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행생존기간은 늘렸지만 통계적 유의성 없어

지난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PARAMOUNT 연구를 통해 "새로운 폐암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쾌재를 불렀던 페메트렉시드(제품명 알림타) 앞에 노란불이 켜졌다.

미국 시카고에서 6~8일 열린 흉부종양학다학제심포지엄에서 페메트렉시드+카보플라틴+베바시주맙 삼제요법 및 페메트렉시드+베바시주맙 유지요법과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베바시주맙 삼제요법 및 베바시주맙 유지요법을 비교한 무작위 오픈라벨 3상임상 우위성 평가 연구 PointBreak 결과가 발표됐다.

PARAMOUNT 연구에서 페메트렉시드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전체 생존율(OS)을 위약 대비 2.9개월(22%) 연장시켜 1차 치료 효과에 이어 유지요법제로 가능성을 입증한 최초의 약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페메트렉시드 삼제요법은 파클리탁셀 삼제요법에 비해 2차 평가기준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은 만족시켰으나 1차 평가기준인 OS 개선에는 실패했다.

발표자로 나선 노스웨스턴대학 Jyoti Patel 교수는 "ⅢB 혹은 Ⅳ기 진행성 NSCLC 환자 900명을 대상으로 한 PointBreak 연구에서 페메트렉시드 요법이 생존률에 이득을 준다는 근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대상자 중 450명은 1차 치료로 페메트렉시드 500 ㎎/㎡와 카보플라틴 AUC 6, 베바시주맙 15 ㎎/㎏을 투여받았고, 나머지는 파클리탁셀 200 ㎎/㎡, 카보플라틴 AUC 6, 베바시주맙 15 ㎎/㎏을 투여받았다. 3주간 치료를 1 사이클로 했으며, 대상자들은 총 4 사이클 치료를 받았다.

그 결과 페메트렉시드군의 PFS는 6개월로 파클리탁셀군 5.6개월보다 길었고, OS는 각각 12.8개월, 13.4개월로 파클리탁셀군보다 짧았지만 통계적인 유의성은 없었다. 전체 반응률(ORR; 33% vs. 34%)이나 치료율(DCR; 65.9% vs. 69.8%)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두 처방법의 부작용 양상에서는 차이가 있었다.

페메트렉시드군에서는 빈혈, 혈소판 감소증, 피로 등이 많이 나타났고, 파클리탁셀군에서는 호중구 감소증, 발열성 호중구 감소증, 감각성 신경병증, 탈모증 등이 더 많이 발생했다. 심각한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해야 했던 환자는 페메트렉시드군 3%, 파클리탁셀군 3.6%였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률은 각각 1.8%, 2.3%로 유사했다.

연구팀은 페메트렉시드군 중 292명, 파클리탁셀군 298명을 대상으로 각각 페메트렉시드+베바시주맙, 베바시주맙 유지요법을 실시한 뒤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페메트렉시드군에서의 OS는 17.7개월, PFS는 8.6개월로 파클리탁셀군 15.7개월, 6.9개월보다 개선 효과를 보였다. 반면 질병 진행이나 독성 문제로 유지요법을 받지 못한 환자군에서의 OS는 페메트렉시드군이 4.6개월, 파클리탁셀군이 6.1개월이었다. 유지요법 후 추가로 2차 치료제 투여가 필요했던 환자 발생률은 페메트렉시드군 53%, 파클리탁셀군 59%인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자로 참석한 펜실베이니아대학 Corey Langer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지만 화학요법 후 베바시주맙의 유지요법에 대한 이전 연구들과 맥락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아주 약간 놀라움도 준다"고 평가했다. 어떤 조합이던지 베바시주맙을 함께 투여하면 약간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꽤 일치한다는 것.

Langer 교수는 "페메트렉시드의 삼제요법은 사이클당 1만 2000 달러로 파클리탁셀 삼제요법보다 두 배 가량 비싸다"면서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페메트렉시드를 파클리탁셀로 대체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PointBreak 결과는 지난해 9월 유럽암다학제학술대회에서 페메트렉시드 삼제요법이 PFS를 현저히 개선시켰다고 발표된 것과 상반된다.

Langer 교수는 "페메트렉시드와 베바시주맙을 모두 사용하는 요법에서는 가격 문제가 제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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