이 가문의 사람중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크레네주맙을 투여해 인지기능의 감소를 예방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시험의 또 다른 목표는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것이다”며 “뇌스캔과 뇌척수액 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의 예방과 치료제의 효능을 판단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바이오마커를 찾아낼 수 있다면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할 수 있는지를 빠르게 판단함으로써 시간과 자금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임상시험들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알츠하이머병의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고, 참가자들에게 항아밀로이드 약물을 투여해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예방하고, 인지기능 하락을 중단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때문이다.

Reimab 박사는 “만일 내년에 하게 될 임상시험들이 나쁜 결론이 나온다면 주요 투자자들이 아밀로이드 변형 치료(amyloid-modifying treatments)에 대한 기대를 그만 둘 것이다”며 “그러한 행동은 알츠하이머병 치료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에 대한 예산은 이미 확보된 상태지만 다른 2건의 임상시험은 후원자들을 물색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타아밀로이드 타깃 임상시험 실패

존슨앤존슨과 화이자의 바피뉴주맙의 임상시험은 완전한 실패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바피뉴주맙은 베타아밀로이드 플라크에 결합한 이후 잠자는 면역계를 깨워 플라크를 제거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2400명을 대상으로 2건의 임상시험에서 바피뉴주맙은 위약을 투여받은 대조군과 비교해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연구자들은 바피뉴주맙이 독성이 높아 솔라네주맙보다 저용량으로 투여할 수밖에 없어 이 점이 효과를 감소시킨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존슨앤존슨의 신경과학분야의 약물개발을 지휘하는 Husseini Manji는 “자금이 너무 빡빡했다. 그러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며 “3600만명의 지구촌 주민에게 영향을 미치는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는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핵심과제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임상시험의 실패로 존슨앤존슨과 화이자는 바피뉴주맙의 개발 조직을 축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릴리, 솔라주네맙도 실패
솔라네주맙의 성적도 초라했다. 경도~중증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솔라네주맙은 ‘기억력과 기타 인지기능의 쇠퇴를 지연시킨다’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물론 일상생활을 회복시키는 것에도 실패했다. 그나마 위안이 된다면 솔라네주맙은 경미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 쇠퇴를 지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임상시험과 관련해 릴리는 일체의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 임상시험을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릴리의 알츠하이머 메디칼 디렉터인 Eric Siemers는 “이번 시험은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아밀로이드 가설을 지지하는 최초의 임상적 근거가 될 것이다”며 “이번 임상시험의 결과는 심층적으로 분석해 가을에 종합 보고서를 낼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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